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자상] 계엄과 검열

[제426회 이달의 기자상] 홍인택 한국일보 기자 /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홍인택 한국일보 기자.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


2024년 겨울 계엄령이 선포됐을 때, 포고문 속 이 문장을 눈여겨 보지 않았습니다. 중무장한 군인들이 국회 창문을 깨고 들어가는 광경만으로도 충분히 어안이 벙벙했기 때문입니다. 권력이 계엄으로 언론을 어떻게 망가뜨릴 수 있는지 알게 된 건, '계엄과 검열' 기획을 취재하면서였습니다.


신군부가 검열한 기사가 전부 워터게이트 특종처럼 권력의 치부를 집어낸 '단독' 이었던 건 아닙니다. 쌀 값이 오르고, 경제 성장율 전망은 어떠며, 어떤 사고로 누가 죽었다는 기사들. 누구라도 그 시절 그 곳에 있었다면 쓸 법한 평범한 기사들도 검열 대상이었습니다. 검열로는 모자랐는지, 군부는 기자들을 분류해 감시했으며 체포하고 고문하고 해직시켰습니다.


그럼에도 저희가 만난 그 시절 한국일보 선배들은 취재했습니다. 군복 차림 검열단원에게 빨간 펜으로 '난도질' 당할 게 뻔해도, 썼습니다. 그렇게 신문에 실리지 못한 기사를 다시 마주했을 때, 젊은 시절 친구를 만난 것처럼 기뻐했습니다. 선배들은 빛을 보지 못한 기사를 실어줘서 고맙다고 했지만, 기자일의 본질을 떠나지 않았던 그들에게 오히려 저희 취재팀이 위로받았습니다. 선배 언론인들께 감사드립니다.


자료를 제보받고 취재팀을 이끈 유대근 선배와 꼼꼼한 취재로 기획을 완성시킨 최나실·최은서 기자, 민경석·박새롬 선배, 박고은·김용식·권준오 PD, 민혜진 디자이너와 문찬웅 개발자, DB저작권팀을 대신해 이 글을 씁니다. 무엇보다 기획의 틀과 방향을 잡아주신 이진희 부장께 감사드립니다. 호외판 발행을 성원해주신 강철원 뉴스룸국장을 비롯한 한국일보 구성원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끝으로 부친의 유품인 삭제 기사를 제보해 46년 만에 독자들에게 배달할 수 있게 해주신 이민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께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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