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지방선거 인용보도와 기자영혼의 독립성
바야흐로 선거철이다. 6월 2일은 제5회 동시지방선거일. 복잡다단한 선거규모로 보아 대선에 버금간다. 단체장, 의원, 비례의원, 교육감, 교육의원 등 8개 선거가 동시에 치러진다. 투표용지에 등장하는 후보가 1백 명에 이르는 지역이 나올 것이라는 보도가 있다. 언론의 후보검증과 정책 여과기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그야말로 말, 말, 말들이 쏟아진다. 말은 언론이 어떻게 인용보도 하느냐에 따라 민심 속으로 강물처럼 흘러가기도 하고, 여론의 중심에서 매섭게 소용돌이치기도 한다. 저널리스트는 취재원과 독자 사이의 교량 역할
언론, 신용카드의 함정을 다뤄라
돈이 되는 신용카드? 재테크 기사에서 자주 등장하는 것이 신용카드 관련 기사이다. 기사의 대부분은 신용카드의 효용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부가서비스와 포인트 혜택에 관해 일반적인 신용카드 광고와 같은 느낌의 기사들이 하루에도 몇 개씩 쏟아지고 있는 실정이다.신용카드 할인 혜택이나 부가서비스에는 홍보되는 것과 달리 여러 함정들이 있다. 그러나 신용카드 관련 기사는 신용카드 혜택의 실효성 문제 지적에는 소극적이며 신용카드의 위험한 속성을 다루는 기사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예를 들면 모 신용카드의 혜택이 요일별로 유류할인과 패밀리레스
‘4대강’을 보도하지 않는 보수신문들
이명박 정부가 출범 이후 정권 차원에서 추진해 온 역점사업은 미디어법 개정, MBC PD수첩 기소, 세종시 수정, 그리고 4대강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미디어법은 국회통과에는 성공했지만 헌법재판소에 의해 ‘위법’ 판정을 받았고, PD수첩 기소는 1심에서 무죄가 나왔다. 대통령과 총리가 앞장서서 밀어붙이고 있는 세종시 수정도 앞날이 불투명하다. 그렇다면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역점사업 중 오직 4대강 사업만이 굴러가는 형상이다. 하지만 4대강 사업은 시민사회와 종교계, 그리고 야당의 극심한 반대에 봉착해 있다.
과다규제에 갈길 먼 인터넷 표현의 자유
지난 18일 서울남부지방법원은 가수 손담비 ‘미쳤어’ 춤과 노래를 부른 어린이 동영상의 삭제를 요청한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저작권법상 공정이용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오히려 저작권법 103조에 따르면 저작권협회가 부당한 권리행사를 한 것이 돼 UCC제작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미쳤어 동영상 사건’으로 잘 알려진 이 UCC는 뜨거운 환호를 받았던 UCC였다. 이 사건은 제작자의 딸인 5살짜리 여자 어린이가 가수 손담비의 노래와 춤
학원 홍보지로 전락한 신문들
오늘도 우리 아이들은 열심히 공부하며 공부의 신을 꿈꾼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2008년 입시학원 매출액은 1조5천1백84억원. 전년 대비 72.3% 증가했다. 개인 입시학원 사업자 수입만도 5조4천1백20억원. 3천억원 규모로 형성된 학습기 시장에 입시학원이 뛰어들면서 입시 패키지산업으로 그 규모가 커지고 있다. 그렇게 사교육비 지출규모는 현재 20조9천억원에 이른다. 신문섹션 교육면은 방학과 입시철 테마를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에 맞췄다. 2009년 12월 6일 방학 전 주부터 올 2
‘동무’와 ‘우리’ 그리고 조선일보 기사
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한 선생님으로부터 ‘동무’라는 말이 참 좋은 말인데 사용을 꺼리게 되어 안타깝다는 말씀을 들은 일이 있다. ‘친구’라는 단어에 비하면 순우리말인 데다 어감도 더 부드러운데 북한에서 자주 쓰기 때문에 안 쓰게 되었다는 설명이었다. 이해가 안 갔다. 아무리 반공을 국시로 여기던 시대지만 북한 정권의 정치적 입장에 동조하는 것도 아니고 단지 그쪽에서 많이 사용하는 단어를 사용한다고 해서 불이익을 줄 리가 없지 않은가. 동무라는 좋은 말의 사용을 왜 꺼린단 말인가. 그러나…
후배 경제부 기자들에게
요즘도 가끔 후배 경제부 기자를 공사석에서 만날 때가 있다. 주로 사석에서 만나는 이들은 은퇴 이후를 걱정하는 중견 기자들이다. 그들은 워낙 신문사 상황이 안 좋아 일찌감치 미래를 도모해두지 않으면 안 되는 처지다. 이들에게는 딱히 해줄 말이 없다. 업종을 바꾸라는 조언을 하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현업에서 힘을 내라고 다그칠 입장도 아니다. 일 얘기는 가능한 피하면서 그저 술잔만 기울이게 된다. 주로 공석에서 부딪치는 새내기 경제부 기자들에게는 할 얘기가 참 많다. 그들 개인뿐만이 아니라 우리 언론의 미래를 위해서다. 물론 당사자들
기업, 가진 富 가계와 나눠 가져야
2010년 새해가 폭설과 한파로 시작되었지만 이제는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넘쳐났다. 특히 대한민국 기업들의 화려한 실적은 OECD 국가들 중에서 유일하게 전년동기 대비 GDP성장률을 플러스로 반전시킨 막강한 원동력으로 칭송받았고, 그만큼 희망의 크기는 커져 갔다.우리 대기업들의 눈부신 실적이 신문 지상을 누비고 다닐 때 다른 경제주체들의 성적은 참담했다. 경제 3주체 가운데 기업을 제외한 가계와 정부이다.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쓰레기 채권으로 파산 직전으로 몰린 은행을 구제한 것은 바로 정부였다. 정부는 은행의…
2010년 언론의 과제
새해도 벌써 보름 가까이 지났지만 지난 연말의 기억들을 말해야겠다. 갑자기 추운 날씨에 눈까지 내려 가족과의 동해안 여행을 포기하고 연휴 내내 집에서 시간을 보냈다. 갑자기 여유로워진 시간을 활용하여 가족과 함께 본 영화 ‘아바타’는 여행과도 맞바꿀 수 있는 감동적인 작품이었다. 의미있는 메시지가 담겨있는 줄거리, 상상 속의 행성인 판도라의 환상적인 영상미, 안면근육까지 잡아낸 컴퓨터그래픽과 3D 등 모든 것에 빠져든 시간이었다. 그러나 집에 돌아와 편히 쉬려고 켠 TV에서 나오는 지상파 방송국의 방송연예대상을
동아·조선일보의 ‘학생인권조례’ 보도
후배 중에 어릴 때부터 천재에 가깝다고 생각해온 친구가 있다. 공부 잘하는 사람은 많지만 생각하는 방식 자체가 보통 사람과 다른 사람은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이 후배는 어려서부터 수학을 잘했고 좋아했다. 사업을 하는 아버지의 경제적 상황이 일정하지 않아 전학도 많이 다녔는데 적어도 수학만은 한 번도 다른 사람에게 뒤진 적이 없다고 한다. 부모도 수학에 관해서라면 우리나라 공교육과 사교육이 줄 수 있는 모든 혜택을 받게 해주려고 최선을 다했다. 그 후배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의 한 대학으로 유학을 갔다. 수학 부문에서 세계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