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뉴스모델 발굴하길
연합뉴스가 워싱턴특파원의 수를 크게 늘리고, 미국 주요 도시와 캐나다 토론토, 멕시코시티, 상파울루 등지의 특파원과 통신원들로 미주 취재망을 구성하기로 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이를 계기로 그동안 세계 11위의 경제력에 걸맞지 않게 지나치게 외신에 의존해온 우리 언론, 그리고 더 나아가 세계동향에 무관심한 채 우물안 개구리처럼 국내문제에만 몰입해 있는 우리 사회의 현실이 차츰 나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워싱턴특파원의 역할과 기능은 그렇지 않아도 이미 전환기에 있었다. 인터넷의 발달로 미 행정 각 부처의 정례브리핑 등 뉴스 소재를 누
누가 승자여야 하는가?
커뮤니케이션 정책의 중요성이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 그리고 일본을 포함한 여러 국가들이 앞 다투어 관련 산업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면서 과거 정치 사회 경제 정책의 하위 개념에 머물렀던 커뮤니케이션 정책들이 국가 정책의 핵심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정보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급속히 커지면서 나타나는 당연한 현상이라고도 볼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 정책에 대한 수많은 논쟁들의 종착역은 과연 누가 승자이며 누가 패자인가 하는 것이다. 요즘과 같이 새로운 플랫폼과 서비스들이 무서울 정도로 쏟아져 나오
국감보도를 감사(監査)하다
또다시 국정감사의 계절이 찾아왔다. 9월 22일부터 10월 11일까지 모두 20일 동안 진행되는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어떻게 해서든 언론의 주목을 받고 싶어 하는 국회의원들의 돌출행동과 무책임한 정보공개가 난무하고 있다. 기자들 역시 각 정당의 기자회견장에서 숨 가쁘게 벌어지는 브리핑 내용을 청취하랴, 국회의원들이 제각기 준비한 보도자료 중 옥석을 가려내랴, 하루하루를 정신없이 보내고 있을 것이다.그렇다면 2005년 국정감사 관련 뉴스보도는 어떤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 과거에 비해 얼마나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가? 사실 이 문제
‘지방’을 정말 아십니까?
최근 ‘지역신문발전기금’ 논란을 지켜보면서 ‘강대국-약소국’의 문제와 ‘서울-지방’의 문제가 어찌 그리 똑같은지 탄복을 금할 수 없었다. 서울에 계신 분들, 지방에 있으면서도 지방언론의 실상을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몇가지 도움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는 일간지의 경우 37개 신청 신문사중 5개사, 그것도 부산·경남 지역 일간지를 3개나 선정함으로써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한 위원은 “원래 20개사 정도를 선정할 계획이었는데 그랬을 경우 지역사회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는 신문도 포함돼 발전기금의 정당성에 대해 지역주
正道 가야 할 정부 언론정책
5년 전 워싱턴에 특파원으로 부임했을 때 취재와 관련해 한국과 가장 다르고 또 그래서 불편했던 일은 정부 당국자를 만나기가 너무 어렵다는 사실이었다. 당시 남북 정상회담이라는 큰 사건에 대한 백악관과 국무부, 국방부 등 행정부 당국자들의 입장이나 평가 등이 관심사였지만 공식브리핑 자리에서의 발표 외에 개인적 만남을 통해 그들의 속내를 알아보기는 거의 불가능했다. 그 때만 해도 한국은 기자가 정부 고위당국자를 만나는 게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어서 나는 종종 ‘기자 하기는 한국이 좋구나’란 생각을 했었다.미 행정부 당국자들에의 접근이…
지상파DMB 유료화는 공익에 반하나?
왜 이리도 힘든가?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도 이런 저런 이유로 몇 차례나 그 시기를 늦추어왔던 지상파DMB가 사업자 선정 이후에 또 다시 중계망 구축과 단말기 보급이라는 복병을 만나 산고의 고통을 톡톡히 치르고 있다. 8월 말에야 가닥이 잡힌 해결 방안을 보면 더더욱 힘이 빠질 지경이다. 지상파DMB가 결국 무료화 쪽으로 정리되면서 이동통신사들이 사업포기를 선언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안정적인 방송망 구축을 위해 가입자당 1천∼2천원 정도의 한시적 방송발전기금을 조성하려 했던 최소한의 현실적 노력들이 무료라는 맹목적 이상주의에 밀
노무현 정부 언론정책의 나무와 숲
“참여정부 언론정책 잘못하고 있다.” 기자협회보의 창립 41주년 특집호 1면을 장식한 표제다. 기자협회가 전국의 일선기자 300명을 대상으로 현 정부의 언론정책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참여정부의 언론정책에 대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기자(50%)가 잘하고 있다는 기자(17%)보다 3배나 많았으며, 지난 3년 동안 긍정적인 평가 비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했다는 것이다.기자 만족도와 언론사 현안 그리고 안기부 X파일 등과 관련해서 다양하게 문항을 구성한 이번 설문조사는 취재현장과 데스크에서 활동하고 있는 기자들의 생생한 증언이라는
신문은 ‘지식산업’으로 가야한다
신문들마다 요즘 유행하는 ‘블루오션’을 열심히 보도하느라 바쁘다. 그런데 왜 ‘블루오션’을 정작 신문산업에겐 적용해볼 생각은 하지 않는지 의문이다. 신문산업과 관련해 이란 책에서 가장 주목할 대목은 대안산업을 관찰하라는 것이다. 예컨대, 영화관과 레스토랑은 유사한 물리적 특성도 없고 기능도 다르지만, 저녁 외출을 즐기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선 같다는 것이다.신문도 그런 관점에서 생각해보자. 과거 신문 독자들은 신문 자체를 사랑했던 건가, 아니면 신문에서 얻을 수 있는 그 어떤 것을 사랑했던 건가? 두말할 필요 없이 후자다. 신문에서
미국에서 본 ‘X파일’ 보도
L형, 미국에서는 지난 22년 간 의 저녁뉴스 앵커로 활약했던 피터 제닝스씨가 폐암으로 갑자기 세상을 뜬 일이 지난주에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특파원 시절부터 시작해 벌써 5년째인 이 곳 워싱턴 생활 중 줄곧 제닝스씨를 통해 미국과 세계 뉴스를 접하면서 언론인으로서의 그에게 호감을 가졌던 터여서 안타까운 마음이 컸습니다.제닝스씨의 부음을 전한 미국 언론의 보도는 그에 대한 찬사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사설 첫 머리에서 제닝스씨의 스타일은 절제된 것이었고, 말은 권위가 있었으며 태도는 차분했다고 평했습니다. 그런데 내
KBS 사태가 우리에게 준 교훈
안기부 X파일과 대통령의 대연정 제의 등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한 사이에 한때 그 못지않은 관심과 우려를 자아냈던 KBS 사태가 조용히 마무리됐다. 노조위원장의 목숨을 건 단식과 경영진의 결연한 자세 속에서 일촉즉발의 대치상태가 유지되던 KBS의 노사갈등이 평화적으로 해결됐다는 점에서 일단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그러나 그토록 치열했던 투쟁의 결과물이 ‘신의성실의 정신에 따라 상호협력한다’라는 합의문구로 대표된다면, 도대체 KBS 노조는 무엇을 위해 장장 2개월 동안 사측과 대립각을 세워왔는지 의아할 따름이다. 일각에서 임금보전이나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