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홍 YTN 사장, 갑작스런 사퇴
노조 "구 사장 사퇴는 미완의 승리"
민왕기 기자 wanki@journalist.or.kr | 입력
2009.08.03 17:5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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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본홍 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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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구본홍 사장이 3일 사의를 표명했다.
YTN 측은 보도자료를 내고 “구본홍 사장이 오늘 낮 실·국장 간담회를 주재하고 YTN 대표이사 사장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구 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사장 취임 1년이 지났고 그동안 회사가 어느 정도 안정된 것으로 보고 이제는 대표이사직을 물러날 때가 됐다고 판단해 대표이사직을 사임한다”며 “사퇴를 계기로 그동안 YTN이 겪었던 갈등을 근본적으로 치유하고 회사가 발전적으로 나아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구 사장은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적지않은 심적 고통을 받았으며 갈등을 겪는 동안 몸과 마음이 지쳐서 이제는 쉬면서 안정을 취하고 싶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에 성명을 내어 “정권의 YTN 장악기도는 일단 실패로 귀결됐으며 3백82일 전의 주총 역시 불법이고 무효임이 사실상 입증된 셈”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구본홍 씨의 사퇴 자체보다는 사퇴 배경에 주목한다”며 “정권은 또다시 낙하산을 투하할 가능성이 있으며, 지난해 정권의 실력자들이 써먹었던 민영화 압박 카드가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우려한다”고 밝혔다.
이어 “YTN 노조는 이후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든 어떠한 정치적 고려도, 어떠한 사심도 배제한 채 오로지 공정방송의 가치에 기대어 차분하고 현명하게 대처할 방침”이라며 “해직자 복직문제도 현재 진행 중인 법적 투쟁을 통해 당당히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또 “사장 공백기를 틈탄 경영 누수와 매파들의 사욕 채우기를 철저히 경계할 것”이라며 “갑작스런 구본홍 씨의 사퇴는 미완의 승리일 뿐이며 공정방송을 향한 투쟁은 멈출 수 없음을 다시한번 확인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사퇴한 구본홍 사장에 대해 “적어도 해고자 복직과 매파 척결 등의 현안은 매듭지었어야 했다”며 “다만 공정방송협약은 노사 모두의 성과인만큼 구본홍 씨의 역할 또한 부인할 수 없음을 인정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노조는 4일로 예정된 긴급이사회에 대해 “일차적으로는, 구본홍 씨의 사표를 수리하게 될 YTN 이사회가 사장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한 사장 공모 절차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후임 사장 선임에 나설 경우 노조는 이를 '낙하산 모시기'로 규정하고 총력 저지 투쟁을 전개할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