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엄기영 사장 현안 산적

민영화 논란 해결·인사 문제 등 관심 집중



   
 
  ▲ 엄기영 사장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이옥경)는 15일 새 MBC 사장으로 엄기영 전 앵커를 내정했다. 방문진 이사회는 구영회(삼척MBC 대표이사), 신종인(MBC 부사장), 엄기영(이상 가나다순) 후보를 놓고 무기명 비밀투표를 해 엄기영 후보를 최종 내정자로 확정했다. 대표이사 내정자는 29일 MBC 주주총회에서 정식으로 선임된다. 임기는 2011년까지 3년이다.


왜 엄기영인가
노무현 정부 시절 임명된 개혁 성향의 현 방문진 이사진은 MBC의 민영화 저지와 공영성 강화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세 후보 모두 MBC 민영화는 반대하는 입장이었으나 엄기영 내정자가 민영화 논란과 공영성 강화 문제에 가장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엄 내정자는 세 후보 가운데 가장 적이 없는 무난한 인물이라는 점이 점수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는 물론 사내 모든 세력들이 모두 수용 가능한 인물이라는 것이다. 서울대 출신에 특유의 친화력으로 쌓은 정관계, 방송계 네트워크가 넓은 점도 이점이다. 이는 앞으로 정부와 갈등이 예상되는 MBC 민영화 논란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엄 내정자가 국민적 인지도가 높고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점도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대 국민 여론 조성에 도움이 돼, 정부가 민영화를 강행하려한다면 압박 수단이 되리라는 것이다.

민영화·인사 문제 등 관건
MBC 민영화 논란은 엄기영 내정자가 임기 중 거쳐야 할 가장 큰 산이다. 엄 내정자의 입장은 일단 단호하다. 그는 방문진의 발표 직후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공영방송은 MBC의 생존 이유이자 생존 논리”라며 “‘공영방송 MBC’는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독립할 수 있는 이상적인 체제다. 공영성을 확고히 하고 더 나아가 국민의 사랑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새 정부는 MBC 민영화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여 앞날은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정부는 국가기간방송법을 통과시킨 뒤 MBC 민영화도 같이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그의 첫번째 관문은 MBC 내부 인사다. 인사를 통해 리더십과 통합력을 확보해야 민영화 등 거대 현안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29일 정기 주주총회 이후에 지역 MBC 사장을 비롯해 대규모 인사이동이 예정돼있다.

일부에서는 우려되는 경영 능력을 보완하기 위한 부사장 인사를 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엄 내정자는 경영이나 행정 경험이 적다는 것이 제일 큰 약점으로 지적받고 있다. 자신은 대외적이고 정치적인 영역에 집중하고 부사장이 회사 경영에 전문성을 발휘하는 ‘투톱’ 체제로 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사내에서는 부사장 후보로 이완기 기술이사, 장금복 MBC플러스 사장 등의 이름이 나오고 있다.

사장이 기자 출신이라 부사장은 PD 출신이 맡아야 한다는 점에서 김세영 목포MBC 사장, 윤영관 편성본부장, 김윤영 원주MBC 사장도 거론되고 있다. 엄 내정자는 20일 방문진 이옥경 이사장을 만나 부사장과 본사 임원 인사를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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