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외부전문기자 채용 논란
사측 방침에 '내부 전문성 강화부터' 반발, '방송에선 전문기자제 실효성 없어'지적도
박미영 | 입력
2000.11.14 11:53:31
KBS가 ‘뉴스 전문화 ‘를 표방하며 방송사에서는 처음으로 외부 전문기자 채용을 추진하고 있으나 그 성공 여부를 놓고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내부 기자들에 대한 전문성 확보 방안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KBS는 최근 법조, 의료, 과학, 기상, 재정금융 등 5개 분야의 전문가 5명을 전문기자로 채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각 분야의 박사급 전문가를 채용해 심층보도를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 관련 보도국 내부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기자 전문화를 위한 시스템이 마련돼지 않은 상황에서 외부 전문가 몇 명을 데려오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KBS가 외부 전문기자 채용과 함께 뉴스전문화 방안으로 추진한 팀제가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어 이 같은 우려를 더해주고 있다.
KBS는 지난 7일 월드뉴스팀, 기상팀, 법조팀, 재정금융팀 등 4개 팀을 발족시켰다. 그러나 당초 팀제의 확대 실시를 위해 연구 작업을 해 나갈 핵심 팀으로 신설하려고 했던 뉴스기획팀은 빠진 채였다. 팀장들 역시 부장이 겸하거나 담당차장이 맡아 부장을 보좌하는 기존 차장 역할을 벗어나지 못해 팀제의 당초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외부에서 전문기자를 거액 연봉으로 채용하려고 하자 노조(위원장 현상윤)도 전문기자 채용에 원칙적으로 반대하지는 않지만 팀제의 확대 실시 등 내부 기자들에 대한 전문화 방안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불가 ‘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연봉 채용 방식과 관련, 연봉제가 확대 실시될 우려가 있다며 반대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한편 전문기자제 자체의 실효성에 회의적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있다. 전문가라고 해서 취재를 잘하고 리포트를 잘한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또한 신문과는 달리 보통 1∼2분 짜리 리포트를 하는 방송에서 전문기자의 전문성이 얼마나 발휘될 지도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방송에서 처음 도입하는 KBS 전문기자제는 그 성공 여부에 따라 타 방송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홍성규 보도국장은 “기본적으로 전문기자제와 팀제가 같이 가야한다는 데 동의한다“며 “총선이 끝난 이후 뉴스기획팀 신설 등 팀제를 확대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