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공방노 내부시선 '싸늘'
8월 방문진 개편 염두 정치적 보폭 확대
김성후 기자 kshoo@journalist.or.kr | 입력
2009.06.03 14:3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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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14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방송개혁시민연대의 '좌파정권10년, 방송장악 충격보고서' 출판보고회 및 발족식에서 정수채 MBC공정방송노조위원장이 격려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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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 90여명…한국노총 공공연맹 소속‘MBC 공정방송노동조합(공방노)’ 정수채 위원장 등 3명이 ‘해사행위’로 정직 3개월 등의 징계를 받으면서 공방노가 새삼 관심을 받고 있다. 공방노는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위원장 이근행)와 구별되는 조직으로 부장급 이상 간부들이 가입한 단체다.
6월1일 현재 부장급 이상 간부 3백여명 중 90여명이 조합원으로 가입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직을 맡지 않은 간부들이 대부분이다. 출범 초기 1백20여명이 가입했으나 올 2월 MBC 프로그램이 불공정하다는 취지의 기자회견에 반발해 30여명이 탈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방노는 2007년 11월 ‘MBC선임자노동조합’으로 출발했으나 2008년 2월 ‘한국노총 공공연맹 MBC공정방송노동조합’으로 이름을 바꿨다. 조합은 조합원들에게 징수하는 조합비로 운영되며, 급여에서 월 2만원씩 공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방노는 설립 당시 선임사원들의 권익 보호를 기치로 내걸었다. 설립선언문에서 “이제 선임사원들은 우리의 권익을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우리는 우리의 의사를 대변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방노는 선임사원들의 권익을 대변하겠다는 설립 취지와 달리 시간이 갈수록 정치적 쟁점을 부각해 사내외에 논란을 일으켰다. 최근에는 보수성향 언론운동단체인 ‘방송개혁시민연대’에 단체 발기인 이름을 올렸다.
이런 탓인지 공방노에 대한 MBC의 내부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구체적인 사실 확인 없이 폭로에 나서 MBC의 명예를 실추하고 있다는 비판이 급등하고 있다. 최근 제기한 MBC 일산센터 건설 과정 의혹도 내부 구성원들의 뭇매를 맞았다.
일각에서는 진정성에 의문을 표하기도 한다. 특히 정수채 위원장이 오는 8월 교체되는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정 위원장은 6월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다. 최근 여러 건의 성명을 잇달아 발표하며 갑작스럽게 존재를 부각시키는 것도 이런 분석과 맥을 같이한다.
MBC 부장급 한 관계자는 “MBC가 잘 나갈 때 온갖 혜택을 누렸던 간부들이 MBC 개혁 운운하는 것을 보면서 염치가 없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정치적 색깔이 짙은 행보를 하면서 선임자 노조는 이미 권익단체의 선을 넘었다”고 말했다.
한편 정 위원장은 인사위의 징계와 관련해 “징계 대상자가 출석 안 하고 서면 진술서도 내지 않아서 인사위 징계는 원인 무효다”면서 “5일까지 재심을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