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MBC 사수' 메아리

노조 결의대회 투쟁열기 후끈…언론시민단체 연대 본격화



   
 
  ▲ MBC 노조는 26일 오후 조합원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낙하산 사장 저지’ 조합원 결의대회를 가졌다.  
 
방문진이 주주총회를 열어 김재철 청주 MBC 사장을 MBC 새 사장으로 확정한 26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MBC 본사 안팎에는 ‘공영방송 MBC 사수’ 함성이 가득했다.

MBC 안에서는 MBC 노조 조합원들이 결의대회가, 밖에서는 전국 시민사회단체가 주축이 된 ‘공영방송 MBC 사수 시민행동 출범’ 기자회견이 각각 열렸다.

‘저를 지키고 싶습니다. 여러분을 지키고 싶습니다. MBC를 지키고 싶습니다’라는 대형 걸개그림이 걸린 MBC 1층 로비에는 지역 조합원 등 3백여명이 참석해 ‘사수 공영방송’ ‘분쇄 방송장악’을 한목소리로 외치는 등 투쟁 열기가 뜨거웠다.

MBC 한 조합원은 “불의에 진 적이 없는 MBC의 역사를 생각하면 이번 싸움도 이길 것”이라고 했고, 또 다른 조합원은 “평소에 꿈꾸던 가치관과 달리 MBC가 가고 있어 암울한 심정이다. 투쟁하자”고 말했다.

엄경철 언론노조 KBS본부 위원장은 “사장이 쫓겨나고 구성원이 징계를 받고, 프로그램이 망가지면서 조직 분위기가 우울해진 KBS의 길을 MBC가 걸을 수 있다”며 “권력의 방송 장악에 맞선 MBC 노조의 싸움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MBC 노조는 결의문을 통해 김재철 사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노조는 결의문에서 “김 사장은 MBC 사장 자리를 얻기 위해 이명박 정권에게 무슨 약속을 했는지 고백하고, 황희만, 윤혁 이사와 함께 사퇴하라”며 “그렇지 않으면 MBC 사옥만 맴돌다 쫓겨난 이명박 정권의 낙하산으로 영원히 기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 앞에서 미디어행동, 한국진보연대 등 전국 시민단체가 연대한 ‘공영방송 MBC 사수 시민행동’ 출범식이 열렸다.  
 
민주당 등 야권 5당과 언론, 노동, 시민, 사회단체들은 이날 ‘공영방송 MBC사수 시민행동’을 출범시켰다.

출범식에는 장행훈 언론광장 대표, 정동익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위원장,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송영오 창조한국당 대표,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이재정 국민참여당 대표, 김영호 미디어행동 대표, 수박석운 진보연대 상임대표, 우장균 한국기자협회장,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 김서중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 의장등이 참석했다.

장행훈 언론광장 대표는 “이명박 정부 출범 2년 째 기억에 남는 것은 민주주의 후퇴, 특히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가 후퇴한 것”이라며 “지난해 우리나라의 언론자유 지수가 39위에서 69위로 떨어졌다. 이명박 정부가 공영방송을 정치홍보수단, 선전도구로 삼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는 “김연아 선수가 피겨 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딴 날, MBC는 국민의 손에서 MB 정권의 수중으로 떨어졌다”며 “80년 신군부가 쿠테타를 일으키고 맨 먼저 달려간 곳이 방송국이었듯이 이명박 정부는 KBS와 YTN에 이어 MBC까지 장악했다”고 말했다.

시민행동은 결의문에서 “YTN과 KBS를 차례로 진압한 이명박 정권은 MBC를 포위한 채 백기투항을 협박하고 있다”며 “방송장악 폭거를 중단하지 않는다면 MBC 사태는 이명박 정권이 붕괴하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김재철 신임 사장은 오는 2일 첫 출근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관계자는 “김 사장이 이날 주주총회에 참석한 뒤 귀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흘 연휴기간 휴식을 취한 뒤 내달 2일 아침에 출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노조는 김 사장 출근을 원천봉쇄한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연휴 기간에 비대위 집행부가 비상근무에 나서고, 연휴가 끝나는 내달 1일 밤부터 철야농성에 돌입해 새벽 기습 출근에 대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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