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은 살아있는 권력"

평생 '조선'사람 안병훈씨, "언론계 40년, 절실히 반성"


   
  ▲ 안병훈 전 조선일보 부사장  
안병훈(전 한나라당 경선 박근혜 캠프 선거대책위원장ㆍ69세)씨가 한나라당 경선 후 언론과 가진 첫 인터뷰에서 자신이 40년간 몸담았던 조선일보를 비롯한 일부 신문들의 보도행태를 꼬집고 이명박 후보에 대해  "살아있는 권력"이라고 비판했다.

안씨는 1일 오마이뉴스 오연호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후배들과 내가 있던 신문사를 욕하는 게 되기 때문에 답하기 어렵다”며 그러면서도 “언론이 그렇게 중요한지를 내가 근 40년 (언론계에)있던 사람이 현장에 와 있으니까 실감을 했다. 내가 절실한 반성을 했다”고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안씨는 이 자리에서 특히 ‘여론조사’를 언론의 편파보도 가운데 가장 큰 문제점으로 강조했다. 안씨는 “여론조사를 그렇게 무지막지하게 자주 하고, 일주일에 수없이 나오는 여론조사가 (이명박 지지) 밴드웨건 효과(Band Wagon Effect)를 줬는데...”라며 “언론사들의 여론조사 예측대로라면 우리가 1만몇천표를 졌어야 한다. 그런데도 그것에 반성하는 언론이 하나도 없었다”라고 언론의 선거여론조사 보도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안씨는 또 지난 한나라당 경선에서 자신이 일했던 ‘조선일보’의 여론조사를 언급하며 “왜 <조선>이 이명박 캠프의 고문인 최시중씨가 대주주로 있는 <한국갤럽>과 여론조사를 해서 보도하느냐”고 <조선일보>에 항의했다고 밝혔다. 안씨는 “여론조사가 나올 때마다 우리 캠프는 초상집이었다”며 당시 선거 분위기를 전했다.

안씨의 이와 같은 술회는 여론조사 보도가 얼마든지 편파적일 수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그러나 선거당사자들은 이에 대해 억울함만 느낄 뿐, 통계과학에 의한 결과라는 점에 할 말을 잃어버리는 듯하다. 한국사회가 무슨 근거로 통계과학자들의 양심을 이토록 철저하게 믿게 됐는지는 다시금 언론에게 던져야하는 질문이 됐다.

안씨는 경선당시 조선일보에 대한 세 가지 후일담을 털어놨다. 안씨는 “3가지 경로로 <조선>쪽을 만나 박 캠프 입장을 전달했다”며 정치부기자들과 편집인, 방상훈 사장 등을 만나 항의를 했다고 밝혔다.

안씨는 경선 중 편집인에게 한 항의전화에서 “이명박씨의 도곡동 땅 관련해서 검찰 소식통을 인용한 기사를 <조선일보>가 쓴 적이 있었는데 그것을 다음날 인터넷판인 <조선닷컴>에 별다른 사실 제시 없이 바로 오보라고 이명박씨에게 사과했다”며 “검찰쪽에서 시인도 부인도 안하고 있는데, 사실 자체가 확인이 안됐는데 왜 오보라고 사과를 먼저하느냐"는 항의를 했다고 밝혔다.

안씨는 또 경선 중 방상훈 사장을 만난 자리에서 <조선>과 <한국갤럽>의 여론조사 공동실시 문제를 항의해 “그 뒤 조선일보가 다른 여론조사기관하고 섞어 하더라”라는 일화도 밝혔다.

한편 안씨는 인터뷰에서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를 살아있는 권력으로 지칭했다. 안씨는 “솔직히 이야기하면 살아있는 권력이 MB(이명박)아니냐?”며 “검찰도 그런 것 같았고.. 그것과 싸우느라고 (경선 때 언론에게) 우리 약 편 좀 보살펴 달라고 했는데...”라고 말했다.

언론인 40년을 “절실히 반성했다”는 안씨는 “살아있는 권력과 싸우는게 언론의 사명이다.”라는 말을 후배들에게 남겼다.

1938년 황해도에서 출생한 안씨는 1965년 조선일보에 입사했다. 79년과 83년 사이 정치부장과 사회부장으로 일했고 85년부터 86년말까지 편집국장을 맡았다. 이후 88년 상무이사, 92년 전무이사, 98년 편집인겸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2002년 3월~2003년 12월 최고자리인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재직했다. 안씨는 박근혜 캠프 공동 선대위원장으로 가면서 “방일영 문화재단 이사장 등 그때까지 사회적으로 가지고 있던 관악언론인회 회장, LG상남언론재단 이사장 등 10여개의 명예진 타이틀을 다 내놓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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