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보도 이래서는 안된다
편집위원회 | 입력
2006.07.12 11:08:42
국내외에서 쏟아지는 북한의 미사일발사 관련뉴스를 보노라면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북한의 미사일발사가 쇼킹한 것은 분명하지만 그 저변에 깔려있는 국제정치, 지정학적 본질을 보지 못하고 들어난 겉 모습만 전달하는 데 급급하기 때문이다. 그것도 일부 언론에서는 목적성이 분명한 일부 외신들을 검증도 하지 않은 채 맹신하며 오히려 확대·왜곡하는 경향까지 나타나고 있다. 특히 북한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이해당사자국 앞에서 우리끼리 싸우는 모습만 부추기며 보도, 적전분열 양상을 만들어 내고 있다.
북한문제에 대한 뉴스는 국제적 이슈이기 전에 우리 국민의 생존권과 국가안위가 달려있는 문제다. 이 시점에서 각 언론사에 대해 참여정부에 대한 자사의 정치적 색깔과 무관하게 객관적으로 보도해왔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또 국민의 생존권 보호와 국익차원에서 신중했는지, 특히 부끄러운 보도는 하지 않았는지 되묻고 싶다.
우리는 이번 북한 미사일 사건과 관련 보도에서 어느 언론사이건 부끄러움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먼저 국내언론은 북한의 미사일 첫 발사 소식을 일본 NHK에 놓쳤다. 우리언론은 NHK의 첫 보도가 나온 뒤에도 한참 후에야 첫 자막을 날렸다. 본격적인 뉴스가 진행된 것은 더 한참 뒤의 일이다. 미국, 일본 언론들이 리얼타임으로 뉴스를 내보내며 집중 분석한 것과 대조된다.
다음으로 국내언론들은 북한관련 뉴스를 자국의 목적에 따라 과다하게 부풀리고 왜곡하는 경향을 보였던 미국 일본 등을 지나치게 과신했다. 우리정부의 설명이 아무리 부족했더라도 일본 쪽에서 전해지는 일부 외신 등은 누가 봐도 일본의 군비증강을 부추기기 위한 정보들이 많다. 이를 무책임하게 확대 보도하지 않았는지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 게다가 국내 일부 언론은 우리정부가 일방적으로 북한편을 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리 정부가 안보불감증에 빠졌다는 보도도 마찬가지다. 또 일본의 관계장관회의가 첫 미사일 발사 후 28분 후인 4시에 열렸고 우리 관계장관회의는 무려 3시간 반이 늦은 7시 반에 열렸다는 보도는 무엇을 근거로 했는가. 4시란 시간은 일본의 관계장관들이 집에 안간 채 대기하고 있다가 바로 회의장에 들어오지 않는 이상 불가능한 시간이었다. 이런 유형의 보도는 미국과 일본은 무조건 옳고 우리정부는 무조건 잘못했다는 시각에서 나온 뿌리깊은 반정부 감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본다.
물론 국내 언론들이 정확히 잘 짚은 것도 있다. 정부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징후를 3일 저녁에 확인하고도 항공기나 선박들의 이동을 제한하지 않은 것을 지적한 것은 크게 칭찬받을 만하다. 국민의 생명을 보호해야 할 정부가 미사일이 발사될 줄 알면서도 국내 항공사와 해운사들에게 정보를 알려주지 않은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다.
마지막으로 북한미사일의 기술적인 문제, 국제정치학 및 지정학적 배경을 보지 못한 채 겉모습만 보지 않았나 반성할 필요가 있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로 가장 이득을 본 측은 일본이라는 분석이 있다. 일본은 이미 1998년 북한의 첫 대포동 미사일 발사 이후부터 자국의 영토가 공격당할 수 있다는 주장을 하면서 급속한 군비증강에 나섰다. 일본은 이미 실제 전투능력면에서 미국 중국 러시아와 함께 세계 4강에 올라있다. 전자무기의 성능까지 감안하면 제2, 3의 군사대국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이런 일본은 이번 북한의 미사일발사 사태를 계기로 2008년부터 동북아지역에서 미국과의 협조계획에 따라 미사일 요격업무를 맡게 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일본이 대포동 2호 미사일의 추가발사 가능성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퍼트리며 위기를 조장하는 이면을 잘 봐야 한다는 얘기다.
국내 언론은 북한미사일 등의 뉴스를 보도를 할 때 우리의 외교안보현안을 잘 보고 정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정부도 정확한 정보수집체계를 갖추고 그때 그때 진실하게 상황을 설명해주면서 언론과 신뢰관계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정부와 언론이 서로 신뢰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계속 국익에 해가 되는 보도가 나올 수 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