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 7명 독대
‘비선실세 국정농단’ 의혹은 필연적으로 처음부터 대통령을 겨냥했다. 매일같이 쏟아지는 보도를 보며 그 의혹의 끝에 누가 있는지 모두들 예상할 수 있었다. 사건은 검찰로 넘어왔고 수사가 시작됐다. 우울한 예감이 합리적인 의심으로 바뀌어가는 과정에 우리도 적극 가세해야 할 때가 됐다고 느꼈다.검찰 수사 상황을 취재하며 미르·K스포츠재단을 둘러싼 대통령과 대기업들 간 소통에 집중했다. 청와대 주장대로 기업들이 정부의 문화융성 정책에 공감해 재단에 출연했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대통령과 기업 총수들 간 교감이 이뤄졌을 것이라고 의심했다. 이는
김기춘·청와대, 언론·사법·문화계 등 통제(김영한 비망록)
지난 7월, 국정농단 보도를 시작할 때부터 ‘비선실세 핵심’에 최순실씨가 있다면, 이를 비호한 ‘청와대 중추인물’을 드러내야 한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이때부터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찾았습니다. 김 전 수석은 박근혜 정부의 ‘비밀’이 집약됐던 2014년, 청와대에 있었습니다. 특히 김기춘 당시 비서실장의 ‘국회 출석 종용’으로 청와대를 떠난 터였습니다.그런데 8월, 갑작스러운 별세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 전후로 김 전 수석의 어머니와 여러 차례 만났습니다. 오랜 설득이 있었습니다. 최순실이 구속된 직후였습니다. “여기서 끝나서
삼성물산 합병 과정서 외압 및 대가성 의혹
“너무 늦게 털어놔 ‘비겁하다’고 비판받지 않을까요?”그는 걱정했다. 국민연금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의 한 전문위원인 그는 삼성물산 합병에 대한 찬반을 결정하기에 앞서 지인을 통해 청와대의 뜻을 전달받았고, 문형표 당시 복지부 장관으로부터 청탁성 전화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그가 이런 청탁 또는 외압을 거절한 탓인지 실제로는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가 열리지는 않았다. 그런데도 그는 당시에 사실을 밝히지 않은 것을 부끄러워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직접 투자위원회를 열어 삼성물산 합병에 찬성하기로 결정했다. “언론에서 최순실씨 회사로…
‘방역 실패’로 변종 AI 확산
대재앙의 시작은 이랬다. 11월17일 충북 음성 등에서 H5N6 고병원성 AI가 확진됐다. 치사율은 60%를 넘었다. 살처분되는 가축이 늘어날수록 농민들의 한숨도 커졌다. 취재 중 AI 확진판정을 받은 한 오리 농장의 주인이 갑자기 카메라를 부순다며 달려온 적도 있었다. 한 달쯤 되자 살처분된 오리와 닭이 2000만 마리에 이르렀다. 오리와 닭의 씨가 마를 지경이다. 정부는 뒤늦게 위기 경보를 ‘심각’으로 올렸다. 하지만 문제의식을 가지고 AI를 날카롭게 감시하는 언론은 없었다. 취재팀은 AI의 실체를 추적하기 위해 끈질기게 취재했
‘낙동강 오·폐수 불법 배출 사건’ 추적
제보자가 보여준 영상과 증언은 놀라움 자체였다. ‘불법 배출은 그렇다 치고, 관로를 공무원이 직접 묻었을까?’라는 의구심이 사실 앞섰다. 하지만 취재 과정에서 북면하수처리장 시공사 관계자 등 관련 내부 고발들의 증언이 이어지면서 진실의 얼개를 만들 수 있었다.창원시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다. 차라리 관리 부실이라고 한다면 좀 나았을지도 모른다. 불법을 단속해야 할 자치단체가 2년가량 오·폐수 불법 방류를 자행했다는 것이 KBS 취재로 확인된 진실이다. 오·폐수 불법 방류 지점에서 1km 하류에는 창원 시민들이 이용하는 본포 취수장이
인류무형유산 제주잠(해)녀-제주해녀 미래성장 동력으로
2005년 봄 한 선배가 불쑥 물었다. “너 ‘해녀’해 볼래?” “내가요?” 고민이 됐다. “잘 모르는데요.” “그러니까 더 해야지.” 그렇게 시작한 작업은 새해가 11번이나 바뀌는 동안 이어졌다. 처음 4명으로 시작했던 팀이 뿔뿔이 흩어지며 혼자 남았다가 다시 든든한 후배들로 채워졌다. 제주해녀에 ‘문화’라는 수식어 하나를 더 붙이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해녀들조차 그럴 필요가 없다는 반응이 많았다. 취재 약속을 하고도 물때가 되면 그대로 바다에 나가는 일이 다반사였다. 작업을 마치고 돌아와 수확물을 정리하고 집에 갈 채비
팔짱끼고 웃으며 조사받는 우병우 전 수석
11월6일 오후 8시50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실 부속실 창문으로 한 남성의 모습이 보였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다. 그는 이날 오전 검찰에 출석하며 질문하는 기자를 불쾌한 듯 날카롭게 쳐다봐 여론의 지탄을 받았다. 우 전 수석이 검찰 조사를 받는 장면을 취재하라는 지시를 받고 서울중앙지검 맞은편 서초동의 한 빌딩 옥상으로 올라간 지 30여 분 만에 그가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600㎜ 망원렌즈에 컨버터를 끼운 카메라 셔터를 정신없이 눌렀다. 우 전 수석은 목을 뒤로 젖혀 돌리는 스트레칭을 하며 검찰 직원들에
조선영상비전 ‘팔짱끼고 웃으며 조사받는 우병우’ 보도사진 백미 ‘호평’
제민일보 ‘제주해녀 미래성장 동력으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선정 이끌어 광화문의 촛불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국기문란 사태에 대한 분노의 표출일 뿐만 아니라 이를 방치하고 방조해온 언론의 반성을 촉구하는 준엄한 질책이기도 하다. 정권 눈치 보기에 급급해 기본적인 책무조차 외면하고 방기했던 언론이야말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책임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최순실 등 비선세력의 국정농단을 밝혀내 박근혜 대통령 탄핵까지 이끌어냈지만 정확한 사실 확인 작업이 생략된 채 무분별한 보도 경쟁, 과도한 취재 경쟁이 이어지면서
최순실 독일 유령 법인 설립 및 안종범·차은택의 광고사 강탈 사건
경향신문의 ‘최순실 게이트’ 취재는 지난 9월부터 시작해 10월 초 본격화됐다. 최소 수개월, 최대 2년 전부터 관련 의혹을 파헤친 언론사도 있어 늦은 감이 없지 않았다.그러나 “파도 파도 끝이 없다”는 말을 실감했다. 최순실 딸 정유라의 독일 현지 승마훈련을 취재하던 중 승마코치가 ‘비덱 스포츠 유한책임회사’를 운영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어 K스포츠재단이 올 초 설립 이후 국내 한 4대그룹을 찾아가 80억원 투자를 제안했고 사업 주체가 비덱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당시 K스포츠재단과 최순실의 연결고리는 주변 정황만 있을 뿐 구체적
최순실 국정개입사건
“우리는 뭐부터 할까요?” 보도국에 미르팀이 꾸려진 건 타 매체에 비해 다소 늦은 지난 9월 말이다. 막막한 팀원들과 함께 화이트보드에 등장인물을 그려나갔다. 대기업-전경련-미르재단-차은택-최순실을 잇는 연결고리는 아직 비선(秘線)이었다. 비선을 실선으로 만들 수 있는 건 현장에 있었다. 국회와 법원, 기존 보도를 통해 확보한 정보를 바탕으로 새벽부터 뻗치기, 전화인터뷰, 현장취재를 매일 이어갔다.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인물과 회사가 나타났고, 핵심 관계자까지 접근하며 ‘최순실’에 성큼 다가갔다.최씨의 태블릿PC 입수는 결정적이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