저널리스트여, 조직의 구성품이기를 거부하라
연예전문매체 텐아시아의 편집장과 기자들이 집단 사직한다는 소식을 트윗으로 접했다. 다른 연예매체와 뚜렷이 차별되는 내용들이 담겨 종종 들르던 곳…. 꼭 해보고 싶던 문화연예 기자를 여기에서라면 해 볼만 하겠다는 조금은 엉뚱한 생각도 들었던 곳이다. 낚시질이나 경박한 가십성 기사를 배제하면서도 독자의 만족을 위해 노력한 흔적들을 늘 읽을 수 있었다. 대중문화를 다루면서 경박스런 기사나 찝찝한 성인광고를 걸어놓지 않는다는 것이 가능한 일인가. 그런 텐아시아를 아끼는 독자들이 한국 대중문화의 내공증진에 도움이 될 거라는 기대
미디어기업의 리더도 변해야 한다
“5년 후에도 우리가 종이신문을 찍고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 종이신문을 찍든 인터넷 버전을 내든 중요하지 않다.” 뉴욕타임즈의 발행인인 아서 슐츠버거가 2007년 이스라엘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우리는 언젠가 뉴욕타임즈의 종이신문 인쇄를 중단할 것이다.” 2010년에 슐츠버거가 세계신문협회총회에 참석해 한 말이다. 그는 종이신문에서 인터넷으로 전환이 뉴욕타임즈가 가야할 목표임을 선언하면서 끊임없이 온라인 유료화 실험을 진행해왔다. 2012년 뉴욕타임즈의 구독료 수익은 광고 수
나, 너, 그리고 우리 기자 맞아?
“너 기자 맞아?” “이걸 기사라고 썼냐?” 20여 년 전 햇병아리 기자 시절 무시로 들었던 말이다. 때로는, 아니 꽤나 자주 욕설도 딸려 나왔다. 내가 봐도 요령부득인 기사에 얼굴이 화끈거리기도 했고, 내 딴에는 공들여 쓴 원고가 붉은 누더기 옷을 입은 채 쓰레기통에 처박히는 순간 영혼에 쨍~ 하고 금이 가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어느 책 제목을 빌리자면 ‘천 번을 들어야 기자가 된다’고 믿던 저 물음들을 요즘 새삼스레 자꾸 떠올리게 된다. ‘너&rsquo
‘충격’과 ‘경악’은 이제 그만
얼마전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충격과 경악을 안겨준 사이트가 있었다. 이름하여 ‘충격 고로케 (http://hot.coroke.net/)’ 사이트가 바로 그것. 한 젊은 개발자가 선보인 ‘충격 고로케’는 인터넷 뉴스 제목에 만연한 낚시성 표현들을 한 곳에 모아 보여준다. ‘충격’, ‘경악’, ‘결국’, ‘알고보니’, ‘헉!’ 등의 표현을 담은 제목을 각 언론사 별로 몇 번
4대강 보도와 언론
지난 17일 감사원의 ‘4대강 살리기 사업’ 2차 감사 결과가 발표됐다. ‘총 16개 보 가운데 공주보 등 15개 보에서 보 바닥보호공이 유실되거나 침하중에 있다’, ‘물의 오염도를 나타내는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이 예년(2005~2009년)에 비해 2012년 기준으로 9%, 조류농도는 1.9%로 증가했다’는 등 사업이 부실했다는 내용이다. ‘과거와 달리 홍수대비능력이 강화됐다’던 지난 2011년 1월27일 1차 감사 결과 때와는 사뭇 다르다.…
정부 조직 개편 시행착오 반복하지 말아야
방송·통신 분야와 관련해 박근혜 정부의 조직 개편의 특징은 진흥과 규제를 분리한다는 것이다. 진흥을 위해서는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를 신설하고, 규제를 위해서는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를 존치시키기로 했다. 이렇게 결정한 주요 배경은 MB 정부 들어 출범한 합의제 위원회 기구인 방통위가 방송·통신 분야의 국제 경쟁력을 크게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진흥 업무는 독임제 정부 부처가 맡고, 정치적 중립성이 강조되는 방송·통신 분야의 규제는 합의제 위원회가 담당하도록 한다는 것이 조직 개편의 주
시민 공공저널리즘의 부활을 꿈꾸며
‘국민의 방송’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국민의 방송을 미디어를 장악한 여권에 맞서는 야권의 방송으로 규정짓는 것은 쉽게 단정 지을 문제가 아니다. 상황에 따라 야권 방송을 허용한다면 여권 방송의 당위성과 존재도 인정해야 하는데 이는 방송저널리즘의 근간을 흔들 수도 있는 일이니 그렇다. 이 문제는 여권, 야권 어느 쪽을 토대로 하느냐 하는 것이 아니라 ‘권력의 시녀로 존재하는 저널리즘’과 ‘시민 저널리즘’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몇몇 선진국에서 저널리즘은 시민이
‘냅둬유(Laissez faire)!’
제18대 대통령 당선인에겐 여러 가지 수사(修辭)가 붙는다.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 ‘부녀 대통령’, ‘독신 대통령’ 등. 그런데 더 중요한 수사가 있다. 바로 민주화 이후 최초의 ‘과반 득표 대통령’이다. 단순히 다수가 지지한 지도자가 아니라 절반 넘는 투표자가 그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문제는 다수결이 민주주의의 맹점을 노정하는 것처럼 과반 득표 당선은 더 큰 맹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 절반 이상이…
새 정부 미디어 정책에 거는 기대
제18대 대통령이 선출됐고 앞으로 두 달 후면 새 정부가 출범한다. 새 정부는 향후 5년간 미디어 정책을 책임지게 된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새 정부 미디어 정책을 설계하면 관련부처에서 세부계획을 수립해 실행한다. 새 정부의 미디어 정책은 논란이 많았던 현 정부의 미디어 정책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미디어 기술발전에 적극 대응하고, 시장현실을 고려한 정책을 기대해 본다. 선거운동 기간 미디어 정책은 관련 기구 개편에 지나치게 치중해 왔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는 미디어 분야의 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첫째
네이버랜드 스토리, 그 두 번째
어떤 마을에 정보 중개를 활용한 벤처기업이 등장해 몇 년 만에 큰 성공을 거뒀다. 성공의 비결은 뉴스 복제품 진열장이었다. 마을 주민의 70% 이상 매일 한번 이상 이 회사 사무실을 방문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이 회사는 몰려드는 사람들을 보고 다른 진열장도 만들기 시작했고 마침내 국내 최대의 실내 공간을 만들었다. 사람들은 이 실내 공간을 ‘네이버랜드’라고 부르면서 네이버랜드 없는 일상을 꿈꾸지 않았다.최신 뉴스를 보고 싶어도, 동호회 모임을 하고 싶어도, 게임을 하고 싶어도, 영화를 보고 싶어도 네이버랜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