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기자들이 말하는 삼성의 '기자관리'

"전·현직 가리지 않고 꼼꼼히 챙긴다"

식사중 생일파티·홈커밍데이 등 다양한 스킨십


삼성을 출입하고 있는 한 기자는 올해 해외 취재 길에서 색다른 경험을 했다.

삼성 측에서 저녁 식사 도중 취재단 소속 한 기자의 생일 파티를 열어 준 것이다. 이른바 ‘서프라이즈 파티’였다.

언론사를 퇴직하고 일반 기업체에 취직한 한 전직 기자는 올해 초 옛 출입처였던 삼성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전·현직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홈커밍데이가 있으니 참석해달라는 것이었다.

삼성을 출입하거나 경험한 기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삼성은 전직이든 현직이든 인연을 맺은 기자들을 꼼꼼하게 챙긴다”고 말했다. 이는 출입처를 옮기면 별 관심을 갖지 않는 다른 기업들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고 입을 모은다.

삼성은 연말이면 전·현직 출입기자들을 상대로 송년모임을 갖는다. 기자 출신인 이순동 부사장이 주축이 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는 신문의 날을 맞아 전·현직 출입 기자 홈커밍데이 행사도 개최했다.

기자들과의 스킨십에도 적극적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출입기자들을 상대로 정기적인 호프데이를 개최한다. 연말 송년회에는 가족까지 초청해 레크리에이션 시간을 갖기도 한다.

지난해부터 매주 화요일에는 삼성 본관 교육장에서 ‘화요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신기술 및 산업계 전망에 대한 기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리다. 이인용 홍보담당 전무가 추진한 것이라고 알려졌다. 그가 온 뒤로는 기자들과의 스킨십이 더 강화되고 있다고 한다. 삼성전자를 출입하는 한 일간지 기자는 “이인용 전무가 기자들과의 만남을 많이 가지려고 특별히 노력하는 것 같다”며 “사내에 ‘정확한 지적에 대해서는 수긍하고 잘못된 기사에 대해서는 적극 대응하라’는 방침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 뿐 아니라 기자들과 친분이 있는 사내 직원들에 대한 관리도 체계적이라는 지적이다.

한 삼성전자 출입 기자는 “큰 이슈가 터지면 학연 지연 등을 이용해 삼성에서 바로 전화가 온다”며 “다른 기업도 마찬가지지만 삼성이 더욱 체계적이고, 사내 정보보고도 잘 이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 출입 기자 뿐 아니라 법조팀 기자들과도 정례적인 만남을 갖는다. 한 일간지의 법조팀 소속 기자는 “정례적으로 삼성의 차장, 부장급과 식사를 한다”며 “팀으로 만날 때는 임원이 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정보 장악력이 높은 검찰 ‘범죄정보팀’에 신경을 쓴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삼성으로 전직하는 기자들도 늘고 있다. 본보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 2004년부터 최근까지 7명의 중앙 방송·일간지 기자가 삼성 계열사로 옮겼다.

그러나 삼성에 출입했던 한 기자는 “삼성 이직은 개인적인 사정에 따른 것일 뿐 회사 쪽에서 조직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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