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 시대의 경제부 기자들
요즘 주식 투자자들은 곤하게 새벽잠을 청할 수 없는 처지다. 미국 시장 상황을 보고 그날의 투자 전략에 참조하기 위해서다. 10년 전만 해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간단하다. 전세계 증시나 경제가 서로 밀접하게 연계돼 있어서다. 바로 (금융) 세계화 때문이다. 세계화는 이렇게 거의 모든 직업과 직종의 일을 고단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경제부 기자만은 여전히 세계화의 영향을 덜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 정확히 말하면 세계화의 영향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외진 출입처 책상 앞에서 시간
아이폰 논란이 남기고 간 것들
지난 한달간 신문지상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를 꼽자면 단연 ‘아이폰’일 것이다. 정보통신 선진국으로 알려진 대한민국은 남들보다 3년이나 늦게 이 핸드폰을 시장에 풀어내면서 온갖 이야기들을 만들어 냈다. 어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아프리카 앙골라에 근무하고 있는 한 회원에게 “거긴 아이폰 나오죠? 오실 때 한 대 사다 주세요”라는 유머글을 남기기도 했다.아이폰이 출시되고 난 후에도 논란은 여전하다. 블로그와 카페에서는 엄청나게 호평이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언론의 논조는 매우 비판적이다.
아이폰과 저널리즘의 미래
올해 초부터 관심을 모았던 아이폰의 한국 시판이 시작된 지난달 28일 이후 국내 언론과 인터넷에는 연일 이와 관련된 뉴스로 이어지고 있다. 내장형 배터리로 인해 충전이 불편하고 충전기간도 짧으며, 이제 막 들어온 제품이기 때문에 애프터서비스도 불편하다는 등 출시 전부터 아이폰에 대한 부정적이고 애국적인(?) 기사내용에도 불구하고 아이폰은 불과 며칠 만에 국내 이동통신 시장의 뿌리를 흔들어대고 있다. 이미 국내 최대 이동통신사인 SKT는 유사 단말기의 보조금 액수를 올리는 등 뒤늦은 대책들을 내놓고 있으나 소비자들의 원성만 사고 있다
언론의 판결문 비평을 보면서
얼마 전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선고된 판결이 언론에 크게 보도되었다. 법원은 작년 12월 여당의 한·미 FTA 직권상정 움직임에 반발해 국회의사당 로텐더홀에서 연좌농성을 하다가 퇴거불응 혐의로 기소된 민주노동당 당직자들에 대해서 공소를 기각했다. 동일 사건의 피의자들 중 일부만 기소하고 나머지는 불기소한 것은 검사의 공소권 남용에 해당한다는 논리다. 이 판결에 대해서 일부 매체에서는 ‘황당한 공소기각 판결’, ‘법관의 판결에 이념 개입을 우려한다’, ‘어느 판사의 개인
경제, 산업부 기자들이여! 언론 플레이에 동원되지 마라
어느 상장 기업이 엄청난 계약을 성공시킬 거라거나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 단지가 인기를 끌 거라는 식의 기사를 접했다고 치자. 요즘 독자들의 반응은 대개 해당 업체가 언론 플레이를 세게 했구나 하는 것이다. 전처럼 해당 종목이나 단지에 관심을 가져야지 하는 이들은 거의 없다. 우리 신문이 그만큼 신뢰를 잃고 있다는 뜻이다. 경제나 산업 지면에 대해 국한해서 말한다면, 특정 기업(인)과의 유착 관계가 도를 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언론 플레이라는 말은 이해 당사자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언론을 주무른다는 뜻이다. 과거 주로 정치권
경제면에 부동산가격 상승만 있다
경제학은 분명 2008년의 금융공황을 예측하지 못했다. 분에 넘치는 미국의 과소비도, 부풀어 오를대로 오른 부동산 가격의 위험성도, 너무 흔해진 달러의 과잉유동성도 지적하지 못했고 사고가 터지고 나서는 우왕좌왕할 뿐이었다.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던 바로 그 현상조차 제대로 따라잡지 못했던 경제학자들의 반성이 이어졌지만, 1년이 지난 지금도 상황은 그리 나아진 것 같지는 않다. 경제학은 1년 전의 반성에 비해 얼마나 더 나아졌나?중국의 자동차 구매가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고를 달성했다고 한다. 한해에 14조 달러를 벌어들이는 미국에 비해
네이버와 옴부즈맨 제도
오늘도 컴퓨터를 켜고 인터넷에 접속해 들어가면 미리 초기화면으로 설정해 놓은 네이버의 홈페이지에는 ‘뉴스캐스트’라는 메인페이지의 뉴스란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이제 종이신문을 통해 뉴스를 접하는 구독자의 숫자보다 인터넷을 통해 뉴스검색을 하는 누리꾼의 숫자가 더 많은 상황이므로 네이버를 포함한 포털사이트의 위상은 새삼스러울 것이 없다. 돌이켜보면 1997년 9월 야후코리아를 시작으로 국내에도 포털사이트가 도입된 이후, 다음의 검색엔진 협력업체에 불과했던 네이버가 통합검색, 지식iN, 블로그 등의 성공에 힘
조두순 사건 보도-조두순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지난 9월 22일 KBS ‘시사기획 쌈’의 보도로 알려진 조두순 사건은 아동 성폭력범에 대한 전 국민적인 분노를 불러왔다. 피고인이 음주를 한 상태였다는 이유로 심신미약 감경을 했던 재판부와 성폭력에 관한 특별법이 아닌 일반 형법을 적용해서 기소를 했던 검찰은 국정감사장에서 성토의 대상이 되었다. 대통령이 나서서 아동 성폭력범은 평생 격리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발언을 했고, 법무부는 기존의 대책을 급히 손질해서 형량을 높이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한 대책을 내놓았다. 물론 언론매체들도 이 사건에 대해서 앞 다투어…
재벌에 약한 자, 그대 이름은 경제부 기자
멀리 갈 것도 없다. 지금 논란이 되는 효성그룹 의혹만 해도 그렇다. 검찰의 범죄첩보보고서를 정치권이 공개하면서 공론화됐다. 미국 내 한인 블로거가 효성그룹 오너 자녀의 미국 내 부동산 구입 사실을 폭로하면서, 검찰마저 다시 수사에 나서게 만들고 있다. 우리 언론이 한 역할이라고는 없다. 그저 관련 당사자들의 주장만 지상중계 하고 있다. 경제부 기자는 아예 꿀 먹은 벙어리처럼 수수방관한다. 누구보다도 해당 그룹의 속내를 가장 잘 알고 있을 그들이다. 효성그룹 의혹이 아니어도 그렇다. 삼성그룹 편법 승계 의혹에서부터 SK와 현대차그룹
평등한 사회를 위한 언론역할 중요하다
이코노미스트 최신호에 따르면 미국의 최상위 1% 부자들은 2007년 미국 전체 소득의 25%를 벌어들였다고 한다. 그리고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발발했다. 최상위층은 금융위기로 인해 극심한 자산 감소를 감수해야만 했다.통계가 존재하는 1913년 이래로 이 비율은 1928년 이후 최고치이다. 1928년 이 비율은 28%까지 치솟았고 이듬해인 1929년에는 대공황이 터졌다. 부자와 가난뱅이들은 모두 극심한 소득감소를 겪어야 했다.1928년과 2007년은 그렇게 최상위층에게 더할나위 없이 좋았던 해로 기억될 것이고, 1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