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합니다]이완배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조용하고 따뜻한 미소 '천사표'기자
송동훈 기자 | 입력
2000.12.19 10:51:15
기자에게 취재현장은 전쟁터다. 특히 초년 기자들이 모이게 되는 사건·사고 현장은 더 그러하다. 전쟁터에선 누구나 정신 없고 시끄럽고 불안하고 당황한다. 내가 만난 그는 약간 다르다. 우선 그는 조용하고 항상 웃음을 띠고 있다. 나는 수습을 시작하던 98년 초부터 정치부로 떠난 최근까지 2년 넘게 그와 같이 일했다. 물론 그는 아직까지도 사회부고 벌써 기동팀 바이스다! 수해,화재, 온갖 사건 현장에서 그를 만났지만 한 번도 그가 나서는 것을 본 적이 없다. 너무 조용해서 있는지 조차 모를 때가 있지만 없으면 허전하다. 아마 그의 따뜻한 웃음 때문일 것이다.
그는 화를 내는 일도 없다. 몇몇 동료들과 후배들은 그를 ‘천사’라고 부른다. 옆에서 지켜본 나도 그 말에는 전적으로 동감한다. 그는 좋은 말로 타이르고 설명해주고 후배들의 어려움을 배려해 준다. 그는 아니라고 부인하지만 나도 그의 절반만 따라 했어도 ‘천사’란 소리를 들었을 것이다. 밑으로 책임을 전가하지 않는 그의 스타일도 후배들이 그를 좋아하는 한 이유일 것이다. 마감 직전 상황에서 누군가의 실수로 일이 틀어졌다면 어느 기자라도 ‘미치도록’ 화가 날 것이다. 최소한 한마디 정도는 할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그는 딱 한마디 한다. “그래, 수고했다.” 전화기를 내려놓고 나면 긴 한숨을 쉬긴 하지만. 그 다음 상황은? 상상에 맡긴다.
그는 사람만 좋은 것이 아니라 기자로서의 근성도 뛰어나다. 기자들은 누구나 물을 먹지만 물 먹은 후의 대응은 누구나 다르다. 99년 가을, 그가 서부지청 기사로 물을 먹은 적이 있었다. 그 다음날 그 신문 사회면 박스는 서부지청을 몹시 아프게 하는 기사였다. 검사들은 모두 화를 냈지만 그 후로 누구도 그를 쉽게 보지는 못했다.
이제 정식으로 그를 소개한다. 아마 이 기사를 보고 그는 틀림없이 내게 화를 낼 것이다. 그러나 “왜 그랬어? 사람 곤란하게” 정도일 것이다.
동아일보 사회부 이완배! 화이팅!!
송동훈 조선일보 정치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