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일간지 '이슈 파이팅' 부족
"지역독자들의 중앙지 구독이유 되새겨야"
광양에서 열린 '제50회 기자포럼'서 지적
김창남 기자 kimcn@journalist.or.kr | 입력
2005.09.13 13:4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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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전남 광양시 포스코광양제철소 연수원에서 열린 '50회 기자포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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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기자협회(회장 신건호) 소속 주재기자 50여명이 한자리에 모여 지역신문 현황과 문제점을 되짚어 보는 뜻 깊은 자리를 가졌다.
한국기자협회(회장 이상기) 주최로 9일 오후 전남 광양시 포스코광양제철소 연수원에서 열린 ‘50회 기자포럼’에서는 ‘지역 언론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를 가지고 진지한 토론이 이어졌다.
◇‘지역 언론의 현황’ 토론= 지역의 파수꾼으로서 지역일간지의 ‘이슈 파이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부 토론자로 나선 광주·전남민언련 문병훈 공동의장(극동대 교수)은 “광주·전남에서 발행되는 5개 이상의 신문을 모니터해 본 결과, 다른 신문과 차별화를 시도하는 신문은 찾기 힘들고, 신문에 투영되는 자사이기주의, 특정인 밀어주기 등의 형태가 지속되고 있다”며 “지역 독자들이 동아나 중앙을 구독하는 이유를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문 의장은 “광주 독자들이 조중동 같은 전국지를 선택하는 여러 요인들 중 하나는 조중동이 정치적 입장을 분명히 드러내놓고 거리낌 없이 비판할 것은 비판하고 욕할 것은 욕하기 때문”이라며 “정치적인 정체성과 정책적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매일 박상원 기자는 “신문은 결국 사람이 만드는 것”이라고 규정한 뒤 “편집체재 및 방법뿐 아니라 사주와 기자들의 의식 변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한 공론의 장과 공동 네트워크 등 주변 여건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옥렬 전남대 언론연구위원은 “지역 주재기자들은 혈관에 비유하면 모세혈관에 해당된다”며 “스스로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신문시장 판도 변화의 흐름을 읽을 수 있어야 하고 이를 통해 개선 방향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은 또 “더 이상 보도자료를 통해 만들어진 기사를 가지고 독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시대는 지났다”며 “재교육을 비롯해 처우개선 등 스스로에 대한 자정 노력을 통해 위상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달리 질의자로 나선 전남일보 우기홍 기자(순창주재)는 “일부에선 바라보는 것처럼 주재기자들의 위상이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며 “나름대로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주재기자들이 발전할 수 있도록 재교육과 토론장을 마련해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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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 언론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열린 포럼에서는 지역 언론에 대한 현안들이 논의 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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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언론의 생존전략’ 특강 = 토론에 앞서 열린 특강에선 한국기자협회 이상기 회장과 광주·전남기자협회 신건호 회장이 강사로 나섰다.
‘지역언론의 생존전략’이란 주제로 특강에 나선 광주·전남기협 신건호 회장은 광주․전남 언론의 문제로 △언론사 과다 △콘텐츠 부실 △로컬마켓 부재 등을 규정한 뒤 “차별화된 ‘블루오션’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 회장은 “지역 언론이 살기 위해선 지식산업으로 가야하고 궁극적으로 지역의 ‘싱크탱크’ 역할을 해야 하며 이를 위해 언론사간 전략적 통합도 고려해 볼만 하다”고 언급한 뒤 “효율적인 개편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상기 회장은 ‘한국언론의 미래와 기자의 사명’이란 주제를 통해 “지역 언론도 인적 네트워크을 비롯해 취재경험 등 중앙 언론에 못지않은 자산이 있다”며 “이런 네트워크를 어떻게 연결하고 주재기자들이 잘할 수 있는 특·장점을 살릴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본사와 지회 등과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또한 “똑같은 기사를 가지고 매달리기 보다는 특정 부서에 대한 ‘선택과 집중’ 이 필요하다”며 “미래에 대한 예측은 힘들지만 비판과 감시 등 기자로서의 신념만 있다면 기자들의 역할은 결코 축소되지 않은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