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지, 이명박 후보에 올인(?)
정책ㆍ의혹 검증 뒷전… '경제 대통령' 이미지만 부각
곽선미 기자 gsm@journalist.or.kr | 입력
2007.09.04 17:15:58
경제지들이 이명박 대선 후보에 대한 철저한 정책·의혹 검증보다는 ‘경제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부각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경제지들은 한나라당 대통령선거 후보가 이명박 전 서울시장으로 결정 난 지난달 21~22일 이틀에 걸쳐 일제히 이 후보와 관련한 사설을 실었다. 이들은 이명박 후보의 선출은 “국민의 주문이 역시 경제라는 의미”라며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매일경제는 8월22일 ‘국민의 주문은 역시 경제다’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명박 후보가 승리한 것은 무엇보다 경제가 중요하다는 국민의 뜻이 반영된 것”이라고 적었다. 또 “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이라는 경력을 바탕으로 ‘경제대통령’을 표방해 호응을 얻은 결과”라고 언급하는 등 경제대통령의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한국경제 역시 이명박 전 시장이 한나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직후 사설에서 국부증진과 국민소득을 향상시킬 수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헤럴드경제도 지난달21일자 사설에서 “국민 지지율에 비추어 한나라당과 이전 시장은 정권교체에 성큼 다가간 셈이나 낙관은 이르다”며 당내 화합을 주문한 뒤 “박 전 대표의 백의종군이 지켜지는 한 정권교체의 길이 한 걸음 다가서는 것...(중략)...최종 승리의 지름길”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경제지들은 이 후보를 편드는 사설을 게재하고 있어 수구신문들의 대통령 만들기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경제지들은 스트레이트 기사에서도 이명박 주(株), 대선테마주, 이명박 수혜주 등 이 후보에 의해 일부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는 기사를 내보내는 등 이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나타내기도 했다.
실제로 경제지들은 이 후보의 ‘도곡땅 의혹’을 보도하면서도 이·박 두 경선 후보의 ‘도곡땅 공방’‘도곡땅 정면충돌’ 등으로 보도한 반면, 주식, 부동산 관련 기사에서는 ‘이명박 株 장초반부터 급등(서울 8월20일자)’‘부동산시장은 벌써 이명박효과?(헤경 8월21일자)’ 등의 기사를 내보냈다. 경선이 끝난 지 10여일이 지난 지금도 일부 경제지는 ‘이명박 수혜주 다시 뜀박질...거래량 급증(한경 4일자)’으로 보도했다.
한국경제 등 일부 경제지가 이 후보가 선출된 이후 ‘정책공약 검증’을 내보내기도 했지만 경제 전문지에 걸 맞는 정책 검증으로는 미미하다는 지적이 많다.
성공회대 김서중 교수(신문방송학과)는 “현재는 정책이 다 다듬어지지 않은 상태인데 신문들은 그 사람의 덧 씌워진 이미지만을 가지고 보도하는 경향이 있다”며 “경제지들이 이 후보가 경제대통령으로 유리하다는 주장을 펴려면 단순히 이미지만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경제정책을 어떻게 놓고 볼 것인지 충분한 기획보도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