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항상 우리 곁에 있습니다

당신은 정말 좋은 기자,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당신이 이제 우리 곁을 떠나려 합니다. 할일이 얼마나 많은데..., 아직 당신의 집념과 정의감이 우리와 함께해야 하는데, 어찌 이토록 무심히 가신단 말입니까.

도저히 믿기지 않고, 믿을 수도 없는 고인의 비보를 접한 날, 그 전날 밤도 늦도록 회사를 지켰다는 소식은 남아 있는 우리를 더욱 죄인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지금도 저 회사 현관문을 열고, 편집국을 들어서면 늘 그 자리에 앉아 있을 것만 같은데, 이게 무슨 일입니까. 그토록 열정이 있고 정의로웠던 모습을 다신 볼 수 없다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합니까. 많은 사우들이 평소 고인의 강한 의지력을 믿고 기적을 기다렸는데, 이렇게 서둘러 떠나시면 어떻게 합니까.

고인이 죽음보다도 더 소중히 여기며 지켜내려 했던 신문사였기에 오늘 당신의 체취가 구석구석 서린 이 자리에 서 있는 우리는 형언키 어려운 슬픔에 잠겨 있습니다. ‘편안히 가십시오…’ 라고 말씀드려야 하지만, 고인에게는 너무나 이른 이 한마디를 꺼내기가 이렇게 고통스럽습니다. 우리는 너무도 이른, 작별의 인사를 고인께 나직히 드립니다.

이제 고인의 나이 채 불혹이 되지 않았는데 어째서 지금 우리가 작별해야 할 순간입니까. 더 밝은 미래를 위해 이제 함께 소매를 걷고 나설 지금인데 왜 이렇게 훌쩍 떠나가십니까.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참으로 슬픕니다. 참으로 분합니다.

당신은 아픈 몸을 누구 보다 본인이 잘 알면서도 동료들의 요청으로 한국기자협회 강원도민일보 지회장직까지 맡았습니다. 오직 신문과 사우들을 위해 한 길로 달려온 고인이 죽음으로 바꾼 그 열정을 너무도 잘 알기에 비통함이 더욱 가슴을 저미게 합니다. 후배들이 들어올 때마다, 강원도민일보의 동량으로 만들기 위해 같이 경찰서 당직실에서, 길거리에서, 파출소에서 함께 밤을 하얗게 밝히며 고민하고, 술 한잔으로 피로를 달래주시던 고인의 모습은 이제 어디서 찾아야 합니까.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늘 변화를 꿈꿔 왔던, 그래서 더 동료들을 독려했던 고인의 활기찬 모습은 우리에게 자신감과 용기를 북돋아줬고 일에 지친 사원들에게는 솔선의 자세로 수범이 돼 주셨습니다. 말보다 행동으로 앞장섰고, 사우들의 기쁜 일 슬픈 일 어디에도 현장에 있었던 고인에게는 신문에 대한 열정 그 하나만이 삶을 지탱하는 목적이었습니다. 고인의 술자리에서의 통열한 비판은 도민일보의 비약을 기대하는 마음의 발로였고, 후배와 동료 사우들에게 보낸 질타는 ‘일류 신문’을 한시라도 빨리 보고자했던 집념의 발로였습니다. ‘함께 가자’, ‘도태돼서는 안된다’고 동료들에게 힘을 불어넣으며, 정작 고인의 힘든 모습은 극구 감추려 했던, 그렇게 자신을 채찍질해 나가던 고인의 모습을 이제 어디서 볼수 있단 말입니까.

고인이 인공호흡기에 의존해 생사를 넘나드는 동안 고인의 빈자리가 너무나 커보였습니다. 오늘따라 고인의 책상위에 쌓인 그 많은 책들이 신문에 관한 서적이라는 사실이 새삼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고인과 본인은 10년동안 동고동락하며 동기의 우애를 나눠왔습니다. 곁에서 고락을 함께하며 지켜본 고인의 모습은 한번 일을 만나면 남의 일, 내일 가리지 않고 내 것이 될 때까지 놓지 않는 집념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고인께서는 자신을 너무 아끼지 않았습니다. 주재기자로, 사회부기자로, 편집부 기자로, 지방을 총괄하는 제2사회부 기자로, 회사가 필요로 하는 곳이면 진데 마른데 마다하지 않고 역할을 다했던 고인은 오직 도민일보 발전 하나를 위해 고군분투했습니다. 결국 그 열정이, 그 집념이 고인을 잃게 했습니다.

고인을 홀홀히 떠나보내는 우리에게 차마 유족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는 죄스러움을 꼭 안겨주셔야 했단 말입니까. 남아있는 저로서는 고개를 들 수 없습니다. 이렇게 뒤늦게 후회스러웠을 것을, 왜 동료들이 모인 자리면 어디든 달려가는 고인을 좀 더 말리고, 늦은 술자리를 끝까지 지키는 고인을 왜 서둘러 집으로 보내지 못했는지 정말 한스럽기만 합니다. 신문이 나오는 늦은 밤까지 자리를 지키셨던 고인을 왜 좀 더 일찍 들어가라고 독려하지 못했는지 땅을 치게 됩니다.

우리는 이제 영영 고인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없게 됐습니다. 하지만 두고두고 고인의 유업을 도민일보 역사 속에 담아갈 것입니다. 우리는 이제 슬퍼하지 않을 겁니다. 고인이 이루려했던 동료들 간의 단합과 누구나 부러워하는 회사를 만드는 일을 이뤄낸 후 고인을 다시 찾아 목놓아 울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불러봅니다. 유호일 기자. 이제 모든 심려를 거두고 편히 눈을 감으십시오. 하늘나라에서 당신이 지켜보는 한 반드시 강원도민일보는 늘 고인이 꿈꿔왔던 모습으로 발전해 나갈 것입니다. 우리는 고인이 먼 출장을 떠나신 것으로 알겠습니다. 항상 우리 곁에 있는 것으로 생각하겠습니다. 참으로 복받히는 서러움으로, 안타까움으로 이제 마지막 인사를 드립니다. 부디 영면 하시옵소서.  <이호 강원도민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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