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가 미디어 산업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미디어 산업에서 인수합병(MA)은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시장 지배력 확대를 위한 핵심 전략으로 활용된다.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은 MA를 통해 콘텐츠 제작 역량을 키우고, 유통 네트워크를 확장하며, 신기술을 확보하는 데 주력해 왔다. 특히, 미국은 적극적인 MA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며 미디어 산업 생태계를 확장해 왔다. 본 칼럼에서는 최근 MA 사례를 통해 미디어 산업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분석하고자 한다.미국 미디어 산업에서 MA는 필수적인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스카이댄스 미디어(Skydance Media)의…
정보공개청구, 쓸만한 취재도구인가
정보공개청구만 17년째 하고 있다. 1만 시간의 법칙에 따르면 정보공개청구 전문가라 해도 무방하다. 그래서일까, 간혹 기자들에게 정보공개청구를 했는데 자료를 못 받았어요. 어떡하죠?라는 질문을 받는다. 내가 받아줄 수도 없는 노릇이고, 나야말로 대답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눈을 끔뻑거리게 된다. 자료가 없어서 못 준다는 건지, 있지만 공개할 수 없다는 건지, 비공개라면 그 사유는 무엇인지 다시 질문과 대답을 오가며 맥락을 확인하고 이번에는 내가 기자에게 묻는다. 시간은 얼마나 있으신가요?정보공개청구는 오랫동안 활용되어온 취재기법…
견제장치 없는 뉴스와 파괴된 공론장
픽사가 만든 최고의 명작 중 하나로 꼽히는 애니메이션 〈월E〉. 뛰어난 연출력으로 영화적 재미와 가볍지 않은 감동을 선사한 걸작으로 평가받는데 내겐 특히 인상적인 장면이 하나 있다. 지구청소 로봇 월E가 우연히 만난 탐사로봇 이브를 좇아 하늘 위 우주선 안으로 날아간 뒤 인간들과 마주치는 장면. 수백년 동안 우주선에 머물던 인간은 완벽하게 세팅된 환경에서 무한한 쾌락을 맛보는 중이다. 눈앞에는 각자에게 최적화된 오락 영상이 끊임없이 재생되고 손을 뻗으면 언제든 원하는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세팅된 낙원 같은 공간. 인간은 다른 곳으
'내란성 불면증' 시달리는 민주공화국 시민들을 위하여
워터게이트 사건이란 1972년 6월, 닉슨 대통령의 측근이 고용한 이들이 그의 재선을 위해 워싱턴D.C에 있는 워터게이트 호텔 민주당 선거본부에 불법 침입해 도청장치를 설치하려 했던 미국 역사상 최대의 정치 스캔들을 말한다. 그러나 사건 발생 초기만 하더라도 미국 언론은 물론 누구도 이 사건으로 닉슨 대통령이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라고는 예측하지 못했다. 이 사건은 초기에 비교적 주목받지 못했고, 당시 국민들에게 진정한 의미의 분노를 야기하지도 않았다. 사람들은 대통령이 이 사건을 사전에 알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대통령의 권위
한시적 오보
사무실에 들어서면 부랴부랴 컴퓨터부터 켠다. 출근 체크하고 난 후 그룹웨어에 접속해 오늘자 뉴브(뉴스브리핑을 이렇게 부른다)를 살펴본다. 취합된 기사들은 위원회 관련, 유관기관 동향, 미디어 일반, 언론법제 등으로 잘 분류되어 있다. 위원회 관련 카테고리에서 누가, 어떤 매체를 상대로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했다는 기사를 접한다. 사건 접수 담당 부서에 메신저로 뉴브에 뜬 사건에 관해 묻는다. 웬걸, 사건이 아직 접수되지 않았단다. 그렇다면 방금 본 기사는 오보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위원회에서 근무하다 보면 심심치 않게 접하는…
계엄의 밤과 언론
기자님 계엄의 밤, 현장에서 너무 수고 많으셨어요. 현장에서 직접 상황을 목격하며 엄청난 공포와 불안을 느끼셨을 거라 생각해요. 그곳에서 현장을 지키며 사실을 지켜낸 기자님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 드립니다.아이구, 박사님!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읽다가 울컥,,) 정말 이상하고 말도 안 되는 정권이라 생각했는데, 이렇게까지 미치광이일 줄이야...ㅠ 마음과 의지, 잘 다잡아보겠습니다! 계엄의 밤, 국회의사당에 있었던 젊은 기자 한 분과 주고받은 메시지다. 계엄이 해제되고 열흘 뒤쯤 기자를 만나 그 밤에 너무 무서웠겠다고, 그
집회서 케이팝 부르며 응원봉 흔드는 게 낯선가?
여성들 많으니 집회 나오라. 팟캐스트 매불쇼에 출연한 박구용 전남대 교수가 윤석열 탄핵 촉구 집회에 2030 남성들에게 준다던 정보였다. 내란을 일으킨 윤석열의 조속한 퇴진을 촉구하기 위해 집회에 참여했던 여성들이 한순간 남성들의 눈요깃거리로 전락한 장면이었다. 여성은 한 명의 시민으로서 목소리를 내더라도 이렇게 때때로 누군가의 성적 쾌락을 위한 물건으로 소환된다. 광장은 누구에게나 늘 열려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처럼 그 안에서 누군가는 배제돼 왔다. 이런 사실을 여성들은 너무나도 잘 알지만 광장을 떠나지 않았다. 오히려 반대였
내란 사태 해결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언론 보도의 책임
3일 내란 사태로 인해 발생한 헌정 파괴적 상황에서 한국의 민주주의가 이제까지 길러온 힘이 계엄 해제에 성공할 수 있게 했다. 뉴스를 보자마자 국회 앞으로 달려간 시민들의 힘이었고 3일 이후 매일 광장에 모여 민주주의의 수호를 외치는 시민들의 열망이 이를 가능하게 했다. 그러나 이 사태를 만든 위헌 세력의 내란죄에 대한 수사는 시작도 못 했고 헌정질서는 아직 정상화되지 못한 상태이다. 이 상황에서 다방면으로 취재하고 종합하여 보도하는 언론인들의 노고가 있다는 것, 평소라면 도무지 가능하지 않은 시간 내에 취재와 편집이 이루어지고 있
"문제는 알고리즘이 아니라 독점이야"
올해를 정리하는 글을 쓰다 보니 여전히 알고리즘에 관한 논쟁이 많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작년부터 이루어진 포털 뉴스 편향성 논쟁은 올해에도 이어졌다. 포털 뉴스가 편향되어 있다는 비판에 방송통신위원회는 실태점검에 이어 사실조사로 전환했다. 방통위원장 직무대행은 네이버를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다음 뉴스가 콘텐츠 제휴 언론사만 기본 검색에서 노출되도록 기본값을 변경한 논란도 있었다. 올해 5월에는 검색제휴 언론사가 법원에 제기한 가처분 신청이 기각됐다. 알고리즘에 관한 논쟁을 보며 드는 생각은 정말 알고리즘이 문제인가?라는 것이다
공영방송의 진정한 주인은 누구여야 하는가
데자뷔(deja vu)란 프랑스어는 이미 본이란 뜻으로 처음 경험하는 일인데도 과거에 이미 같은 것을 경험한 것 같은 착각을 일컫는 말이다.공영방송 KBS 구성원들이 고대영 사장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12일 KBS 양대 노조와 사내 10개 직능단체가 약 5000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선 응답자 3292명 중 88%(2896명)가 사장이 퇴진해야 한다는 의사를 드러낸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54%가 퇴진의 주된 사유로 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 하락을 꼽았다.얼핏 보면 2024년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처럼 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