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괭이갈매기 / 영남일보 박진관 차장대우
사진보도 부문
영남일보 박진관 차장대우 webmaster@journalist.or.kr | 입력
2008.01.16 16:5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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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남일보 박진관 차장대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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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사모(새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회원들께 우선 수상의 공을 돌린다. 빠듯한 조건에서도 마음껏 취재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 동료들과 졸작을 주말 섹션판 표지사진으로 선뜻 결정한 편집자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납덩이를 매단 채 처절하게 살아가는 ‘비운의 괭이갈매기’ 보도가 나간 후 한 대학생이 “갈매기를 사로잡아 몸에 감긴 낚싯줄을 끌러줄 수 없느냐?”고 이메일을 보내왔다. 하지만 전문가는 “그물과 총으로 잡을 수 있겠지만 마취총을 쏘면 충격으로 죽을 수 있고, 갈매기가 사람을 경계해 거리를 두고 날아다니기 때문에 그물로도 잡을 수 없다”고 했다. 허탈했다.
매년 10월말에서 11월말까지 형산강 하구에는 많은 낚시꾼들로 붐빈다. 새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전국에서 온 사진작가들도 진을 치고 있다. 낚시꾼들은 바다에서 강으로 돌아오는 회귀성 어류를 잡기 위해서, 작가들은 새가 물고기를 사냥하는 모습을 촬영하기 위해 경쟁한다. 낚시꾼들은 한 마리라도 더 잡기 위해 아우성이고, 작가들은 어떻게 하면 물수리가 더 멋진 모습으로 사냥을 하는가에 관심과 초점이 맞춰져있을 뿐이다.
새를 비롯한 야생동물들을 취재하다보면 자연히 그들이 처한 생존환경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다. 역사이래로 인간의 탐욕과 실수로 없애버린 생명체들이 어디 한 두 종인가?
최근 서해안의 기름유출 사고도 한 예다. 다행인 것은 생명과 환경을 살리겠다는 전 국민의 노력과 관심이 들불과 같이 타고 있는 점이다. 하지만 환경보전에 대한 국민의 의식수준은 아직도 선진국에 비할 바가 못 된다. 올 6월 오스트레일리아의 한 동물원에 들른 적이 있다. 한국에서 멸종된 야생따오기가 철망과 담장이 없는 동물원 우리에 날아들어 동물원 새들과 놀다가 유유히 사라지는 모습을 보았다. 인간과 새가 함께 잘사는 세상. 그런 세상이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