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관 후보 스폰서 의혹
제227회 이달의 기자상 취재보도부문 / CBS 곽인숙 기자
CBS 곽인숙 기자 webmaster@journalist.or.kr | 입력
2009.09.23 14: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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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인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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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총장 후보자의 청문회 낙마’라는 초유의 사태.
23억5천만원을 빌려 매입한 28억여 원의 고가 아파트, 공공연한 비밀이었던 ‘스폰서 의혹’, 석연치 않은 리스 차 의혹, 그리고 리스 차에 부착된 백화점 VVIP 주차카드, 꼬리를 무는 의혹과 확인에 확인을 거듭한 추적 보도, 더욱 더 거세어지는 외부의 압력과 협박(?), 그리고 청문회.
CBS가 단독 보도한 천 후보자의 아파트 매입과정과 ‘스폰서 의혹’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요즘 ‘스폰서’가 어디 있냐?”서부터 “지하철 타고 다니는 수많은 검사들이 분개하고 있다”는 항의, 서초동에서 걸려오는 수십 통의 전화는 끊이지 않았고 안성용 팀장의 언성은 높아만 갔다.
하지만 사실 청문회 전날까지도 ‘과연 상황이 바뀔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당시까지 밝혀진 사실 만으로도 천성관 후보자는 검찰의 최고 수장이 될 만한 자격을 잃은 지 오래지만 과연 후보자 교체라는 전례 없는 사태로까지 갈 수 있을까 의문이었다. 그러나 청문회 당시 야당 의원들의 선전과 천 후보자의 무책임한 모습과 거짓말로 상황은 역전됐다. ‘역시 진실은 승리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력감과 좌절감이 단번에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검찰 출입을 하면서 가까이서 지켜본 검찰의 이중적인 모습도 다시 한번 느꼈다. 최고의 권력기관 검찰, ‘건드리면 죽는다’는 사방의 압력, 기사가 하나하나 나갈 때마다 끊이지 않던 항의 전화. 때로는 한 식구처럼 공생하던 관계였지만 외부로 행하던 ‘칼끝’이 자신들을 겨눴을 때 그들의 돌변한 모습이란, 예상치 못한 것은 아니었으나 참으로 역겹기까지 했다. 그래서인지 정확한 사실에 근거한 비판만이 상대를 꼼짝 못하게 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진리를 어느 때보다도 새롭게 깨닫게 됐다.
청문회 이후 급변한 분위기를 반영시키려는 생존을 위한 검찰의 처절한 모습도 새로웠다. 조직을 살리기 위해 이미 종이호랑이가 된 후보자는 얼른 낙마시키고 실추된 자신들의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해 외부 조직까지 서슴없이 끌어들이는 그들의 모습은 역시 ‘검사’스러웠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취재와 기사를 총괄해주신 안성용 팀장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오는 비 다 맞아가며 몇 날 며칠을 뻗치기 한 사랑스러운 후배들께, 그리고 온몸으로 외부의 온갖 압력을 다 막아주신 김진오 정치부장께 경의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