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합·니·다] 오태규 한겨레 국제부 기자
한손엔 노트북, 한손에 축구화, 땀의 의미 소중히 여기는 축구 예찬론자
권경복 | 입력
2000.11.19 20:52:22
권경복 연합뉴스 남북관계부 기자
얼마전 정치부에서 국제부로 자리를 옮긴 한겨레 오태규 기자의 기사에는 땀방울에서 찾을 수 있는 성실함이 늘 묻어 나온다. 그의 손끝에는 힘과 무게가 실려 있고, 그의 기사에는 흔히 말하는 ‘초치는’ 구석을 찾아볼 수 없다.
땀의 의미를 무척 소중하게 생각하는 그는 축구와 불가분의 관계를 갖고 있다. 한마디로 오 기자는 축구를 즐기고 사랑하는 사람이다. 매주 금요일 저녁 기사출고를 끝내고 회사 인근의 넓은 운동장에서 벌어지는 축구경기에 단 한번도 결석하지 않은 성실함과 열성이 그가 가진 최대(?)의 무기.
“함께 땀흘려 뛰다 보면 팀원들 간의 팀웍이 중요하고, 90분내내 활동할 수 있는 지구력이 필요하며, 어느 한 곳에 편중되지 않는 중용의 미덕을 배울 수 있다”는 게 오 기자의 축구예찬론.
초·중학교 시절까지 선수급으로 뛰던 실력도 실력이지만 운동시간 내내 종횡무진하는 그를 보면 축구선수인지, 기자인지 구분이 안될 정도. 축구를 시작하면서 매사에 적극적이고 철저한 성격을 얻은 것도 인생행로에서 귀중한 재산이 됐다.
차림이 선머슴마냥 엉성해 보여 때로는 동료기자들로부터도 사람들의 접근을 어렵게 한다는 평을 받기도 하지만 “단발적인 기사로 반짝 튀는 기자보다는 깊이와 힘을 갖고 수 십년 동안 일관된 평가를 받는 기자가 되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언론계에 입문한 지 벌써 15년이지만 지금도 그의 한 손엔 책이 들려 있고, 다른 한 손엔 축구화와 노트북이 담긴 가방이 쥐어져 있다. 몇 년 전 일본 게이오대학에서 연수를 할 때도 마찬가지였단다.
오 기자에게는 유별난 고집이 있다. 취재 일정이 긴급한 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승용차 대신 지하철을 이용하는 것. 조급함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넓게 세상을 보는 게 그의 일상생활에도, 취재활동에도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리라.
마치 90분 동안 진행되는 축구경기에서 전반에 잘 뛰고도 후반 뒷심부족으로 경기에 패하는 우를 범하면 안 된다는 생각처럼….
진지한 노력을 통해 내년 초 도쿄특파원으로 부임하게 될 오 기자. 일본 축구계가 그의 행태를 모범으로 삼아 2002년 월드컵에서 선전을 펼칠 수도 있다는 기우(?)가 드는 것은 왜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