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심의 언론보도 아쉬워"
러시아 8년 독학 경향 임현주 수습기자
이대혁 기자 daebal94@journalist/or.kr | 입력
2006.11.08 16:53:13
“러시아에서 공부를 했다고 하면 사람들은 ‘왜 하필’ 러시아냐고 묻습니다. 그러면 저는 그 질문에 ‘왜 하필’이란 말을 붙이느냐고 되묻습니다. 이런 편견이 러시아와 관련한 보도에도 연결되는 것 같아요.”
경향신문 수습기자 임현주 씨에게 러시아는 제2의 고향이다. 러시아에서 고등학교는 물론 대학교와 대학원까지 마치며 8년을 살았다. 모스크바 국립대학에서 언론학을 전공했다.
임 기자는 한국 언론의 미국 중심 보도가 불만이다. 그는 “언론이 BRICs라고 보도하면서도 정작 러시아에 대한 변화보다는 그들이 한국에서 벌이는 범죄에 집중돼 있다”며 “우리 언론은 항상 CNN이나 뉴욕타임스 등 미국의 시각만이 옳은 것으로 보도하고 다른 시각들은 전하지 않아 아쉽다”고 지적했다. 한번은 러시아인을 인터뷰하는 뉴스를 보고 말과 자막이 다른 것에 화가 난 경험도 있다고 했다.
기자 생활 2개월 남짓. 토요일 하루 쉬는 것을 제외하고는 경찰서를 돌아다니는 힘든(?) 사회부 수습기자다. 그러나 표정은 밝았다. 사회의 그늘을 접할 기회가 없었는데 많은 사건을 접하며 세상을 이해할 수 있어서 좋다고 한다.
임 기자는 러시아에 홀로 유학을 갔다. 그의 나이 16세 때다. 초등학교 6학년 때 결심했지만 아버지의 반대가 심해 이후 3년을 더 준비한 후 아버지를 설득했다. 러시아어를 독학했고, 홀로 유학원을 직접 찾아다니며 철저한 준비를 했다. 다녀온 사람까지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을 정도다.
“처음부터 기자가 되려는 마음은 없었다”고 임 기자는 말했지만, 기자가 되기 위한 삶은 유학 이후에도 이어졌다. 모스크바 대학과 대학원 시절에는 MBC 통신원, 중앙일보 사이버 리포터, 통역, 현지 방송 코디네이터 등 언론 관련 업무로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 사이 그의 마음에는 ‘기자가 되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외신기자가 될 생각도 있었지만, 한국 기자로 편입되기 어렵기 때문에 공채로 기자가 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는 충고를 듣고 귀국했다. 경향신문에 입사하기 전 4개월 동안은 시사문제를 다루는 MBC 라디오 ‘시선집중’의 작가로도 활동했다.
입사 전형에서 필기가 제일 어려웠다는 그는 “인연이 닿는 곳에서 열심히 하겠다고 생각했는데 경향이 그 기회를 줘서 고맙다”며 “요즘 기자들이 초심을 잃고 권력화 되고 있다는 비판이 많은데 ‘강자 앞에 강하고 약자 앞에 약한 기자’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