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어르신들은 뭐하고 놀까? 일단 한번 타보세요, 77번 버스!
올해 신문사 창간 77주년을 맞아 국제신문 박호걸김진룡신심범 기자는 창간기획을 내놨다. 7대 특별광역시 중 고령화가 가장 극심한 부산의 노인문제를 들여다봤다. 더 정확히는 노인 여가, 그러니까 부산 노인들은 뭘 하고 노는지를 살폈다. 다룰 만하지만 새롭게 여겨지긴 어려운 사안에 장치 하나를 추가하며 한끗이 달라졌다. 관광버스로 부산 곳곳의 어르신 핫스팟을 찾아가 여가와 유흥을 직접 제공하고 취재에도 활용해서다. 박 기자는 14일 전화 인터뷰에서 노인들이 친숙하게 느낄 장치로 버스를 생각했다. 같이 어울려 흔들고 노래하는 모습을 떠올
날선 비판은 잠시… '날' 세우고 전력질주
탕! 소리 뒤에는 제 숨소리밖에 안 들려요. 시야는 엄청 좁아지는데 얼음이 얼굴에 튀면 앞서가는 사람이 느껴지고요. 이렇게 짧은 순간 자신의 모든 걸 끌어올려 몰입한 적은 성인이 되고 처음이었어요.장필수 한겨레 기자는 10월27일 전라북도 전주시에서 열린 전국동호인 쇼트트랙 대회를 취재차 뛰었다. 전국에서 200여명이 모이는 가장 큰 대회다. 일주일에 세 번씩 출근 전 새벽반에서 무려 8개월 동안 배우며 준비했다. 장 기자를 1일 서울시 동작구 노량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장 기자는 9월26일 체험기 보도를 시작했다. 쇼트트랙의…
부도위기 국제신문 구하려 노조 깃발 받아든 20년차 기자
27일 능인선원 앞에서 열린 국제신문 전 사원 총력투쟁 집회에선 제13대 전국언론노동조합 국제신문지부(22대 노조) 출범식이 함께 열렸다. 회사가 아닌 투쟁 현장에서 노조 집행부가 출범을 알리는 이례적인 상황은 국제신문의 사정이 얼마나 다급하고 위태로운지를 보여준다. 부도 위기가 현실화하고, 대주주와의 강제 결별을 통한 매각만이 유일한 해법으로 제시되는 엄중한 시국에, 하송이 지부장은 기꺼이 노조 깃발을 넘겨받았다. 누가 나설까? 싶을 때 놀랍게도 두 후보가 손을 들었고, 10년 만에 경선으로 치러진 선거에서 하 지부장은 70% 넘
"구조 후부터가 진짜… 위기동물 솔루션 창구 되고싶어"
개st하우스는 유기동물 콘텐츠를 내놓는 국민일보 버티컬 채널이다. 위기의 동물 사연을 전하고 구조, 입양 후 모습까지 기사, 영상으로 전한다. 개 번식농장 같은 문제를 지적하고 정책 개선도 요구한다. 동물권에 대한 사회 관심이 커진 만큼 이런 동물 콘텐츠는 꽤 익숙하다. 그런데 이 채널, 최근 유튜브 구독자 10만명을 돌파해 실버 버튼을 받았다. 더 나아간 뭔가가 있었다는 뜻이다. 구조된 동물이 입양되도록 콘텐츠마다 거간꾼 역할을 했다. 그렇게 출연한 145마리 견공 중 105마리가 새 가족을 만났다. 지난 10일 해당 코너를 담당
"위스키, 알면 참 좋은데… 나만 알기 아까워요"
제가 다니는 ○○시장에 한 박스 들어왔더라고요. 가격도 괜찮던데 관심 있으시면 가게 알려드릴게요. 9월26일 인터뷰를 마친 김지호 조선일보 사진부 기자가 검정 비닐봉지에서 신문지로 꽁꽁 싸맨 물체를 꺼내 펼치며 말했다.잭콕을 만들 때 들어가는 술, 잭 다니엘스 올드 넘버7. 왜 거기서 위스키가 나오나. 그보다 다소 평범한 술 아닌가. 자신의 이름을 건 뉴스레터 김지호의 위스키디아 연재를 약 1년 간 이어온 기자가 말했다. 좀 예전 건데 43도(최근 상품은 40도)거든요. 로고랑 병 모양도 좀 다르고요. 그 전엔 45도도 나왔는데 이
고려인 밀집 주거지 산책하며 글로 쓴 다큐… "'함박스탄' 아세요?"
인천엔 함박마을이 있다. 함씨와 박씨가 많이 살아서 붙은 지명이지만 지금은 14개국 사람들이 모여 산다. 특히 고려인들이 많다. 마을이 속한 연수1동 주민등록인구 중 90%(1만여명)에 육박한다. 2000년대 중반 법 개정과 방문취업 비자 시행 후 소련 시절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된 고려인동포 중 코리안 드림을 좇은 이들이 자리 잡았다. 이후 스탄이란 접미사가 붙은 국가의 외국인 노동자도 대거 유입됐다. 내국인보다 외국인이 많아진 초국가적인 마을에선 상권, 치안을 두고 갈등도 있다. 인천의 이 마을은 한국에 당도한 이민사회의 단면이
"운동은 '밥'이거든요, 안 먹으면 안 되는"
운동이란 무엇인가. 움직이는 건 인간의 본능이고 살아있다는 증거다. 반면 건강하지 않으면 오래 살아도 의미가 없다. 사실상 100세 시대가 된 현재, 운동은 한 개인을 넘어 사회의 건강함을 위한 필수 요소이자 전제 조건으로 의미를 확장한다. 양종구 동아일보 스포츠건강 전문기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래서 운동은 밥이다. 운동이 세상을 바꾼다는 신념을 지닌 기자는 이 같은 생각으로 현재 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연재를 하고 있다. 벌써 만 6년째다. 지난 5일 인터뷰에서 그는 운동으로 건강하게 사는 사람들을 소개해 따라하게 하자는…
"통합·연대 매개로서 기자협회 의미 말하고 싶었다"
1964년 갑진년에 탄생한 한국기자협회를 2024년 갑진년에 다시 바라보는 일은 무척 뜻깊었다. 한편으론 저널리즘의 초심을 지키기 위한 언론계 선배들의 헌신적인 삶의 궤적을 기록하며 스스로의 부족함과 부끄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은 한국기자협회가 지난 역사를 집대성한 한국기자협회 60년을 5일 내놨다. 1964년 8월17일 언론윤리위원회법 제정 반대 투쟁을 계기로 창립돼 시대의 풍파 가운데 언론계 중심을 지켜온 단체의 발자취. 나아가 반독재투쟁, 민주화운동 등 불의한 세상에 맞선 한국 언론 전반, 기자들의 치
"현실 마약왕, 동네 사우나서 볼 법한 사람들이었죠"
히로뽕은 향정신성의약품이다. 마약류다. 필로폰, 메스암페타민, 빙두, 뽕으로도 불린다. 가장 많은 사람이 쓰고, 가장 많이 거래되는 마약. 이 물량을 조절해 가격을 정할 수 있는 히로뽕 유통 피라미드 꼭짓점의 소수를 마약왕이라 해두자. 법원을 출입하던 2021년, 전현진 경향신문 기자는 현실의 마약왕을 처음 봤다. 그는 8월22일 본보와 인터뷰에서 이전까진 저도 영화에서 본 이미지들이 있었다고 했다. 막상 재판을 보니 너무나 평범해서, 증인 신문을 온 사람들도 사우나에서 볼 법한 모습이라 오히려 인상적이더라고요. 이 의외의 순간이…
낭만기자가 부르는, 공감과 위로의 '북한산 발라드'
서울 외곽, 북한산 자락에 집을 짓고 산다. 집을 짓고 나니 할 일도, 할 말도 많아졌다. 그래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글이 제법 모이니 이번엔 책을 짓고 싶어졌다. 수많은 출판사 문을 두드린 끝에 민트색 표지에 분홍색 띠지를 두른 작은 책이 세상에 나왔다. 방송기자 생활 25년 차에 첫 에세이집 그래, 이 집에 삽니다를 펴내고 여러 신기한 경험을 하고 있다는 이경재 YTN 기자를 지난 11일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책의 제목처럼 그는 그래이집에 살고 있다. 집의 안팎이 온통 그레이(gray) 색이어서, 두 가구가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