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 광우병 촛불 집회 축소보도

단신처리 그쳐…전국 상황도 종합 안해

연합뉴스가 서울 청계광장 등에서 벌어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를 축소 보도하고 있어 신속·정확한 기사 공급을 원칙으로 하는 뉴스통신사 역할을 스스로 저버리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주말에 이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대규모 촛불집회가 서울 도심에서 열린 6일 저녁 연합뉴스는 이날 밤 9시45분 ‘‘美쇠고기 반대’ 촛불집회에 1만여명 집결’이라는 첫 보도를 내보냈다. 이어 10시42분 ‘‘美쇠고기 반대’ 촛불집회 참석한 청소년들’이란 기사를 올렸다.

상당수 언론이 인터넷을 통해 촛불집회 소식을 실시간으로, 여러 꼭지 전달하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대신 연합은 21시 이전까지 ‘이시각 헤드라인-20시’에서 ‘당정, 광우병 발생위험시 재협상 검토’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은 민간업자 판단몫”’ ‘민동석 “쇠고기 재협상 불가능”’ ‘경찰, ‘광우병 유언비어’ 위법여부 검토착수’ 등을 보도했다. 

연합의 이런 태도는 지난 2일과 3일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 보도에서도 드러난다.
연합은 지난 2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를 밤 10시48분 한 차례 보도했다. 이날 집회는 시민 1만여명이 자발적으로 거리로 나와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했다는 사실만으로 여러 꼭지의 기사생산이 가능했다. 경향과 한겨레는 다음날인 3일 촛불집회 사진과 함께 각각 1면 머리기사로 다뤘다.

연합은 3일 청계광장 집회도 원고지 4매 정도로 단신 처리했다. 저녁 8시27분 ‘‘미 쇠고기 반대’ 이틀째 촛불집회’라는 기사가 경제에 올렸다. 사회에는 오전 10시37분 ‘‘미 쇠고기 반대’ 도심 대규모 집회’ 라는 예고기사만 떴다.

특히 서울을 비롯해 전국 6~7개 지역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가 열렸던 3일, 연합에는 부산지역의 집회 상황만 기사로 올라왔다. 전국 상황이 발생하면 통상적으로 전국종합으로 묶어 기사를 올린다는 점에서 연합의 이런 보도 태도는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반면 경찰 방침이나 시위 분열상 등은 상세히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관계자는 “미국 쇠고기 광우병 파동과 관련, 국가기간 통신사로서 기사량이 적절하냐에 대한 논란이 있다”면서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이유로 정부에 대해 비판적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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