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도 설마했던 희대의 연쇄 살인"

YTN (광주) 김범환 기자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대한민국에서 기자, 그 것도 다름 아닌 한국의 뉴스채널 YTN 기자로 살면서 한국기자상을 받게 돼 무한한 영광을 느낀다.

이번 취재는 주변 사람이 피해자를 잘 알고 발생 현장이 고향 부근이라는 점, 또 오랫동안 취재를 다녀 그 지역 주민들을 잘 알고 있었던 게 큰 도움이 됐다. 육상경찰과 해양경찰의 핵심 수사라인과는 10년이 넘게 교류를 해 온 사람들이어서 양쪽을 넘나드는 취재가 가능했다.

그래서 행정구역으로는 각각 다른 곳에서 발견된 시신들이었고 육경과 해경의 떠넘기기가 있었지만 두 사건의 관련 가능성을 생각해 보며 그림을 더 크게 그리고 묶을 수 있는 여유가 있었다.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은 용의자가 붙잡혀 혹시라도 있었을 지 모르는 추가 피해를 막았다는 점이다. 용의자가 범행에 사용한 무등록 어선의 관리 강화, 육상경찰과 해상경찰의 수사 공조 문제 등은 구체적인 지침 등이 논의 중이다.

다만 지명을 밝힐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첫 보도 이후 농약녹차, 값싼 수입녹차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보성에 관광객들도 크게 줄어든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돌이켜 보면 단순 변사 사건으로 끝날 수도 있었던 것을 한 달여 동안 끈질기게 추적해 보도함으로써 경찰도 처음에 설마했던 희대의 연쇄살인극의 진상을 세상에 알렸다고 판단한다.

이번 사건으로 인한 피해자라고 할 수 있는 1명이 더 숨져 피해자가 모두 5명으로 늘었다. 다름 아닌 70대 어민의 큰 아들이 지난해 말 서른 여덟 나이에 뇌졸중으로 쓰러져 세상을 등지고 말았다. 사건의 충격과 옥바라지 등으로 몸과 마음이 쇠약해진 상태에서 변을 당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번 사건으로 희생된 모든 이들의 명복을 삼가 머리숙여 빈다.

온 누리가 하얗던 겨울, 고생만 하시던 아버지께서 사실만 하시니까 갑작스럽게 사고로 돌아가신 지 만 3년이 됐다. 하늘만 보면 가슴이 먹먹해지는 보고싶은 울 아버지 기일에 '한국기자상 수상' 이라는 낭보를 들었다. 선친의 음덕이 큰 아들을 여전히 보살피고 계신가 보다.

아울러 넉넉치 않은 여건에도 성원해 준 이인배 지국장을 비롯한 YTN 광주지국과 모든 YTN 식구들에게 이 영광을 돌린다.



   
 
  ▲ 제39회 한국기자상에서 "욕정에 눈 먼 70대의 공포의 해상 연쇄살인"으로 지역취재보도부문 상을 수상한 YTN의 김범환 기자와 김경록 기자(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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