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개혁이 '가난 대물림' 되지 않으려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는 대물림하고 싶지 않은 가난에 대한 삼대(三代)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시대를 관통하는 공동체 정신으로 부모와 가족, 이웃이 함께 주인공 금명이를 키워낸다.하지만 드라마와 달리 현실 세계에선 가난의 대물림이라는 화두가 사회 분열이라는 정반대 결론으로 치닫고 있다. 연금개혁을 두고 빚어진 정당 간 갈등이 이제 세대 간 갈등으로 확산하고 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개혁이라는 입장과 청년 빚폭탄이라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선다.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국민연금법 개정안은 국민연금 보험료율
최저임금이 일자리 줄인다는 낡은 통념
미국 뉴저지주는 1992년 4월 최저임금을 4.25달러에서 5.05달러로 인상했다. 이에 반해 바로 옆에 있는 펜실베이니아주는 연방 최저임금 4.25달러를 그대로 유지했다.뉴저지주 프린스턴대의 젊은 경제학자 데이비드 카드와 앨런 크루거에겐 흥미로운 실험군과 대조군이 자연스럽게 생긴 셈이었다. 이들은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볼 기회라 여기고, 두 주 경계에 있는 패스트푸드점 410곳을 조사했다. 이들의 연구 결과는 통념과 달랐다.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고용이 다소 감소한 반면 뉴저지주에서는 고용이 되레 증가했다.캘리포
기후 오징어게임… 자리보다 실행력
기후 정책을 둘러싼 주무 부처 자리싸움은 마치 오징어게임2의 의자 뺏기 게임 같다. 서로 웃으며 자리를 돌지만 음악이 멈추는 순간 남은 의자를 차지하려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듯,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 등 여러 부처는 기후위기 대응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물밑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기후에너지부, 기후경제부, 기후환경부 등 여러 명칭이 오르내리며 주도권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환경부는 기후위기가 본질적으로 환경 문제이며, 자신들이 이를 총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치권도 환경부 중심 재편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소희 국민의힘
그래도 되는 사람은 없다
새해부터 또 하나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했다. 배우 김새론이 2월16일 서울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이다. 죽음과 어울리지 않는 나이인 스물다섯 살. 고인은 2022년 음주 운전을 저질러 유죄 판결을 받은 뒤 줄곧 악플에 시달려 온 것으로 전해졌다.악성 루머로 인한 연예인들의 극단적인 선택은 전혀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 국민 배우로 불렸던 배우 최진실은 2008년 세상 사람들에게 섭섭하다. 사채니, 뭐니 나와는 상관없는데 나를 왜 이렇게 괴롭히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남긴 뒤 세상을 떠났다. 이후 가수 설리와 구하라, 종현 등 수많은
과연 딥시크만 그럴까
연초부터 중국의 인공지능(AI) 업체 딥시크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미국 AI 업체들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약 82억원 비용으로 AI를 훈련시켜 뒤지지 않는 성능을 발휘한 것이 화제였다. 하지만 취재 현장에서 만난 몇몇 AI 분야의 신생기업(스타트업) 대표들은 딥시크 열풍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유는 보안 때문이었다.딥시크가 지난해 말 내놓은 V3나 올해 1월 발표한 R1을 이용할 때 이용자들의 정보가 중국 서버로 전송돼 개인정보가 제대로 보호되지 않는다는 우려다. 딥시크는 이용자 약관에 이름, 생년월일,…
안티페미 방치하며 민주주의를 말하는 역설
123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켜 내란수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여부가 결정될 운명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 계엄 해제안 가결 직후이긴 했지만 실제로 이뤄졌던 국회 단전, 체포 대상 500명을 수거해 은밀히 처단하려 한 정황, 윤 대통령의 장기 집권 구상안 등 연일 속보로 업데이트되는 내용에 많은 이들이 가슴을 쓸어내리는 중이다. 그날 밤 계엄을 막지 못했다면 지금 어떤 지옥도가 펼쳐지고 있을까.현직 대통령이 주도한 불법 계엄 선포에 맞서 한국 사회를 지켜낸 것은 과거 계엄령과 국가 폭력의 역사를 기억하며 거리로 나온 시민들
트럼프 독주와 혼돈의 국제정세
2018년 캐나다에서 열린 G7 정상회담에서는 한 장의 사진이 화제가 됐다. 메르켈 독일 총리가 두 손으로 테이블을 짚은 채 트럼프를 응시하는 모습이었다. 메르켈 옆에는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유럽 정상들이 호응하는 듯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반면 앉아 있던 트럼프 옆에는 미국 관계자와 아베 일본 총리만 보였다. 메르켈이 트럼프의 양보나 결단을 촉구하는 듯하던 그 장면은 유럽의 견제력이 아직 남아 있다는 상징적 장면이기도 했다.2025년 국제무대에서 트럼프를 견제할 세력이 있을까. 현재로선 비판자는 거의 없고 친구를 자처하는 나라
진짜 '체육의 봄'이 오려면
변화를 상징하는 푸른 뱀은 자신의 해인 2025년이 시작되자마자 체육계도 뒤흔들었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당선인이 이기흥 회장의 3선을 막고 역대 최연소 체육계 수장이 됐고, 김동문 대한배드민턴협회 당선인은 우여곡절 끝에 선거에 참여한 김택규 회장을 꺾었다. 빙상계는 유승민 당선인보다도 1살 어린 이수경 대한빙상경기연맹 당선인이 이끌게 됐다. 선후배 관계에 나이까지 위계가 엄격한 체육계 분위기를 생각하면, 체육인들의 결정은 과감한 선택이었다.외면받았던 현장의 선택지난해 가을, 현장에서 만난 한 지도자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 지역 사
한국경제에 닥친 '퍼펙트 스톰'
2025년 푸른 뱀의 첫 해가 뜬지 한 달여가 흘렀지만 한국의 경제 상황은 칠흑같이 어둡다.대표 성적표인 한국 코스피 지수의 12개월 선행주가수익비율(PER)은 역사적 저점인 8배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 10년 평균 10배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는 턱없이 낮은 수치다. 한국 경제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우려가 여전히 짙다는 방증이다.지난해 말부터 급등한 환율도 여전한 리스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환율이 1470원 수준으로 지속될 시 올해 물가 상승률은 2% 이상 높아진다. 최근 상승 중인 국제 유가까지 더해지면 충격은 더 클
민주노총이 있어야 할 자리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내란성 불면증이란 신조어가 등장했다. 지난해 12월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민주주의 위기가 한 달째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내란죄 피의자인 윤 대통령은 관저를 요새화하고 체포영장 집행에 응하지 않고 있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백골단이란 단어도 2025년에 다시 등장했다. 9일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의 주선으로 국회 소통관에 모습을 드러낸 반공청년단은 백골단을 예하부대로 두겠다고 했다.이게 실화냐라는 반응이 나오는 일이 잇달아 벌어지면서 하루하루 절박하게 싸우거나 억울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