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이트 교과서 입수 및 분석 / CBS 육덕수 기자
취재보도부문
CBS 육덕수 기자 webmaster@journalist.or.kr | 입력
2007.01.10 18:13:07
“휘어진 쇠막대를 바로 잡으려면 반대쪽으로 더 세게 휘어야 한다.” 이 글귀는 한때 대학가 운동권들 사이에서 폭력 투쟁의 당위성을 주장할 때 즐겨 쓰이던 말이다. 그러나 쇠파이프와 화염병을 휘두르며 ‘한국사회’라는 막대를 왼쪽 끝으로 휘려했던 운동권들은 시민들의 외면 속에 사라지고 있다. 극단적인 좌편향으로 달려가던 이들은 시대에 부적응한 공룡이 될 처지이다.
수상소감 작성을 위해 뉴라이트 진영의 교과서포럼 측이 발간한 문제의 대안 교과서 시안을 다시 넘겨보았다. 교과서를 읽다보니 교과서포럼의 미래와 대학가 운동권의 소멸하는 현재 상이 겹쳐졌다. 교과서 시안에 나와 있는 “516혁명”, “일제 문화 통치는 르네상스” 등의 표현에서 교과서포럼의 미래까지 읽어내는 건 섣부른 생각일지 모른다. 하지만 독재시대의 가치를 미화하고 일제시대에서 경제성장 가치를 주목하는 교과서포럼의 논리가 극단적인 우편향으로 달음질치고 있다는 건 움직일 수 없는 사실임이 분명하다.
“적은 적을 닮는다.”는 말이 있다. 좌편향된 사회를 바꾸겠다며 출사표를 던진 뉴라이트 진영의 교과서포럼이 1~2년 사이에 ‘적(敵)’으로 상정한 좌편향된 사람들과 양태가 똑같아진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안이하게 두고 보기에는 ‘역사’를 겨냥한 교과서포럼의 극단적인 달음박질이 너무 위험스럽다. 우리들의 사회를 짊어지고 갈 청소년들이 교과서포럼의 극단적인 역사 바로 휘기의 최우선 대상이기 때문이다.
“갈등을 유발하는 역사관이다.” 교과서포럼의 역사관을 보고 한 전문가는 이렇게 말했다. 419관련 단체가 심포지엄 장소에서 울분을 터트리면서 이 진단은 현실이 됐다. 교과서포럼은 오는 3월까지 대안 교과서를 발간하겠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청소년에게 무엇을 물려줄 것인가. 역사와 미래를 둘러싼 한국사회의 갈등은 이제 시작일지 모른다.
힘든 고비마다 늘 넉넉한 친구와 가족이 되어준 CBS 경찰팀 식구들에게 우선 감사의 말을 전한다. 또 성장통을 겪을 때 버팀목, 그 이상이 되어 주었던 『고대문화』동인에게도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끝으로 ‘기자 아들’ 걱정에 늘 노심초사하시는 어머니께 수상의 모든 영광을 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