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관련 보도 '두바이 기적 기사'와 뭐가 다른가


   
 
  ▲ 최진기 대표  
 
중국의 경제적 기세가 날이 갈수록 무섭다. 불과 수년 전까지 상상도 하지 못했던 언론기사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현대 중국의 드높은 경제적 위상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전세계 자동차 소비 1위 국가가 더 이상 미국이 아니라 중국이 되었다는 보도는 경제적 헤게모니의 변화가 얼마나 크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벌써 경제인들은 세계의 강대국 질서를 G2라고 정리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양대국가를 중심으로 편성될 것이라는 말이다. 최근 중국이 보여주고 있는 가공할 경제적 저력을 보면 일견 수긍이 되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먼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중국으로서는 스스로 쌓아놓은 막대한 달러화의 미래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면서 달러 이외의 새로운 기축통화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이에 일부 경제학자들은 벌써부터 중국 위안화의 기축통화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한다.

신흥 공업국가 중국에서 어느새 미국의 지위를 위협하는 새로운 초강대국 중국을 이야기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러나 이런 논의들은 여전히 경제적 근거가 매우 미약하다.

미국은 연간 14조 달러를 벌어 10조 달러를 소비에 쓰면서 전세계에 달러를 뿌려대고 있는 반면, 중국은 연간 4조 달러를 벌어 고작 1조2천억 달러만을 소비하고 있는 짠돌이 국가이다.

최소한 중국의 기축통화 가능성을 논하려면, 중국이 스스로 자신들의 화폐를 타국이 지급과 결제에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공급해 주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자금시장에서 위안화를 찾아 보려야 볼 수도 없는 마당에 무슨 기축통화 가능성을 운운한단 말인가?

중국이 국제 자본시장에서 조금이라도 힘을 쓰기 위해서는 무역적자국이 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그래야 자본시장에서 위안화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시장에서는 중국의 상품들을 어디서나 찾을 수 있지만, 중국의 화폐는 찾아볼 수가 없다. 중국은 세계 최고의 무역흑자국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중국의 미래를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이런 경제적 파워보다 더욱 중요한 전제조건이 있다. 과연 세계는 중국의 경제패권에 대해 충분히 인정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의 문제이다. 즉 중국은 그만한 자격을 갖추었는가?

우리는 그간 티베트를 비롯한 중국 소수민족들이 어떻게 고통받아 왔는지를 보아왔다. 중국은 아직 자신들의 국가 내부에서도 정치적 통합을 이루는 데 미숙한 모습을 보여 왔다. 세계적으로 중국의 경제적 파워를 납득을 시키는 데 중화제일주의보다는 더욱 보편적인 가치기준이 필요할 것이다.

중국의 화려한 경제성장을 알리고 그들의 야심찬 미래상을 보도하는 것은 우리 언론의 당연한 모습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곧잘 한국의 언론에서 과장되고 허황된 중국의 미래를 보곤 한다.

그들의 경제에 대해 좀더 냉정하고 객관적인 잣대가 필요하며, 그들의 정치에 대해서는 좀더 보편적인 인권과 민주주의의 가치가 필요할 것이다.

일견 보이는 중국의 화려한 경제성장만을 단순전달하고 그 내재된 위험성에 눈감는다면, 우리 언론은 이미 망신살이 뻗친 ‘두바이의 기적’ 시리즈 보도를 중국관련 기사에서 똑같이 재탕하는 결과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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