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부, 박만 KBS 이사 추천 재고돼야"
기협 성명, 게이트연루·공안검사 출신 자격 없어
정호윤 기자 jhy@journalist.or.kr | 입력
2007.01.22 16:28:09
한국기자협회(회장 정일용)는 22일 성명을 통해 “방송위원회가 추광영, 방석호 씨의 사의표명으로 공석이 된 KBS 이사에 한나라당의 추천을 받아들여 권혁부 씨와 박만 씨를 추천한 것은 재고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자협회는 이날 ‘방송위원회와 한나라당은 권혁부, 박만 씨의 KBS 이사 추천을 재고하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두 사람은 전문성과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공영방송의 이사직에 적합하지 않은 인물”이라고 말했다.
기자협회는 “권혁부 씨는 ‘수지 김 사건’의 핵심인물이자 정치권과 언론계에 막대한 뇌물을 뿌린 인물인 ‘윤태식 게이트’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며 “권 씨를 도덕성과 청렴성이 요구되는 자리인 KBS 이사에 추천한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밝혔다.
기자협회는 또 박만 변호사는 “송두율 교수의 구속을 직접 지시한 공안검사 출신”이라며 “한나라당이 박 씨를 추천한 것에 대해 대선을 앞두고 KBS를 공안검사의 수중에 넘기려는 것이라는 시민사회단체의 의심은 그의 이력 등을 감안할 때 당연한 귀결”이라고 말했다.
기자협회는 이같은 이유로 “한나라당과 방송위는 두 사람의 KBS 이사 추천은 즉각 철회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모든 시민단체와 연계해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방송위원회와 한나라당은 권혁부, 박만 씨의 KBS 이사 추천을 재고하라
방송위원회는 지난 15일 추광영, 방석호씨의 사의표명으로 공석이 된 한국방송공사(KBS) 이사에 한나라당이 추천한 권혁부(61·전 KBS 보도위원)씨와 박만(56·변호사)씨를 추천키로 결정했다.
한국기자협회는 이러한 방송위원회의 결정에 대해 우려를 금하지 않을 수 없다. 모든 언론계가 동의하고 있다시피 KBS는 국가기간방송사로 민족의 미래, 한국의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방송사이다.
특히 KBS 이사는 방송에 전문성을 갖고 있으면서도,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자리이다. 급변하는 방송의 내적·외적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것은 물론 정치권 등의 외압에 맞서 정치적 중립을 지켜내야 할 책무가 KBS이사에게 주어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 추천된 권혁부씨는 비록 방송 전문성을 갖추었다고는 하지만, 이른바 ‘윤태식 게이트’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태식 게이트’의 주인공인 윤태식씨는 ‘수지김 사건’의 핵심인물이며, 벤처기업이었던 ‘패스21’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정치권, 언론계에 막대한 뇌물을 뿌린 인물이다. 따라서 전형적인 정경유착형 비리인 ‘윤태식 게이트’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권 씨를 도덕성과 청렴성이 요구되는 자리인 KBS 이사에 추천한 것은 잘못된 것이다.
또 박만 변호사는 공안검사 출신으로 송두율 교수의 구속을 직접 지휘하는 등 대표적인 공안통으로 알려져 있다. 시민사회단체에서 그의 KBS 이사 추천에 대해 ‘한나라당이 향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KBS를 공안검사의 수중에 넘기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는 것은 그의 이력 등을 감안할 때 당연한 귀결이다.
한나라당은 권혁부, 박만 씨의 KBS 이사 추천을 즉각 철회하라! 그리고 방송위원회는 권혁부, 박만 씨의 이사 추천 결정을 즉각 재고하라!! 우리는 권혁부, 박만 씨의 KBS 이사 추천이 철회될 때까지 모든 시민사회 단체와 연계해 적극 싸워 나갈 것이다.
2007년 1월 22일
한국기자협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