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언론사 첫 상향평가 실시

이달말 완료...민주적 관리 능력.개혁성 확보 기대

KBS가 언론사에서 처음으로 지난해 임단협에서 노사 합의한 상향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KBS는 지난 19일까지 부장급 이상 책임보직자(지역국 부장 제외)를 대상으로 자기신고서 제출을 완료하고 부서원들에게 이달 말까지 컴퓨터(web) 상에서 평가표를 작성하도록 고시했다. 이번 상향평가는 개인평가(하향평가)와 동시에 실시되고 있는데 다음달 1일부터 4일까지 이의제기 등 의견수렴을 거친 후 5일 결과가 나온다.

KBS 인사규정 제50조에 근거해 실시되는 상향평가는 상사의 관리능력 및 자질을 평가해 관리자의 자질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평가 결과는 부장급 이상 관리자 능력급제에 10% 반영되고, 보직운영 및 인사관리 자료로 활용된다.

평가요소는 모두 10가지 항목으로 돼 있다. ▷사명감 ▷공정·도덕성 ▷전문성 ▷업무개선 혁신능력 ▷기획력 ▷판단력 ▷추진력 ▷변화대응 조정능력 ▷민주적 리더십 ▷인재개발 능력 등을 탁월(10점), 우수(9점), 양호(8점), 보통(7점), 미흡(6점) 등 모두 5등급으로 평가해 점수로 환산하게 된다.

평가요소 가운데 사명감, 공정·도덕성, 추진력 등이 상투적인 항목이라면 전문성, 업무개선 혁신능력, 민주적 리더십, 변화대응 조정능력 등은 눈에 띠는 대목이다. 전문성은 말 그대로 직무 관련 분야에 대한 전문 지식과 기술보유 정도를 평가하려는 취지며 혁신능력은 잘못된 제도·관행을 혁신하고 개혁적인 아이디어·사고를 수용하는 능력을 살펴본다는 의도다.

민주적 리더십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얼마나 부서원의 의견을 수렴하고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했는지와 대내외 우호적인 관계 형성 및 교양 있는 태도·언어의 사용 정도를 가늠하는 항목이다. 특히 변화대응 조정능력에는 노동관계법 및 바람직한 노사관계에 대한 이해도와 조정능력이 세부항목으로 포함돼 있어 상항평가에 조합원 의견이 상당 부분 반영됐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상향평가에 대해 KBS 내부의 합리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확립하고 민주적 관리 능력 및 개혁성을 확보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KBS 노조(위원장 현상윤)는 지난 20일자 노보에서 “상향평가의 중요한 기능은 부장급 이상 문제성 간부의 감시·견제·비판, 상사의 관리능력과 자질 평가, 상사의 조직운영과 의사결정 과정의 민주성 확보, 조직내 의사소통의 원활화 등”이라며 “상향평가 제도가올바른방향으로 정착되려면 조합원의 적극적인 참여와 객관성·합리성에 근거한 평가권 행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봉호 노조 제도개선특별위원회 간사는 “부서원의 상향평가를 통해 관리자의 능력을 평가함으로써 장기적으로 KBS의 조직발전 및 조직통합을 제고하게 될 것”이라며 “평가자료가 제대로 활용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감시활동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도국 한 간부는 “제도가 도입된 이상 효율적이고 엄정한 운영을 통해 공정하고 합리적인 평가가 돼야 한다. 그래야만 주요한 기준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BS는 앞으로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 두차례에 걸쳐 상향평가를 실시한다. 노조는 상향평가 결과가 나오면 상하위 각 10% 명단의 자료 열람 및 제공을 사측에 요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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