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노무현 취임 1주기 '같은 듯 다르네'

'프레스 프렌들리' 등 형식상 차이 보이나 실제 대립양상 비슷

언론계 이슈로 본 두 대통령의 취임 1주년

이명박 대통령이 25일로 취임 1주년을 맞았다. 5년 전 노무현 대통령의 취임 1주기 때는 어땠을까. 두 대통령의 취임 1년 동안 벌어진 언론계 이슈들을 살펴보면 공통점과 차이점이 동시에 나타난다.

대 언론 관계에서는 형식상으로는 차이를, 실제 양상에서는 비슷하게 대립 관계를 보였다.

이명박 대통령은 취재선진화 방안으로 언론계와 극한 대립에 치달은 노무현 대통령과 차별화하려는 듯 ‘프레스 프렌들리’를 내세웠다. 그러나 기사송고실 복원 외에 취재환경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는 평가다. 오히려 YTN 돌발영상 삭제, 국민일보 이동관 대변인 땅투기 의혹 기사 삭제, EBS 지식채널 e 광우병 편 ‘17년 후’ 결방, 이명박 대통령 미국산 쇠고기 발언 엠바고 논란 등 외압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언론과 건전한 긴장관계’를 제시한 노무현 대통령은 청와대의 가판 구독부터 중단했다. 이는 찬반양론이 뒤따랐다. 이후 개방형브리핑제를 도입하는 등 이른바 ‘기자실 개혁’에 나서면서 출발부터 언론과 갈등을 겪었다. 이창동 전 문화부 장관의 ‘언론홍보운영방안’은 취재 제한이라는 비판을 불렀다.
이명박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취임 1년 안에 부딪친 미디어 이슈 가운데 또 하나의 공통점은 낙하산 사장 논란이다.

그러나 무게에는 분명 차이가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일 년 내내 한국디지털위성방송, 한국방송광고공사, YTN, 아리랑TV, 신문유통원 등 각 언론사 사장·기관장 낙하산 논란에 휩싸였다. 그 중 YTN에는 아직까지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대통령 비서실장과 청와대 대변인이 참석한 KBS 대책회의 파문도 빼놓을 수 없다.

노무현 대통령도 KBS 사장에 노무현 캠프 공보특보 출신인 서동구 전 경향신문 기자를 임명했다가 노조와 시민단체,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의 격렬한 반대로 ‘낙하산 논란’에 부딪쳤다.

서동구 사장의 후임으로 정연주 사장이 임명되자 한나라당은 ‘코드 인사’라며 맹공세에 나섰다. 정연주 사장을 5년 뒤 이명박 대통령이 온갖 논란 끝에 ‘뽑아낸’ 것도 아이러니다.

두 대통령 모두 언론계의 새로운 판짜기에 나선 것도 유사하다. 이 대통령은 방송이 불만이었고 노 대통령은 조·중·동이 불만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첫해 신문고시 개정으로 보수신문들의 반발을 불렀다. 조·중·동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으면서 보수신문이 지배하는 신문계 판도를 바꾸기 위해 전면전을 치렀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더 ‘통’이 컸다. 신문사와 대기업의 방송사 소유를 가능하게 하는 신문법·방송법 개정을 추진해 미디어계 전체의 지각변동을 꾀했다. 그러나 언론노조의 총파업과 야당의 강력 반대에 부딪쳤다. 정국은 아직까지 불안정하다.

한 중앙일간지의 중견 기자는 “이념의 차이에 따라 평가는 다를 수 있으나 두 대통령 모두 취임 1년 동안 언론계와 ‘소통’이 부족하다는 데서는 공통점이 있었다”면서도 “이명박 대통령은 미디어 이슈가 전 사회적 관심사가 되면서 파문이 더 강렬했다”고 비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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