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종 놓쳤으면 만회라도 빨리"… AI로 단독 알림 앱 제작

[인터뷰] 기자 겸 개발자 '23세기소년'

기자에게 ‘물 먹는’ 것만큼 뼈아픈 일은 없다. 누군가 특종을 터뜨리면 같은 출입처의 다른 기자들은 이를 만회할 후속 취재, 언론계 은어로 이른바 ‘반까이’에 매달려야 한다. 경쟁사의 특종 보도를 빨리 확인할수록 취재할 시간을 벌 수 있다. 단독 기사를 모아서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오늘의 특종’ 애플리케이션(앱)은 이토록 치열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23세기소년’이 새로 개발할 프로그램을 구상 중인 모습. 외부 제약에 얽매이지 않고 원하는 프로그램을 자유롭게 만들고 싶다는 뜻에 따라 인터뷰는 가명으로 진행됐다. /김한내 기자

이 앱을 개발한 23세기소년(가명)은 취재 경력만 15년이 넘는 베테랑 기자인 동시에 3년차 앱 개발자다. 지난해 12월30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자신을 ‘코딩하는 기자’라고 소개했다. 그가 활용하는 기술은 최근 개발자들 사이에서 화두인 ‘바이브 코딩(Vibe Coding)’. 만들고 싶은 프로그램의 기능을 인간의 말(자연어)로 설명하면, 인공지능(AI)이 이를 코드로 구현해 주는 방식이다.


AI에 대한 호기심에 유료 구독을 시작한 것이 코딩을 시작한 계기가 됐다. 처음에는 기사를 찾거나 번역하는 용도로 활용했는데, 어느 날 AI를 사용해 기사를 요약한 그래프를 만들었더니 썩 괜찮은 결과물이 나왔다. 전자공학을 전공하며 코딩의 기초를 배웠던 기억이 불현듯 떠올랐다. 직접 프로그래밍 코드를 짜지는 못해도, AI를 활용하면 어떤 프로그램이든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신세계가 열렸다.” 업무와 두 딸의 육아를 병행하며, 틈이 날 때면 AI를 스승 삼아 일대일 과외를 하듯 공부했다. 만들고 싶은 프로그램을 AI에게 설명해 코드를 만들고, 오류가 나면 경고문을 복사해 AI에게 해결책을 물었다.


그렇게 20개가 넘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업무에 활용 중이다. 외신 기사를 한국어로 검색하는 사이트부터 원하는 키워드가 포함된 기사를 공유하는 텔레그램 챗봇까지, 동료 기자들에게 배포해 호평받은 도구도 여럿이다. 지난해 말에는 한 달이 넘게 분투한 끝에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오늘의 특종’ 앱을 출시하기도 했다. 정치, 경제, 사회 등 전 분야의 단독 보도를 AI가 분류해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기자·개발자는 일상 속 ‘짜증’ 찾는 사람
코딩과 취재는 비슷한 부분이 상당히 많다. “사람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잘 알아야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래서 그는 항상 온라인 커뮤니티에 ‘불편’과 ‘짜증’을 검색한다. 사람들이 개선을 요구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확인해야 실생활에 도움이 되고 활용도 가능한 앱을 개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독자에게 필요한 생활 밀착형 기사를 쓰는 팁이기도 하다.


그는 “바이브 코딩이 문과 출신 기자들에게 새로운 무기가 될 것”이라 강조했다. 프로그래밍을 통해 기사를 실감 나게 전달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코딩 실력보다 중요한 건 인문학적 소양과 상상력이라고 생각해요. 바이브 코딩은 무엇을 만들지 고민하는 능력이 핵심이니까요. 2026년에는 더 많은 기자가 코딩에 도전해 봤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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