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언론, 정연주씨 비판 왜?

'대선 겨냥 포석' '국민우롱 사기극' 연일 맹공

KBS 정연주 전 사장은 수구언론들에게 왜 맹공을 당하는가?
정 전 사장은 지난 수개월 동안 이들 언론의 표적이 됐다.
그만큼 그에 대한 비판 강도는 거셌다.

수구언론들의 사설을 분석해 보면 “정 전 사장의 임명 제청과정은 현 정권이 내년 대선을 겨냥한 포석”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9일 밤 KBS이사회가 정연주 전 사장을 신임사장으로 임명 제청한 것과 관련 보수언론들은 사설과 칼럼을 통해 일제히 비판적 시각을 쏟아냈다.

조선일보는 10일자 사설 ‘대체 어디다 쓰겠다고 또 정연주의 KBS인가’라는 제하에서 “그가 KBS에 들어온 뒤 공영방송을 어떻게 정권홍보 방송으로 전락시켰는가는 하나하나 열거하기도 숨차다”며 “이 정권은 대체 내년 대선에 KBS가 무엇을 해주길 바라기에 정연주의 KBS에 그토록 집착하는가”라고 말했다.

동아 역시 정 전 사장 임명 제청과정을 노골적으로 정치문제화 했다.
동아는 10일자 ‘정연주 KBS가 그렇게 절실했나’라는 사설에서 “이번 인선은 국민을 우롱한 사기극이며 정권과의 교감 없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최악의 경영성적표와 코드방송 등 무능과 부도덕성을 드러낸 정 전 사장은 공영방송의 장을 맡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중앙도 13일자 ‘왜 정연주 KBS에 그리도 집착하는가’라는 사설을 통해 “현 정권이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공영방송을 정권의 하수인으로 만들어 내년 대선에 이용하겠다고 선언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문화일보는 15일 ‘KBS 정연주 사장 연임 안된다’라는 광운대 김현주 교수의 기고를 게재했다.
김 교수는 이 글에서 “KBS의 편향성은 탄핵방송에서 극에 달했다”고 지적하고 “대한민국 방송역사에서 낙하산 인사는 정연주씨로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수구언론들이 KBS사장 선임 문제를 정치화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 전 사장이 KBS사장으로 적임자인가’라는 문제는 13명의 후보 가운데 더 적임자가 있느냐 여부를 따져야지, 언론이 무조건적 ‘반 정연주 친 정연주’분위기로 몰아가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성공회대 김서중 교수는 “이사회에 여당 몫 인사가 많다는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할 수는 있지만 특별한 정보에 대한 확인 없이 ‘낙하산인사’라고 주장하는 것은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만일 정 전 사장이 아니라 진보진영의 다른 인사가 사장으로 선임됐다면 또 다른 낙하산 논란이 불거질 것”이라며 “보수언론이 KBS사장선임과정을 정치문제화 하는 것은 결국 자신들에게 유리한 인물을 뽑아달라는 얘기로 비춰질 뿐”이라고 주장했다.

사장후보자를 선임하는데 있어 절차상에 문제가 있다면 정치문제화가 아닌 민주적 방식으로 공론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대구가톨릭대 최경진 교수는 “내 마음에 안든다고 정치적이라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언론은 정치 이데올로기의 잣대를 배제하고 절차상의 문제점 등을 지적하거나 사장 선임에 있어 보다 민주주의적 방식을 공론화 하는데 계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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