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 시스템 정비 시급

인력난·장비부족 등으로 방송차질

지난달 28일 개국한 OBS(경인TV)가 최근 발표한 조직개편안으로 노사가 충돌하는가 하면 부족한 인력으로 방송에 차질을 빚는 등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2일 OBS 사측은 현행 기획조정실을 비서실로 전환하는 개편안을 발표했다. 비서실은 정책기획, 대외협력, 홍보팀 등 기존 기조실 부서에 법무를 새롭게 추가한 형태다.

하지만 OBS 노조(위원장 이훈기)는 “시대착오적 비서실 신설”이라며 이를 강력 비판하고 나섰다. 노조는 3일 성명을 내고 “정상적 방송사 조직구성이 필요한 시점에 난데없이 비서실이 신설돼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책기획실”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이와 동시에 옥상옥식 임원 구조도 비판하며 “대표이사 사장을 중심으로 일원화된 힘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너무 많은 임원들이 사장과 함께 상층부를 형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OBS에는 사장(경영) 외에도 회장과 부회장, 부사장(제작총괄), 전무(광고사업), 이사(경영 및 비서실) 등의 임원이 포진해 있다.

OBS는 원활한 방송에 차질을 빚는 등 개국 전부터 지적돼 온 인력문제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OBS보도국은 35여명의 취재기자와 17명의 카메라기자가 있다. 이들이 경기 및 서울지역의 주요 부처 모두를 맡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외교·통일·행자부 등이 있는 정부1청사에는 기자 1명, 검찰·법원에 4명 등 타 방송사에 비해 매우 적은 인원을 할당했다. 타 언론사가 청사 당 4~5명, 많게는 10여명이 배치하는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적은 숫자다.

OBS 한 기자는 “기사 전송이 늦거나 빠져 아이템 순서가 갑자기 뒤바뀌는 경우도 빈번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자는 “위기관리능력이 부족한 것은 실감한다”면서 “최근 경기 이천시 물류창고 화재사건이 발생했지만 장비 부족과 중계차 수(1대), 3G 등의 문제로 타 방송사에 비해 미흡한 방송을 했다. 아직 주변 섭외나 출입 등에서도 어려움이 나타나고 있다”고 토로했다.

수신환경과 관련, 안테나 문제도 극복해야 할 난제다. OBS는 개국 첫날부터 “방송이 나오지 않는다”며 시청자들로부터 수 십 여통의 항의 전화를 받았다. 이에 따라 OBS는 최근 ‘수신개선단’을 신설해 안테나 방향조정, UHF 안테나 설치 등의 작업을 진행중이다. 하지만 약 6개월~1년 이상이 걸리는 작업인데다, 관련 비용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OBS의 방송작가들이 개국지연으로 인해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해 문제를 제기했다가 한 프로그램 사전제작에 참여한 작가 6명 모두 계약이 해지되거나 교체돼 논란을 빚기도 했다.

회사 한 관계자는 “신생 방송국으로서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아 크고 작은 문제들이 발생하는 것 같다”며 “개국 초기지만 적정한 수준의 인력수급과 시스템으로 조속한 시일 내에 조직을 안정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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