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준 명지대 교수, 조선과 묘한 인연?

문화재청장 시절 '껄끄러운 관계'…지금은 '국보순례' 칼럼 연재

조선일보와 유홍준 교수의 인연이 눈길을 끌고 있다.
참여정부 시절 문화재청장을 지낸 유홍준 명지대 교수(미술사학과)는 조선일보의 ‘이덕일 사랑’이 끝나면서 전문가로 필자를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집필을 시작해 지난달부터 ‘국보순례’라는 칼럼을 싣고 있다.

‘문화유산답사기’로 유명한 유홍준 전 청장은 참여정부 시절 문화재청장을 맡으면서 조선일보의 거센 비판을 받는가 하면 조선과 인터뷰를 했다가 청와대로부터 질책을 받기도 하는 등 묘한 인연을 맺어왔다.

청장 취임 뒤에는 박정희 대통령이 쓴 광화문 현판을 교체하겠다고 발언했다가 논쟁에 휘말렸다. 조선은 2005년 1월 26일자 사설에서 유 전 청장의 박정희 친필 현판 교체 논란에 대해 “베스트셀러 문화유산답사기의 저자가 문화재청장으로 왔다고 해서 문화재와 대중의 거리가 좁혀지나 했더니 문화재청과 권력의 거리만 좁혀지는 모양”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2005년에는 6·15 공동선언 5주년 통일대축전에 정부대표단 일원으로 참가했다가 북한 노래를 불렀다는 이유로 색깔 시비에 시달렸다. 조선은 이에 대한 사설에서 “한국전쟁 때 북한의 탱크에 소총 한 자루 들고 맞서다 동작동 국립묘지에 잠들어 있는 순국영령들은 유 청장의 모습을 보면서 무슨 한탄을 하고 있을까”라고 비판했다.

그런가 하면 같은 해 9월에는 청장 취임 1주년을 맞아 조선일보의 인터뷰에 응했다가 청와대 홍보수석실로부터 경위 조사를 받기도 했다. 당시 청와대는 공직자들이 조선에 인터뷰나 기고를 금지하는 홍보 기준을 세웠다.

유홍준 전 청장은 “시사 문제 칼럼이 아니라 문화유산을 다루는 칼럼이라 청탁을 받아들였다”며 “조선이 아니라 다른 매체에 써도 내용은 달라질 게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전 청장은 “보수·진보를 이야기하지만 오른발을 디디려면 왼발이 받쳐줘야 하는 것이며 저도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다”며 “사람을 색깔로 나누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문화 분야를 오래 취재했던 한 중앙 일간지의 중견 기자는 “조선이 유홍준 청장에 비판적인 기사를 많이 썼던 것은 사실이나 회사와 개인 차원에서 특별히 관계가 나빴던 것은 아니었다”며 “유 전 청장이 대중적 글쓰기를 선호하는 편이라 이해가 맞아떨어졌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다른 중앙일간지의 기자는 “유 전 청장이 최근 제주세계델픽대회 조직위원장에서 물러난 것도 참여정부 인사였다는 점이 작용됐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가 조선의 필진을 맡고 있다는 것도 아이러니”이라고 말했다.

또한 진보학술단체 민주화를위한교수협의회 활동을 하고 있는 주경철 서울대 교수(서양사학과)도 이덕일 사랑 후속 필자로 ‘주경철의 히스토리아’를 인기리에 연재하고 있다. 조선은 이전 민교협을 ‘좌파 교육단체’라고 규정한 바도 있다.

한편 본보는 조선에서 외부 필진을 담당하는 편집국 간부와 통화했으나 이에 대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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