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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 현황]광주지역 종합일간지만 12개사…인구 11만6천명당 1개꼴
현재 광주 지역의 종합일간지는 12개사다. 광주 인구를 1백40만명으로 볼 때, 11만6천여명에 신문사 1개에 달한다.
현재 기자협회의 회원사 7개를 중심으로 광주 지역에서 가장 많은 지면을 발행하는 언론사는 광주일보다. 광주일보는 유일하게 주중 24면을 발행하고 있으며, 주말까지 포함하면 한 주에 총 1백40면을 발행한다. 뒤를 이어 광주매일과 전남일보가 주 1백16면을 발행하며 남도일보와 전남매일은 주 80면으로 가장 적은 면을 발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자수와 비례하는 것으로 광주일보는 주재기자를 제외한 본사 기자가 총54명으로 신문을 제작하는데 비해 주80면을 발행하는 남도일보는 20명의 기자들이 근무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삼능건설이 인수한 전남매일의 경우 조만간 경력기자를 7~8명 더 충원할 예정이며, 이에 증면도 고려할 방침이다.
[건설사의 신문사 인수]관공서와 이해관계 “자유로울 수 없다” vs “경영-편집 분리, 문제 없다”
삼능건설이 전남매일을 인수하면서 지역 최고 수준의 임금을 보장했다. 사옥 이전 및 인력 충원, 증면도 고려하고 있다. 삼능의 투자가 얼마나 이뤄질지 광주 언론계의 관심이 높다.
그러나 신문사를 소유한 건설사들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많다. 여전히 건설사가 신문을 모회사의 방패막이로 활용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한 지역 언론인은 “언론사 사주가 건설사인 경우 건축, 개발 등의 인허가권을 갖는 관공서와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며 “그것이 고스란히 지면을 통해 나타난다”고 주장했다.
특히 3~4개에 달하는 건설사주 소유의 언론이 지역 여론을 조성하고 한편으로는 같은 언론사로서 경쟁사와 관련한 비판을 하지 않는 것은 금도처럼 돼 있다는 것이다.
건설사주가 아닌 언론사의 한 편집국 간부는 “다른 신문사에서 모기업의 실책이 밝혀졌을 때 보도하지 말아달라는 요청이 들어와 우리도 다루지 않은 경우가 있다”면서 “같은 언론으로서 눈을 감는 것이 관례며 그런 것이 보이지 않게 지면에 작용을 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언론이 관급공사의 인허가권을 가진 단체장으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전남매일의 한 기자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경영과 편집의 분리를 확실히 보장한 만큼 그리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모기업이 건설사인 한 기자도 “신문사를 사주의 이권추구의 도구로 보는 것은 왜곡된 시선”이라며 “그런 논리라면 왜 신문사를 갖고 있던 건설사들은 부도가 났는가”라며 반문했다.
그렇다면 광주지역에서 유독 건설업체가 신문사를 소유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건설업체만한 기업이 없다는 점을 꼽는다. 그러나 신문사를 소유한 건설사와 그렇지 않은 건설사에 대한 정·관계의 관심이 다르다는 점도 큰 이유다. 일단 신문사를 인수하면 신문 사주로서 공관장, 기관장을 보다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광주 모 신문사에서 퇴직한 한 언론인은 “자신이 소유한 언론사에만 광고할 수 있는데다가 그 광고비가 신문사의 운영비로 쓰이는 등 다른 투자가 필요 없다는 점도 신문사를 소유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저조함 임금·열악한 광고]늘어나는 언론사 수만큼 광고시장은 줄어…박봉에 체불도 예사
광주 지역 신문사의 임금은 ‘열악하다’는 단어로 표현된다. IMF 이후 낮아진 임금을 회복하지 못한 것도 원인이나 투자를 약속한 사주들도 임금 인상에는 난색을 표하기 때문이다.
가장 많은 임금을 받는다는 모 신문사 1년차는 대략 1천6백만원에서 시작하며 13년차 기자의 연봉은 2천6백만원 안팎이다. 이 신문사의 한 기자는 “다른 직종과 비교해서 많은 임금을 받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안다”며 “저축은 못하고 폼 나게 살수는 없지만 아껴 쓰면 살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광주지역의 다른 신문사들이 대부분 지역 최고 임금 수준으로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인 만큼 저조한 임금은 어림잡을 수 있다.
광고시장도 그리 좋은 것은 아니다. 구청의 한 공보관은 “광주지역에서 대기업은 금호타이어, 삼성전자 백색 가전, 기아자동차 정도”라며 “따라서 건설업체의 분양광고나 정부광고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방송광고공사 광주지사 관계자는 “업종별로 따져 보지는 않았지만 이 지역에서 건설 분양광고가 30% 정도는 차지한다”며 “분양광고의 많고 적음에 따라 광고수익의 폭이 크다”고 설명했다.
협소한 광고시장은 늘어난 언론사에 의해 더욱 좁아졌으며, 건설사는 자사 소유의 신문에 광고하는 운영방식으로 뚜렷하게 밝아질 것 같지 않다는 것이 주요 평가다.
[늘어나는 언론사]하나 없어지면 두개로 늘어나…필요인원은 경력 스카우트 ‘악순환’
군사정부의 언론통폐합 조치로 광주지역은 광주일보와 연합통신만 존재했었다. 이후 민주화의 열기와 더불어 1988년 노태우 정부에 의해 신문사 설립의 자유가 보장됐다. 통폐합으로 합쳐진 전남매일과 전남일보가 독립했다. 이후 많은 신문사가 광주지역에 자리 잡게 됐다.
문제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언론사는 계속 늘어나거나 유지됐다는 점이다. 기협회원사 중 하나인 M사는 건설회사가 운영하다 노조와의 마찰로 문을 닫았다가 소생한 경우다. 다른 언론사의 경우도 하나가 없어지면 두 개로 늘어나는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또 신입기자들의 지원은 줄어들었으며 들어왔다가도 열악한 현실 때문에 다른 직종을 찾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필요한 인력은 경력기자를 스카우트하는 형식으로 채우고 있으며, 그 빈자리를 역량이 부족한 신입들로 매우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언론사의 노조 관계자는 “열악한 환경이다 보니 경력기자들은 조금 더 주는 곳이라면 주저없이 옮긴다”며 “그 자리를 매우기 위해 충분히 준비하지 않은 사람도 기자로 채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여타 신문사들이 구축한 탐사·기획보도팀 또한 이 지역 신문사에는 없으며, 뉴미디어에 대한 준비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임에도 언론사만 난립하는 기현상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광주대학교 류한호 교수는 “언론사가 난립하면서 기자들이 스스로의 가치를 많이 낮춘 결과”라며 “신문사의 난립과 유능한 인재유출, 그리고 뛰어난 인재의 수혈이 안 되는 구조는 곧 지역을 대표하는 신문이 없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풀이했다.
[비판 사라진 언론]저임금·체불 등 열악한 상황 계속…광고주 눈치 보느라 비판도 못해
이론의 여지는 있으나 일부에서는 건설사 소유의 언론사와 건설사 소유가 아닌 언론사끼리 관례적으로 존재하는 암묵의 카르텔이 비판을 사라지게 만드는 요인이 됐다고 본다. 또 수익사업을 추진하는 신문사에게 광주시는 가장 큰 후원사 중의 하나이자 광고주이기 때문에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그러나 박봉과 체불 또한 시정 비판을 사라지게 만든 큰 원인이라고 대부분의 지역 언론인들은 말한다.
이는 박광태 시장의 임기 동안 10여명에 달하는 기자들이 박 시장의 인사권이 미치는 곳으로 이직한 것과 연결된다. 물론 모두 공모를 통해 현재 각각의 자리에 올랐지만, 그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다. 기사의 목적이 시민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닌 기관과 공무원만 보는 언론을 만든다는 지적이다.
한 기자는 “솔직히 신문사 사정을 뻔히 아는 박 시장이 오라고 했을 때 가는 것에 대해 비판할 수는 없다”며 “열악한 환경이 지속된다면 후배들에게 박 시장을 우호적으로 보게 만드는 메시지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대혁 기자 daebal94@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