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맹신 부작용 우려"">

"정확한 분석·치밀한 논리"
"지나친 맹신 부작용 우려"

'미네르바'를 바라보는 언론의 눈

“정부 불신이 신드롬 만들었다” 지적도

“미네르바에 대한 반응은 기자들과 애널리스트 사이에서도 둘로 갈린다.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이 더 우세해 보인다. 하지만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도 당연히 있다.”

한 경제신문의 증권부 기자는 최근 미네르바 현상에 대한 분위기를 이렇게 얘기했다. 언론계에서도 미네르바에 대한 얘기가 단골 메뉴로 회자된다는 것이다.

일례로 파이낸셜뉴스 증권부 노현섭 기자의 20일 기자수첩 ‘정부보다 더 정확한 미네르바’에서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노 기자는 “미네르바의 글(신동아 기고)을 읽어 본 증권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너무나 논리적이고 정확한 분석’이라며 놀라워하고 있고 한편으로는 그러한 의견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상황을 부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 아고라 경제방에 올라왔던 글들이 거친 구어체인 반면 신동아 기고는 보다 치밀한 논리로 전개되고 있어 전문가 및 경제기자들에게도 신뢰를 받고 있다는 후문도 나온다.

게다가 언론사 부·팀장급에서 논설위원들까지 나서 ‘정부의 인터넷 통제’ ‘경제리더십 부재’를 ‘미네르바의 사례’로 조명하고 있다.

미네르바의 글이 한국의 금융·경제 위기에 대한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경제·금융정책에서의 정부 실책을 여실히 폭로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반면 “과하다”는 반응도 만만치 않다. “경제는 신뢰”이며 “미네르바를 맹신해서는 안된다”는 요지이다.

머니투데이 더벨 박종면 대표이사는 3일 칼럼 ‘M&A는 사기, 미네르바도 사기’에서 “리먼브러더스의 파산과 환율 폭등을 예상한 것까지는 좋은데 요즘 그의 주장들을 보면 오버를 해도 한참 했더군요”라고 꼬집었다.

한국경제 증권부 문혜정 기자는 4일 ‘사이버 애널 맹신 유감’에서 “문제는 사이버 애널들의 개인적인 분석과 전망에 대한 일반 투자자들의 지나친 맹신이 큰 부작용을 불러오고 있다는 점”이라며 “비상한 상황인 만큼 모두 ‘경제는 심리’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할 때”라고 말했다.

다만 문제는 시장 불신이 어디서 비롯되었느냐다. 본보가 지난달 15일 경제신문 데스크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대다수의 경제데스크들은 “강만수 체제의 갈지자 행보가 시장에 대한 불신을 키운다”고 비판했다. 결국 정부의 무능과 실책이 시장에 대한 불신, 나아가 미네르바 신드롬을 만들었다는 얘기다.

중앙일보는 23일 ‘미네르바 한마디에 술렁대는 대한민국’에서 “전문가들은 정부가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는 상황이 미네르바 현상의 토양이 됐다고 지적했다”고 꼬집었다.

한편 일각에서는 미네르바에 대한 신변잡기식 보도가 선정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대한민국 0.1% 최상위층’ ‘엘리트·CEO’ ‘50대 증권맨’ ‘금융계 다 아는 인물’ 등 그의 신상정보에 대한 추측기사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심지어 조선일보의 모 기자는 20일 자신의 블로그에 미네르바의 IP를 추적한 후 “미네르바는 SK브로드밴드 여의도 본점 제공 IP를 쓰는 30대 남성이다. 내가 혼자서 2시간 만에 찾은 걸 왜 아무도 안 찾았던 것인지 좀 의문”이라는 내용의 근거 없는 글을 올려 “초보 수준의 IP 추적”, “사생활 침해”라는 비난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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