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교 의원 친인척 채용·보좌관 후원금 상납…
취재원을 대할 때 마음은 항상 미묘합니다. 지탄받을 일을 한 사람이라도, 제가 캐물으며 ‘완장질’을 하는 게 아닌지 매번 어렵습니다. 이번 취재도 처음에는 그랬습니다. ‘딸을 왜 채용했느냐’는 질문에 서영교 의원은 한숨을 뱉었습니다. 하지만 전화를 끊기 직전 들은 말 덕분에 마음이 단단해졌습니다. “이게 뭐가 문제가 되죠? 기사를 쓰면 가십은 되겠죠. 그것뿐 아닌가요? 그런 기사 쓰지 마세요.” 서 의원은 딸을 인턴으로 채용한 것을 ‘잘못’이라고 인식하지 않았습니다. 혹은 국회 인턴이라는 자리를 대수롭지 않게 본 것 같았습니다. 그
홍기택 전 산업은행장 단독 인터뷰 “대우조선 지원, 최경환·안종범·임종룡이 결정”
중국의 혁신 기업을 취재하기 위해 지난 5월 중국 베이징과 선전을 방문했다. 이 과정에서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을 만났다. 그는 지난 3년간 산업은행장으로 활동하다, 지난 2월 출범한 중국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로 선임돼 베이징에 머물고 있었다.환담 과정에서 최대 현안인 구조조정과 관련해 ‘국책은행 책임론’이 거세고 일고 있는 국내 상황을 전하자 홍 전 회장은 당시 상황들을 얘기하기 시작했다. 주요 내용은 지난해 10월 대우조선해양 지원은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 임종룡 금융위원장
불법파견 위장취업 보고서…
영화 신세계는 숨 막히는 긴장감에 진땀을 쏟게 하는 영화입니다. 주인공 이자성(이정재 분)은 범죄조직에 잠입한 경찰입니다. 그의 신분이 노출될 위기에 처할 때 느껴지는 긴장과 긴박함은 보는 이에게 숨 쉴 틈을 주지 않습니다. 저 역시 지난 2, 3월 공장에 위장 취업한 뒤 신분이 노출될까 가슴을 졸였습니다. 취재 첫날, 파견회사를 돌아다니며 일을 구했습니다. 한 파견회사에서 적당한 일을 찾았고, 이튿날부터 일하기로 했습니다. 긴장과 흥분이 섞인 마음에 서둘러 파견회사를 빠져나왔습니다. 돌아가는 길, 뭔가 허전했습니다. 아뿔싸! 파견
여교사 성폭행 사건
성범죄는 단독에 목마른 사건기자에게도 무겁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다음 날부터 다양한 경로로 사실관계를 확인했음에도 열흘 동안 섣불리 보도하지 못한 이유다. 어떤 범죄보도든 피해자가 보호돼야 하지만 이번 사건은 피해자의 신상이 알려질 위험이 컸다. 고민하던 사이 이 사건과 관련한 제보 두 통을 받았고, 같은 마을 주민 등을 중심으로 소문이 퍼져가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피해자의 남자친구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인터넷 글도 함께 퍼지면서 과장되거나 허위 사실도 덧붙여졌다. 보도를 늦추거나 하지 않는 것이 피해자를 보호하는 것은 아
이천 SK하이닉스 주변 ‘논 황폐화’…
지난해 4월 경찰서를 돌며 하루 3~4시간의 쪽잠을 자던 수습기자 시절, 이천의 한 논에서 폐수로 인해 벼가 고사했다는 이야기를 우연히 듣게 됐다. 곧장 현장을 확인하고 원인 파악에 나섰다. 전문기관의 도움을 통해 알아봤더니 놀랍게도 반도체를 만드는 SK하이닉스에서 황산 함유량이 많고 전기전도도가 높은 폐수를 하루에 7만5천t이나 방류하고 있었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메르스 등 여러 가지 이슈와 부서 이동 등으로 후속 취재가 미뤄졌고, 올 3월에야 다시 현장취재에 나섰다. 최근 3개월 동안 일주일에 한 번씩 이천 현장으로 달려가…
5·18 항쟁-전염병처럼 번진 왜곡의 실체
‘선동은 한 문장으로 가능하지만, 반박에는 수많은 문서와 증거가 필요하고, 반박하려 할 때면 이미 사람들은 선동돼 있다.’ 나치 선동가 괴벨스의 말이다. 그의 말이 우리 현실에 통할 것이라는 건 생각하지도 못했었다. 그러나 5·18 역사 왜곡은 ‘99%의 거짓과 1% 진실을 배합하면 100% 거짓보다 훌륭하다’는 괴벨스의 말을 답습하듯 그렇게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었다. 역사 왜곡에 대한 소극적인 정부, 사회의 무관심이 만든 결과였고, ‘5·18 역사 왜곡 시리즈’를 준비한 배경이다.장시간 이뤄진 역사 왜곡의 근원을 찾기는 힘들었다
동아 ‘국민의당 선거비용 리베이트 의혹’ 후속보도 통한 사회적 파장 호평
경인일보 ‘이천 SK하이닉스 주변 논 황폐화’ 오랜 시간 추적보도한 기자 노력 돋보여제310회 ‘이달의 기자상’ 수상 경쟁은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이번 달에는 현장 기자들의 땀과 노력이 깃든 총 67편의 후보작이 제출돼 올해 심사 중 가장 많은 출품 수를 기록했다. 전통적인 특종 영역인 취재보도 부문에서 중앙과 지방을 가릴 것 없이 많은 수작이 제출됐다. 이는 감시와 견제라는 언론의 전통적 역할이 우리 사회에서 여전히 필요하고 중요함을 보여주는 방증일 것이다. 다만 검찰·경찰의 수사를 따라가거나 사회적 공론화로 문제가 드러나기 전
동아일보 '국민의당 선거비용 리베이트 수수 의혹' 등 8편 선정
한국기자협회(회장 정규성)가 주관하는 한국기자상 심사위원회(위원장 이효성 성균관대 교수)는 19일 제310회(2016년 6월) 이달의 기자상 심사회의를 열어 동아일보의 ‘국민의당 선거비용 리베이트 수수 의혹’ 등 총 8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또 중앙자살예방센터(센터장 홍창형)와 함께 하는 2016년 2분기 ‘자살예방 우수보도상’에 YTN의 ‘국민신문고-‘자! 살자’’를 선정했다. 시상식은 오는 28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다. 다음은 수상 내역이다.◇취재보도1부문△중앙일보 사회2부 손국희…
지적장애 13세 ‘하은이’ 성매매 둔갑 판결
‘하은이(가명)’를 도와왔던 법률지원단이나 시민단체 사람들이 종종 하는 말이 있습니다. 이 사건 만큼 계속해서 꼬인 사건은 본 적이 없었다는 겁니다. 어린아이가 여러 지역에서 수많은 남성에게 돌아가며 성폭행을 당했다는 것도 개탄스러운데, 사건이 성매매로 한 번 규정돼 버리니 형사나 민사소송에서 내리 패하고, 보상받을 길도 마땅치 않게 돼 버렸습니다. 그 과정을 거꾸로 되짚어보니 어처구니없는 판단이 양파 껍질 까듯 드러났습니다. 재판부는 아이가 어떤 상태인지 확인조차 하지 않고 법봉을 두드렸으며 수사기관은 전 단계에서 넘어온 서류만…
구의역 사고 배후, ‘메피아’ 계약
19살 청년의 가방에서 뜯지 않은 컵라면에서 샌 비명은 절절했습니다. 고개가 떨어지고, 마음이 착잡했습니다. 3년 전 지하철 2호선 성수역에서 발생한 사고와 판박이였습니다. 이제는 ‘개인의 안전불감증으로 발생한 불의의 사고’라는 서울메트로 측의 주장이 거짓임을 밝히고, 더 많은 희생자가 나오는 것을 막아야 했습니다. 서울메트로와 스크린도어 정비업체 은성PSD의 유착관계를 취재했던 선배의 도움으로 양측이 체결했던 계약서를 입수할 수 있었습니다. 계약서에는 입사한 지 7개월밖에 되지 않는 김 모군이 죽음의 문턱에서 작업할 수밖에 없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