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법 소유 및 겸영제한 개정 헌법원칙 지켜야
최근 정부는 세계적인 경기침체에 대비, 국내 경기부양을 위하여 대대적인 규제완화 정책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미디어 분야에서도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폭적인 소유·겸영 제한규정을 완화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현행 헌법은 ‘민주정치의 창설적 전제’가 되는 ‘언론’이 특정 개인이나 집단에 귀속되지 못하도록 하는 ‘여론주도적 의견형성력 배제’를 헌법원칙으로 하고 있다. 방송영역에서 이러한 헌법원칙은 방송의 독과점을 금지·제한함으로써 방
진보와 보수, 그리고 진실
‘왼팔’과 ‘오른팔’을 가르는 경계선은 몸통이고, ‘우측 눈’과 ‘좌측 눈’을 가르는 경계선은 미간이다.그렇다면 우리 사회의 ‘좌’와 ‘우’를 가르는 경계선은 어디일까? 답은 엿장수 마음대로다. 누군가의 시선이 극단적인 우측으로 치우쳐 있다면 그의 눈에 개혁적 보수는 극좌파이고, 그 시선이 극단적으로 왼쪽에 치우쳐 있다면 합리적 진보는 극우파이다. 같은 논점이라면 시대착오적인 ‘이데올로기의 시대
올림픽과 병역
지난여름 베이징으로부터 속속 날아든 우리 선수들의 승전보는 무더위에 지친 우리 국민들에게 ‘얼음수박’같은 청량감을 전달해 주었다.성적은 대한민국이 세계 7위. 스포츠의 위력은 정말 대단했다. 그 누구, 그 무엇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긍심에 이렇게 큰 불을 지를 수 있었을까.선수들의 각고 끝에 이루어 낸 값진 메달 못지않게 자랑스러웠던 것이 있다. 분패의 눈물을 흘리는 선수들을 화면으로 지켜보며 ‘값진 패배의 감동’을 우리는 공감했었다. 같이 눈시울을 붉히며 그들을 격려하고 박수를 보내는
기자들은 왜 언론자유 기치 아래…
올림픽이 끝났다.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두었다. 최민호의 시원한 한판으로 시작된 금메달 행진이 야구 우승까지 이어졌다. 덕분에 온 국민이 더위를 잠시 잊을 수 있었다. 그 사이 KBS 정연주 사장 퇴출 작전도 동시에 진행됐다. 올림픽 개막과 더불어 시작된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 시나리오는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정연주 사장 해임 절차는 사실상 완료됐고, 이제 후임 사장 임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타이밍이 절묘했다. 시민들의 시선이 다만 올림픽에 홀렸기 때문만은 아니다. 오랜 촛불집회의 끝자락에 열린 올림픽은 분열에 지친 시민들이 이의…
방송 독립성 위한 제도적 보완장치 필요
전 세계인의 축제가 되어야 할 올림픽 개막일에 KBS의 사장이 이사회의 해임 제청이 결정되고, 곧이어 대통령의 해임 결정이 된 후, 체포되어 검찰의 조사를 받았다. 이번 KBS사장의 해임 제청과 결정과정에서 방송법의 여러 가지 흠결이 노출되었다. 그 중에서 가장 핵심적인 사안은 과연 대통령에게 KBS사장의 해임권이 부여되어 있는가 하는 점이다. 해임권이 있다는 견해에 의하면 임명권자는 해임권까지 포괄적으로 가지고 있다거나, 임명 시에 전제되는 기본적인 자질과 전문성이 업무수행과정에서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될 때는 임명권자가 해임
경제기자들 대중심리에 복무할 것인가
국내경제를 다루는 언론사 기자들은 프랑스의 의학자인 구스타프 르봉이 1895년에 쓴 ‘대중심리’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는 이 책에서 “어떤 조건에서 집합된 특정한 사람의 무리는 무리를 구성하는 개인의 특성과는 전혀 다른 감정적 특성을 나타낸다. 집단화된 군중은 각각의 감정과 사고를 지워버리고, 단순하고 동일한 방향으로 모아서 행동하며, 개인의 의식과 특성들은 대중에 의해 소멸되어 버린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대중의 군집효과는 주로 경제분야에서 두드러진다. 인터넷의 발달로 정보는 실시간으
"언롱인이 돼선 안되잖소"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내가 좋아하고 마음에 담아 둔 시다. 뜨거운 사람이 된다는 것. 그건 무엇일까? 내가 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초심을 잃지 않는 것, 그리고 욕심을 덜어 내는 것….나는 그런 결론을 내리고, 그렇게 살려고 노력 중이다. 얼마 전 나는 재즈의 자유정신을 담은 이름 ‘프리즘’이란 라틴재즈밴드를 만들어서 쇼케이스(특별공연)를 열었다.코미디언이, 지금 시사프로를 진행하고 있는 사람이 왜 재즈밴드인가?…
부끄러운 과거와 말 장사하는 언론
십수년 전 신문부수 공시제도(ABC) 도입을 두고 신문사간 찬반 논란이 격심했던 때다. 출근하자마자 부장이 불러 신문을 하나 던져주었다. D 신문이었다. ABC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용의 기획기사가 실려 있었다. 전날 나온 J 신문의 ABC 찬성론에 대한 일종의 반박이었다. 내가 일했던 신문은 D 신문의 반대론에 힘입어 그날 아침 서둘러 반대 입장을 표명하기로 한 참이었다. 부장은 D 신문을 참조해서 기사를 급조하라는 주문을 했다. 나는 D 신문을 참조해 적당히 기사를 엮었다. 문제는 인터뷰였다. ABC에 반대 입장을 표명해 줄 사
방송통신 융합과 미디어 소유·겸영 규제 문제
최근 멀티미디어 시대를 맞아 미디어 시장에도 산업활성화를 위하여 현행 미디어 소유 및 겸영제도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측과 미디어의 공공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규제완화에 반대하는 측의 견해가 대립하고 있다. 이 중 몇 가지 핵심적인 사항에 대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가장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은 신문과 방송의 교차 소유 및 겸영의 허용여부이다. 현행 신문법 제15조 제2항에 따르면 일간신문과 ‘뉴스통신 진흥에 관한 법률’의 규정에 의한 뉴스통신은 상호 겸영할 수 없으며, 방송법에 의한 종합편성 또는 보도에…
써서 죽이고 빼서 죽인다
‘써서 죽이고 빼서 죽인다.’ 기자들이 농담처럼 하는 말이다. 실제 이 말은 농담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바로 이점이 그동안 언론을 제4부로 만드는 힘의 원천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바로 그 힘이 부메랑이 되어 기성언론의 목을 조이고 있다.현재 촛불시위정국에서 네티즌들이 광고주를 압박하고, 소위 보수언론에 대한 절독운동을 펼치고 있다. 그래서인지 보수언론들의 반응도 자못 격앙되어 있다. 하지만 언론사도 이렇게 화를 내기에 앞서 이런 현상이 만들어진 이유를 먼저 짚어 볼 필요가 있다. 많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