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 배우겠다는 각오 필요"

송종문 신임 KBS 디지털미디어센터장


   
   
“킬리만자로를 처음 오를 때 현지 가이드는 천천히 올라가라고 강조한다고 합니다. 지나치게 빠른 것은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초고속 승진이라는 평가 속에 공영방송의 디지털 미디어를 관장하는 자리에 오른 송종문 신임 디지털 미디어센터장(43)은 승진의 ‘기쁨’보다는 먼저 오르는 자의 ‘부담’이 더 크다며 말을 꺼냈다.

주위 사람들 대부분은 송 센터장이 탁월한 능력 때문에 동기(공채16기)들보다 최고 10년 가까이 빨리 승진할 수 있었다고 보고 있다.

그는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며 정보처리기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1989년 KBS 기자로 입사한 이후 경제부와 정보통신부를 주로 출입했다.

2004년 국제부 평기자에서 디지털인프라팀장에 올랐을 때도 그는 팀장들 중 최연소였다.

송 센터장은 “디지털이나 컴퓨터라는 분야의 특성상 나이 든 분들이 해박하게 알기 쉽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라며 “젊은 친구들 중에는 나보다 뛰어난 능력을 지닌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디지털 미디어센터는 디지털 방송시스템의 기본 업무를 하는 곳이다. 방송제작 시스템이 갈수록 IT화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할 때 현재는 물론 앞으로 방송제작의 기초가 될 중요한 부서다.

그는 스스로에 대해 프린터와 복사기 등 다기능을 갖춘‘복합기’같다고 표현했다.

기자상을 몇 차례씩 받은 탁월한 기자도 아니고 전문 엔니지어에 비해 기술도 떨어지지만 두 분야 모두에 웬만한 식견은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송 센터장은 각 팀간 자율적인 권한을 최대한 부여하되 팀간 연동할 수 있는 표준화 방식을 강조할 계획이다.

이는 지방자치제와 비슷한 의미로 사용자의 요구에 더 충실할 수 있고 조직원 스스로 최선을 다할 동기가 부여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현재 이 같은 표준화 작업이 절반쯤 진행된 상태로 2007년 말에는 90% 정도 끝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의 계획대로라면 KBS의 완전디지털화는 오는 2012년이면 가능해 질 전망이다.

송 센터장은 “우리사회가 점점 더 높은 수준의 정보를 요구하고 있어 기자의 전문화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마음을 유연하게 갖고 모든 것을 배우겠다는 각오 없이는 앞으로 맞닥뜨릴 변화의 수위를 극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미다.

그는 “지금 위치가 과분한 것은 분명하지만 후배들에게 좋은 선례를 남기고 싶다”며 인터뷰를 맺었다.
정호윤 기자 jhy@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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