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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재 한겨레경제연구소장(사진·37)은 기자-MBA-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신문사 경제연구소장으로 이어지는 독특한 이력을 밟았다.
지난해 초 국내 최고수준으로 평가받는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자리를 그만두고 한겨레에 복귀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상당수 기자들이 비전이 없다며 너도나도 짐을 싸는 최근의 흐름에 역류하면서 신문사로 다시 돌아왔기 때문이다.
“신문사가 비전이 없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아요. 종이신문만 보니까 그런 것이죠. 신문사가 갖고 있는 컨텐츠와 네트워크의 경쟁력은 무궁무진합니다. 잘만 활용하면 큰 영향력을 가질 수 있고,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있어요.”
그가 회사를 그만두고 MBA 과정을 밟은 것은 이른바 ‘선수’들이 디지털경제주간지 ‘dot21’을 잘 만들어왔는데 회사는 돈벌이가 되지 못한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 이틀씩 밤을 새우며 마감을 해낼 정도로 열정을 가졌던 기자들에게 매출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회사의 이야기는 청천벽력이었다. 그런 좌절감은 회사를 그만두고 돈 버는 방법을 배우겠다는 오기를 불러일으켰다.
그는 6년간의 경제부 기자 생활을 접고 2003년 미국 유학길에 올라 MIT 슬론스쿨에서 MBA 학위를 받았다. 뉴욕 월가에서 인턴 애널리스트로 일하다 2005년 6월 한국으로 돌아와 삼성경제연구소 경영전략실 수석연구원을 지냈다. 지금은 한겨레신문사 부설 한겨레경제연구소장이다.
신문사가 개발되지 않은 신천지로 보였다는 것이 복귀의 변이다. “그냥 정해진 길로 가는 것 보다 정리가 안됐는데 정리하면 잘 될 것 같은, 그런 잠재력이 있는 곳에서 일하고 싶었어요.” 한겨레경제연구소에는 10명의 연구원이 △지속가능 경영 △경제교육 △미디어 경영 등을 중점 연구하고 있다.
그는 기자들에게 자기 분야를 찾아서 천착할 것을 주문했다. 기자만의 장점인 이른바 ‘야마’ 뽑는 스킬과 광범위한 인적 네트워크에 전문성이 결합된다면 기자들의 경쟁력은 무한하다는 것이다. 그는 그런 사실을 신문사 안에 있을 때는 몰랐으나 밖에 나와서 알게 됐다고 했다.
“사람들이 자료에 접근하기가 어려웠던 시절에 기자들은 주목을 받았죠. 지금은 인터넷 등이 발달해서 일상적인 정보는 중요한 지식이 아닙니다. 출입처에서 주어진 기사나 쓰고, 남들보다 빨리 쓰는 전통적 역할에서 벗어나야 해요. 나만이 쓸 수 있는, 내가 썼기 때문에 읽히는 차별화된 컨텐츠를 생산하는 게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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