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만·은] 비웃음 살 '남사스럽다'
한국교열기자협회 | 입력
2000.11.19 00:00:00
한국교열기자협회 제공
“남사스럽게 그 옷차림이 뭐냐.”
“이거야 원, 남사스러워서….”
앞의 예문에서처럼 우리가 흔히 쓰는 ‘남사스럽다’는 알고보면 비웃음을 살 만한 말이다.
접미사 ‘-스럽다’는 “일부 명사에 붙어 ‘그러한 느낌이 있다’는 뜻의 형용사를 만드는 말”로서 ‘다정스럽다’ ‘명예스럽다’ ‘복스럽다’ 따위로 쓰인다. 따라서 ‘남사스럽다’가 바른말이 되려면 우선 ‘남사’라는 명사가 있어야 한다.
물론 우리말에 ‘남사’라는 명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 고유음악 십이율의 열째 음 이름이 ‘남려’ 또는 ‘남사’이다. 또 소경말 중에도 ‘남사’가 있는데, 이는 ‘사람’을 뜻한다. 만약 이들 ‘남사’에 ‘-스럽다’를 더해 억지로 ‘남사스럽다’란 말을 만든다면, 그 뜻은 “(고유음악의) 열째 음이 될 만하다” “사람이 될 만하다”가 될 것이다.
하지만 앞의 ‘남사스럽다’는 “조롱이나 비웃음을 받을 만하다”는 뜻으로 쓰인 말로서, 이런 뜻을 가진 낱말은 ‘남우세’가 바른말이다. ‘남세’ ‘우세’라고도 쓰이는 ‘남우세’는 “남에게서 받는 놀림이나 비웃음”을 뜻한다. 결론적으로 ‘남사스럽다’는 ‘남우세스럽다’ ‘남세스럽다’ ‘우세스럽다’ ‘남우세하다’ 따위로 써야 제대로 된 말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