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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 소속 조합원 30여명은 이날 오전 서울 태평로 삼성그룹 본관 앞에서 ‘자본권력 삼성의 언론통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삼성이 신입사원들에게 ‘언론접촉 주의사항’을 교육했으며 ‘언론응대 실패 사례’로 삼성을 해부했던 시사저널을 예로 들었는데 이는 언론통제의 도를 넘어선 것”이라고 비판했다.
언론 노조는 “‘미디어오늘’이 21일 삼성의 신입사원 교육자료를 입수 보도한 ‘삼성, 신입사원에 기자 대처 교육’이라는 제목의 기사에 따르면 삼성 신입사원들이 언론 접촉 유의사항 등을 조직적으로 교육 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언론노조는 “기자의 특성 부분에는 ‘Power의 자부심=권력’, ‘때로는 무책임보도의 유혹에 빠진다’, ‘dog 저널리즘, 냄비저널리즘’이라고 표현돼 있다”며 “왜곡도 이런 왜곡이 없다. 기자들을 모욕하는 표현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언론노조는 “이 자료에서는‘대기업에 대한 언론의 이중성’이라는 항목에서 불만보도 사례로 시사저널의 2005년 추석 합병호 ‘삼성은 어떻게 한국을 움직이나’의 표지 이미지를 첨부했다”면서 “국민 여론조사와 삼성그룹 임원 분석 등으로 이뤄진 기사를 불만보도라니 말이 나오지 않는다”고 밝혔다.
‘신입사원 입문과정-초일류 가치공유’라는 이 자료는 ‘기자를 만났어요!’라는 항목에서 14쪽 분량(1백15∼1백28쪽)으로 언론, 기자의 특성, 언론접촉 주의사항, 위기 대응 기본원칙 등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언론접촉 주의사항에는 △(기자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말라 △‘오프더레코드’란 없다 △언론과의 싸움은 백전백패 △베스트 초이스(Best Choice)=홍보팀으로 문의하세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성대 김상조 교수는 “삼성의 자본권력이 대중과의 소통 창구인 언론을 장악하고 질곡의 구렁으로 빠뜨리고 있다”며 “삼성은 편집권의 오남용을 철회하고 대오 각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언론노조 신학림 위원장은 “신입사원 교육은 삼성의 자율권이지만 왜곡된 사실을 가르쳐선 안된다”면서 “세계적인 기업다운 (교육) 시스템으로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시사저널 안철흥 위원장은 “악의를 가지고 시사저널 표지를 싣지는 않았겠지만 이번 자료 전반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삼성이 얼마나 언론에 대해 오만·독선·편견이 있는지 알 수 있었다”며 “삼성의 그릇된 언론관이 시사저널의 삼성기사 삭제 사건까지 촉발시켰다고 본다”고 밝혔다.
한편 이와 관련 삼성측은 기자회견 전날 언론노조를 방문해 “기자들에게 술과 밥을 먹이는 것을 홍보업무의 전부로 여기고 있는 그룹 내부의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 관련 내용을 포함했을 뿐”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또 불만보도 사례로 시사저널 표지가 들어간 데 대해서는 “‘이중성’이라는 용어를 수정하겠다. 부정적인 의미로 시사저널 표지를 넣은 것이 아니다”며 사과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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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저널 차형석 기자가 23일 언론노조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 삼성본관 앞에서 2005년 시사저널 추석 합병호 '삼성은 어떻게 한국을 움직이나' 표지를 들고 1인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