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종교지로 가나?

통일교 홍보지 '영계 리포트' 발간

세계일보사가 12일 ‘영계(靈界) 리포트’(사진)라는 제목의 통일교 교리 홍보지를 세계일보 본지에 끼워 발행했다.

통일교 재단본부인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에서 발행한 이 특집은 1부 ‘천상의 비밀’과 2부 ‘석가님이 영계서 보낸 메시지’로 나뉘어져 16면짜리 타블로이드 판형으로 제작됐으며 초판과 가판을 제외한 가정 배달판 신문에만 끼워 발행됐다.

우측 상단에 ‘세계일보사 발행’이 명시된 이 리포트는 1면에서 “석가모니 부처님이 지상의 영매인 김영순씨를 통해 보내온 영계 메시지”라며 “독자 여러분의 일독을 권한다”고 밝혔다.

이 리포트는 제작 당일에도 편집국에 전혀 전달되지 않았으며 일부 기자들은 집에 배달된 신문에서 리포트를 받아 보았다.

한 기자는 “직원들에게는 일체 주지 말라는 지시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으며 내용을 대충 봤다는 한 편집국 기자는 “지상의 사내 문제도 제대로 안 되는데 무슨 영계 리포트냐”며 자조 섞인 반응을 보였다.

또다른 기자는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이고 바람직하지 않은 건 알지만 세계일보의 특수한 소유구조 문제를 완전히 배제하고 볼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 기자는 “세계일보가 그동안 지면에서 종교적인 색채를 나타내지 않았던 만큼 이번 일도 더 이상 반복되지 않고 일회성 사건에 그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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