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엔탈리즘의 새로운 신화들
성일권 경제인문사회연구회 기획연구위원
장우성 기자 | 입력
2006.06.28 12:42:24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편에 서서 이스라엘의 군 기지에 돌을 던지던 한 백인. 그는 유대인 에드워드 사이드였다. 그는 서양이 동양을 지배·억압하기 위해 사용한 이데올로기적 무기를 ‘오리엔탈리즘’이라 이름 붙였다. 오리엔탈리즘은 어떻게 한반도에 적용될 수 있을까.
사이드가 간파한 서구의 ‘오리엔탈리즘’은 한국의 보수세력에 이르러 ‘한국적 오리엔탈리즘’으로 내재화된다. 한국의 보수세력이 갖고 있는 우리의 모습은 우리 스스로 창조한 것이 아니라 독재정권의 분단논리와 강대국의 냉전논리, 일본의 식민지지배논리가 만들어낸 허구들의 조합 이미지이다.
저자는 이러한 허구적 현실을 ‘복제 오리엔탈리즘’이라고 규정한다. 이를 위해 ‘오리엔탈리즘의 새로운 신화들’은 미국 네오콘의 팍스아메리카나 전략을 살펴보고 한반도에 어떻게 수용되는가를 추적한다. 그리고 ‘담론 권력’을 행사하는 보수적 지식인들의 행보에서 그 ‘팩트’를 제시한다. 류근일, 김대중씨 등 보수 논객도 자유롭지 못하다.
경향신문, 문화일보, 디지털타임스에서 기자생활을 한 저자는 자칫 난해하게 다가올 수 있는 투박한 주제를 실증적이고 도전적인 글쓰기로 날씬하게 다듬었다. 마치 한 편의 논쟁적인 기사를 읽는 듯한 생동감은 강준만 교수의 어법과도 닮았다. -고즈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