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회원이 주인되는 기협 만들겠다"
우장균 당선자 기자간담회··· 협회 재정 확충·문호개방
민왕기 기자 wanki@journalist.or.kr | 입력
2009.12.09 17:48:41
우장균 제42대 한국기자협회장 당선자를 9일 오후 서울 남대문로 서울상공회의소 1층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만났다.
우 당선자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평기자들이 주인 노릇을 할 수 있는 평회원들을 위한 기협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한 “서울과 지역, 신문과 방송의 통합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당선자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한국기자협회장에 당선된 소감은 처음 선거에 임했을 때, 그리고 투표 당일까지 낙천적·낙관적이었다.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주위에서는 상대후보처럼 기반이 없다는 우려를 내놓기도 했지만 대한민국 기자들의 상식을 믿었다. 사실 해직기자라는 명분만 가지고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기협·지회 활동도 별로 해본 적 없다. 그래서 지난 10여 년간 평회원이었던 사람이 조직·기반 없이 대의만 가지고 뛰어든 것일 수도 있다.
지나고 보니 내가 무모한 도박을 건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로 박빙이었다. 하지만 희망을 위해 뛰었다. 현실의 벽은 있지만 지난 1년간 희망과 상식, 언론인으로서의 도덕성을 바탕으로 싸웠던 것처럼 희망을 확인하는 자리였던 것 같다. 그 희망이란 게 언론인들의 바람, 언론 민주주의에 대한 염원 아니겠나. 사필귀정이라는 말과 같은 결과가 나왔고 그 희망이 만개할 수 있도록 회원들과 같이 노력하겠다.
선거 과정에서 언급한 ‘견리사의 견위치명’이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개인적으로 20여년을 언론인, 직업인으로 살아왔는데 저널리즘을 특별히 강조해 오지는 않았다. 후배들에게도 그저 편한 사람이었다. 다만 견리사의 견위치명(見利思義 見危致命 혹은 見利思義 見危授命
· 견리사의 견위수명)이라는 말은 실천궁행(實踐躬行)이라고 생각한다. 말보다는 실천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앞으로 어떤 일에 중점을 둘 것인가 대한민국 기자의 대표로 나를 신임해 준 것은 기자협회가 위기이고, 위기를 뚫고 새로운 반석 위에서 평기자들이 주인 노릇을 할 수 있는 평회원들을 위한 기협을 만들어 달라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개혁을 해야 할 것이다. 전국 시·도협회장이 선출되고 부회장 등이 인선된 후 청사진을 제시하겠다. 다만 내가 말한 개혁의 의미는 혁명과 다르다. 온고지신이다. 좋은 것은 살리고 바꿀 부분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말대로 ‘체인지·Change’해야 한다. 또한 개혁이라는 의미는 공통분모를 찾는 과정 속에서 소수가 아닌 다수의, 많은 평회원들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것이다.
정부와의 관계 설정은 어떻게 해나갈지 궁금하다 기자협회는 전국언론노동조합과는 다른 단체라고 본다. 그래도 할 말은 하겠다. 기자협회의 사회적 역할이 있기 때문이다. 높은 곳 보다는 낮은 곳에 관심을 두겠고 그것이 회원들 나아가 국민들의 바람일 것이다. 기자들에 대한 압박이 강화되고 최악의 경우 또 다른 기자 해직이 일어난다면 침묵해선 안 된다. 그렇다면 기자협회의 존립 이유가 없는 것이다. 회장으로서 피해를 감수하고 견위치명의 자세로 나가겠다.
기자협회 재정도 취약하고 투명하지 않다고 본다. 이런 부분 살피고 기자들의 이익을 위해서 재정도 튼튼히 할 수 있도록 정·재계 및 시민단체 관계자들을 12월부터 예방할 계획이다. 도움을 얻고 협력할 부분은 협력하겠다.
기자사회의 통합을 얘기했는데
나를 뽑아준 것은 언론민주주의가 후퇴했고, 언론인들이 하나로 뭉쳐서 다시 한번 제 역할을 해달라는 대한민국 전체 기자의 총의가 반영된 것이라 본다. 서울과 지역, 방송과 신문을 통합할 적임자로 신임을 받았다고도 생각한다. 기자협회장이라는 이름에 지워진 소명을 외면하지 않고 하나로 통합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내고 관철시키겠다. 민필규 방송기자연합회장을 만나 방송기자들이 어떤 불만이 있는지, 탈퇴하려던 이유는 무엇인지 듣고 같이 상생·공생할 수 있는 길을 찾겠다.
또 다른 계획이 있다면 말해 달라 사이비 언론은 철저하게 자격기준에 따라 배제해야 하겠지만, 가입 규정 등을 합리적으로 만들어 기자협회의 문호를 넓히고 싶다. 회원 가입률도 늘려야 한다. YTN에도 촬영기자들이 가입이 안 되어 있다.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고 있다. 뭔가 이익을 드리면 될 것이다. 기자정신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평회원들에게 수혜가 갈 수 있도록 고민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