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규 사장 '전두환 해바라기' 리포트

KBS 기자협회 공개..."4·13 호헌은 국가 100년 대계의 길"


   
 
  ▲ KBS 기자협회가 26일 KBS 기자협회 블로그에 올린 '기자 김인규를 말한다!' 캡쳐.  
 

지난 24일 KBS 사장 취임식에서 “정치권력으로부터 KBS를 지키러 왔다”고 말했던 김인규 사장. 정작 정치부 기자 시절 그의 리포트는 권력을 향한 해바라기 보도로 점철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사장은 전두환 정권 시절 집권당이던 민주정의당에 대해 “새역사 창조에 나섰고 청렴정치에 앞장서 온 정당”이라고 말하는가 하면, 전두환 대통령의 4·13 호헌 선언을 “국가 100년 대계를 위한 통치적 차원의 결단”이라고 극찬했다.

KBS 기자협회(회장 김진우)가 26일 KBS 기자협회 블로그(kbsjournalist.tisory.com)에 올린 ‘기자 김인규를 말한다!’에서 1987년 당시 민정당을 출입했던 김인규 사장은 전두환 정권을 노골적으로 옹호하는 리포트를 했다.

이에 따르면 김 사장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 일어난 다음날인 87년 1월15일 민정당 창당 기념식을 보도했다. 당시 김 사장은 리포트에서 “민주정의당은 무엇보다 구정치질서의 청산과 개혁을 위해 새시대 새정치의 기치를 내걸고 새역사 창조에 나섰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어 “민정당은 이제 88년에 평화적 정부이양과 서울 올림픽이라는 국가적 대업을 차질없이 수행하기 위해 합의 개헌을 통한 의원내각제 관철과 제13대 총선에서의 압승을 통한 정권재창출이라는 시대적 사명에 직면한 것”이라고 밝혔다.

“개헌 논의를 유보하고 현행 헌법으로 정부 이양을 한다”는 이른바 전두환 대통령의 4·13 호헌 선언과 관련해, 김 사장은 “통치적 차원의 결단”이라며 두둔했다. 당시는 박종철 고문 치사 사건 일부가 폭로되면서 반정부 민주화 운동이 거세게 타오르던  때였다.

김 사장은 호헌선언 리포트에서 “전두환 대통령이 오늘 특별 담화를 통해 임기중 개헌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은 오늘의 난국을 타개하고 내년의 양대 국가 대사를 차질없이 치르기 위해서 현실적으로 헌법문제와 관련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을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명백히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론 분열적이고 정쟁적인 개헌 논의 자체를 일단 뒤로 미뤄 정치적 파국을 막는 동시에 내년에 양대 국가 대사를 성공적으로 치른 뒤에 충분한 시간을 갖고 보다 나은 방향으로 헌법문제의 원만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국가 100년 대계를 위해 최선의 길이라는 통치적 차원의 결단이 내려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KBS 기자협회 관계자는 “김 사장의 리포트는 아무리 시대상황을 고려해도 정부 측 입장을 과하게 보도한 것”이라며 “기자협회는 김 사장의 과거 행적과 관련된 리포트를 앞으로 3~4회 정도 더 내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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