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낮없는 현장취재 '거침없는 미혼들'

[우리부서를 소개합니다] 경남신문 사회부 사건팀



   
 
  ▲ 일사불란한 팀워크를 자랑하는 경남신문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 왼쪽부터 권태영, 조고운, 김호철, 김정민, 김용훈 기자.  
 
일사불란 팀워크 ‘칼날 같은 기사’ 연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로 사건팀 신고식


<경남신문 사회부 사건팀>
김호철 기자(경남지방경찰청 담당)
김정민 기자(마산중부경찰서 담당)
조고운 기자(마산동부경찰서 담당)
권태영 기자(창원중부경찰서 담당)
김용훈 기자(김해서부경찰서 담당)



2009년 5월23일 토요일 오전 7시45분께. 이른 아침부터 사회부 김재익 부장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높은 곳에서 추락해 머리를 많이 다쳤다는 제보가 왔는데 회사로 빨리 들어와라.”

전화를 끊고 “또 술 취한 ○○놈이 이상한 제보를 해서 토요일까지 괴롭히다니…. 딱 보면 이상한 제보인데 그냥 알아서 처리 좀 하시지~”라며 잠이 덜 깬 상태에서 열불이 터져나왔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별보기 운동’으로 정신없이 보냈는데 이번 주엔 꿀맛 같은 주말 아침잠도 포기해야 할 판. 방법은 제보가 허위라는 것을 신속히 밝혀내고, 사회부장에게 보고하고, 나는 다시 5분 내에 잠을 자면 된다!

그러나 2~3분도 채 지나지 않아 다른 연락이 왔다. 김해 서부경찰서 사건팀 막내 김용훈 기자였다. “캡~ 노무현 대통령이 뭐가 어찌됐다는 이야기가 있던데요~.” “뭐가 어찌 됐는데?” “그야 저도 모르죠.” 순간 아차 싶었다.

막내의 전화는 ‘노 전 대통령 사망’이라는 직감을 용솟음치게 만들었다. 지금 이 충격적인 사실을 누가 또 알고 있겠는가! 냉기가 감돌았다. 아침잠이 아니라 이번 주말은 포기다.

꿈나라에 있을 사건팀은 긴급 소집됐고, 김해 봉하마을에 투입돼 거의 보름 동안 역사의 현장을 빠짐없이 취재했다. 이날 제보와 취재는 어느 매체보다 빠르고 정확했다.

회사 정기인사로 같이 일한 지 한 달도 안 된 어수선했던 우리 사건팀의 팀워크는 이렇듯 ‘대형사건 중에서도 초대형 사건’으로 시작한 것이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을 전국 어느 언론사보다 일찍 접했던 것은 우리 팀원들에게 영원한 영광이었다. 국내 신문 중 가장 먼저 발행했고, 인쇄를 해서 독자들에게 배달해야 한다는 마음이 앞서 경남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기사를 올리지 못해 기자상을 놓쳐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잠깐 우리 사건팀 5명의 기자들을 소개한다.
지난해 4월 말 정기인사 때 관심을 받았던 4년차 조고운(27) 기자. 경남신문사에서 사건 담당(경찰서 담당) 기자로 여기자가 발탁된 건 2003년 이후 7년 만에 처음이었다. 조 기자는 입사 후 줄곧 문화부 기자였다. 권태영(32) 기자는 조고운 기자 동기다. 편집부에서 제목만 달다가 사회부에 온 지 2년차다. 김용훈(33) 기자는 3년차다. 사건팀 막내기자다. 잘은 몰라도 뭐든 ‘잘 물고’ 온다. 6년차인 김정민(34) 기자. 경찰 담당 ‘통’이다. 입사 이후 지금까지 경찰에 시달리고(?) 있다. 팀장 격인 난(34) 8년차다. 사건팀 1년 하다 경제부 갔다 편집부를 거쳐 다시 사건팀으로 왔다.

김정민 기자를 제외한 나머지는 사건 자체가 생소하고 나이도 비등비등해 어찌 보면 오합지졸 팀처럼 비춰졌다. 섣부른 예측은 빗나갔다. ‘부조화 속에 완벽한 조화’라는 말처럼 10개월도 안 된 팀워크는 10년 된 듯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선후배 관계는 엄청 엄격하다. 경남신문에서 ‘칼날 같은 기사’는 사건팀의 전유물이 됐다.

‘멀쩡한 순찰차 매각 수두룩’은 경찰의 매각절차를 바꾸게 했고, ‘달릴 길 없는 소방차’는 소방출동로 확보를 위한 법률 개정 발의를 이끌어냈다. 또 외국인이 몰리는 김해의 한 거리를 ‘경남의 이태원’으로 어젠다를 설정해 외국인들을 위한 지원책을 쏟아내게 했다. 이 밖에 ‘초등생 목숨 앗아간 안이한 도로행정’ ‘창원 LGP값 전국 최고’ 등 경찰과 행정을 넘나들며 10개월 동안 경남에서 크고 작은 특종기사를 생산했다.

소기의 성과도 많았다. 경남울산기자협회 기사상도 받았고, 사내 기자상, 독자위원회 우수기자상, 기획상 등도 독점했다.

이 배경에는 사건팀만의 공통된 특징이 하나 있다. 모두 미혼이라는 것. 사내 총각·처녀는 사건팀에 몰려 있다. 그 때문에 밤이든, 새벽이든 현장취재에 있어서는 거침없이 달려든다.

아직까지 한국기자협회 기자상 같은 큰 소득이 없어 아쉽다. 하지만 걱정은 없다. 조만간 ‘큰일’을 저지를 게 분명하다. 기대하시라~. 앞으로 1년을….
맨 위로