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불러온 신냉전시대
인공지능(AI) 업계에서 자주 참고하는 것이 미국의 오픈라우터 집계다. 오픈라우터는 각 AI의 성능을 비교하고 사용량 등을 측정해 주간 단위로 순위를 발표한다.최근 오픈라우터 발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중국 AI의 독주다. 8월 첫째 주 연결 프로그램(API) 호출 기준으로 상위 5개 AI가 모두 중국산이다. 1위에 오른 딥시크 V4 플래시를 비롯해 샤오미의 미모 V2.5, 텐센트의 훈위안3, 딥시크 V4 프로, 지푸의 GLM 5.2 등 중국산 AI가 벌써 3개월째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주목할 것은 API 호출 기준이다. API
제 발로 불볕더위에 뛰어드는 사람들
덥다. 세상이 모두 불타오르듯이 덥다. 부글부글 끓던 더위가 어느 밤을 기점으로 치솟아버렸다. 경남 양산은 기상관측 이래 최고기온을 기록했다고 한다. 전례가 없는 일투성이라 정신을 차리기 힘들다.매년 이즈음이면 노동단체들은 바쁘다. 정부를 상대로 폭염 대비 정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린다. 아파트 건설 현장이나 다리를 짓는 건설기능직은 이 중에서도 좋은 장면을 내놓아 한동안 관심이었다. 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 건설노조는 매년 건설 현장의 타죽을 것 같은 더위를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했는데 자체 조사한 건설 현장 온도를 기록해 발표하고
출산하지 않기를 선택하는 이유
저출산이라는 용어를 저출생이라고 바꿔 부르자는 흐름이 있다. 인구 감소의 원인과 책임을 출산하지 않는 여성에만 떠넘기지 말자는 취지다. 저출산 대신 저출생이라는 대안어를 쓰자는 주장은 2016년 행정자치부가 지역별 가임기 여성 수를 지도에 분홍색으로 색칠한 대한민국 출산지도를 만들었다가 거센 반발을 산 사건을 계기로 처음 수면 위로 올라왔다. 이 주장은 사회적 공감을 얻으며 일부 정책 용어와 공식 용어가 저출산에서 저출생으로 변경되기도 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저출생이라는 용어가 인구 감소 현상을 충분히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
북중미 월드컵 징비록
5월18일 축구대표팀이 북중미 월드컵 첫 행선지인 미국 솔트레이크시티로 가는 길에 동행한 취재진은 우리밖에 없었다. 보통 사전훈련캠프부터 취재를 하는 게 월드컵 출장의 관례지만, 치솟은 환율로 출장 비용이 급등했고, 늘어난 참가국만큼 조별리그 기간이 늘어나 출장 기간이 길다는 점, 주요 해외파 선수들이 늦게 합류한다는 점에 언론사들의 고민이 깊었다. 함께 미국으로 가게 된 홍명보 전 감독과 대표팀 관계자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받으면서도 속으로는 계속 불편한 마음이 자리했다. 이번 대표팀은 전보다 언론도, 팬들도 외면한 팀이라는 생각
대형 재난과 '고통의 연대'
산산이 부서진 건물 잔해 사이로 가느다란 손 하나가 뻗어 나온다. 살아 있다는 신호이자 포기하지 않았다는 침묵의 외침이다. 도저히 생존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곳에서, 또 절망 속에서도 기적 같은 구조는 이뤄진다. 통상적인 골든타임 72시간을 훌쩍 넘긴 7일째, 8일째에도 드라마 같은 생환 소식이 들려오는 이유다. 가족들이 연락이 끊긴 자식들의 사진을 돌무더기에 올려둔 채 맨손으로 거친 잔해를 파헤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희망이 없다면 버틸 수 없다. 어둠 속에 갇혀 있다가 끝내 빛을 본 이들은 한결같이 살 수 있다는 희망을 잃
그저 더위로 끝나지 않는 폭염
올여름도 쉽지 않은 여름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 5월 전국 평균기온은 역대 가장 높은 18.6℃를 기록했고, 6월엔 더위가 잠시 주춤하는 듯싶다가 월말부터 수도권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다시금 폭염이 찾아왔습니다. 해외로 눈을 돌려도 여름이 걱정되긴 마찬가지입니다. 전 지구 해수면 온도는 6월 들어 연일 사상 최고를 기록했고, 지표면도 뜨겁게 달궈졌습니다. 유럽은 열돔에 갇히며 40도를 넘어서는 극한 폭염을 겪는 중입니다. 7~8월이 찾아오기도 전부터 스페인에서만 수백명이 더위로 숨졌고, 프랑스와 영국 등 곳곳에선 역대 최고…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을 늘릴 때 생기는 일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의 비중 목표를 확대했다는 소식에 주식 투자자들은 적지 않게 안도했을 것이다. 코스피가 오를 때마다 국민연금이 보유 비중을 맞추려고 국내 주식을 대거 팔 수 있다는 걱정은 줄었기 때문이다.주가가 오르고 많은 사람이 이익을 얻는다면 다행이다. 하지만 선택에는 늘 대가가 따른다. 특히 경제에서는 공짜 점심이 없을 때가 많다.국민연금이 국내 주식을 더 담는다는 것은 다른 자산을 덜 담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20.8%로 높이면서 국내 채권과 해외 채권 목표 비중을 각각 23.1%,
베스트셀러 목록이 말해주는 것들
최근 예스24와 교보문고가 일주일 간격으로 올해 상반기 도서 시장 결산 자료를 발표했다. 두 자료의 공통점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소설이 강세를 보였고, 유튜브가 책 판매를 견인했으며, 인공지능(AI)과 투자서가 시장의 한복판으로 들어왔다. 그런데 두 자료를 읽으며 눈에 들어온 것은 베스트셀러 목록보다 독자들이 책에 도달한 이유였다. 무엇이 팔렸는지보다 사람들이 왜 그러한 책들을 찾았는지가 더 흥미로웠다는 것. 베스트셀러의 얼굴은 제각각이었지만, 독자들이 책에서 찾은 것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다. 상반기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AI PC의 의미
인터넷, 스마트폰과 함께 사람들의 삶을 바꾼 역사적 변곡점이 된 제품을 꼽는다면 단연 개인용 컴퓨터(PC)다. IBM이 1981년 출시한 퍼스널 컴퓨터(PC)라는 상표의 제품은 그전까지 제조기계나 다름없던 컴퓨터의 통념을 뒤엎고 누구나 책상 위에 컴퓨터를 올려놓는 1인 1PC 시대를 열었다.PC 등장 전까지 컴퓨터는 주로 냉장고만 한 크기의 거대한 메인프레임이 대세였다. 기업들은 메인프레임을 줄지어 세워 놓은 별도의 방을 전산실이라고 불렀다. 이 같은 컴퓨터에 대한 통념을 뒤엎고 PC 시대를 연 기업이 메인프레임으로 떼돈을 번 IB
"일해서 먹고 살기 참 힘들다"
월 400만원 정도 버는 월급쟁이가 서울 강남구에 아파트를 사려면 74년이 걸린다고 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의 지난해 조사다. 식비와 의류비 등을 제외한 것도 아니고 통째로 모았을 때를 가정했다. 어느 부동산 전문가는 서울 강남구의 집값 경쟁 상대는 국내가 아니라 뉴욕이나 도쿄 같은 메트로폴리탄이라 우리나라 경제 상황으로 이해하는 것을 포기해야 한다는 도발적인 주장까지 내놓는다. 74년이라니. 그렇게 일할 수도 없다. 우리나라의 법적 정년은 60세일 뿐 아니라, 여러 연구에 의하면 60세 이전 50세를 지나면서부터 이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