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역대 사장, 방송사 출신 한명 뿐

끊임없는 권력 개입 의혹…자사 출신은 전무


   
 
   
 
KBS 역대 사장의 특징은 무엇일까. 항상 권력의 개입 시비가 뒤따랐고 방송사 출신이 한명 뿐이라는 점이다. KBS 출신은 없다.

KBS 역대 사장 11명을 살펴보니 1대 홍경모 사장, 8대 서영훈 사장 2명을 제외하고 모두 언론인 출신이었다. 언론인 출신 9명 가운데 방송사 경력은 10대 홍두표 사장이 유일하며 나머지는 모두 신문사를 거쳤다. 15대까지 임기를 채운 경우는 6차례였다.

KBS는 1973년 문화공보부 산하 서울중앙방송국에서 한국방송공사로 전환했다. 초대 사장은 홍경모 사장이었다. 문공부 공무원 출신인 그는 문공부 차관까지 지냈다. 그는 연임해 2대 사장까지 역임했다.
3대 최세경 사장은 신군부가 등장하면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부산일보 기자 출신인 그는 국가재건최고회의 고문을 지내는 등 박정희 대통령의 측근이었다.

1980년 7월 이원홍 사장이 취임했다. 한국일보 편집국장 출신인 그는 유신 정권에서 청와대 비서관을 거쳤다. 이 사장은 전두환 대통령의 ‘오른팔’로 통했다. 그가 사장일 당시 KBS 9시 뉴스는 ‘땡전뉴스’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다. 이후 문공부 장관 시절에는 보도지침을 만들어 언론을 통제했다.

6대 박현태 사장 역시 한국일보를 거쳐 서울경제신문 편집국장을 지낸 신문기자 출신이다. 민정당 11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7대 정구호 사장은 서울신문을 거쳐 경향신문에서 편집국장을 맡았다. 청와대 대변인을 지내기도 했다.

서영훈 사장은 대한적십자 사무총장, 흥사단 이사장 등 역대 KBS 사장 가운데 특이한 이력을 지녔다. 노조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고 재야의 방송민주화 운동에도 호의적이었다. 법정수당 불법지급 사실이 드러나 사장에서 물러났으나 당시 정권이 방송 장악 음모로 희생시켰다는 비판이 일었다. 이후 노조의 격렬한 반대 속에 취임한 서기원 사장은 조선일보, 서울신문, 서울경제, 중앙일보를 거쳤다. 유신정권에서 청와대 대변인을 지냈다.

홍두표 사장은 KBS 역대 사장 가운데 유일한 방송사 출신이다. 1980년 언론통폐합으로 사라진 동양방송에서 일했다.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자 홍 사장이 임기를 남긴 채 물러나고 정부조직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박권상 사장이 취임했다. 박 사장은 합동통신, 한국일보, 동아일보 등을 거쳤다.

노무현 정부 출범 후 박 사장도 임기를 1년 남겨두고 물러났다. 열흘 사장으로 단명한 서동구 사장은 조선일보, 경향신문 출신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대선 언론특보를 지냈다. 이 경력 때문에 당시 노조와 시민단체의 거센 반대에 부딪혔다. 조선일보가 서동구 사장과 지명관 당시 KBS 이사장의 대화 내용을 취재, “대통령이 방송을 맡아달라고 했다”고 단독보도했다. 청와대 개입설까지 제기되자 결국 자진 사퇴했다.

서동구 사장 사퇴 뒤 3백여개 시민사회단체와 KBS 노조로 구성된 ‘KBS 사장 공동추천위원회’는 이형모, 성유보, 정연주씨 등 3명을 이사회에 추천했다. 지명관 당시 KBS 이사회 이사장이 “청와대가 정연주씨를 밀었다”고 주장,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던 정연주 사장 역시 동아일보와 한겨레를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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